후토마끼, 오마카세의 커튼콜
들어가며
맛있는 오마카세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기게 된다. 하지만 특정 초밥으로 끝이 다가왔음을 짐작할 수 있는데, 하나가 아나고(우나기)이고, 나머지 하나가 바로 후토마끼이다.
먹을 땐 맛있는데, 다 먹고나면 코스가 끝났다는 사실에 조금은 슬퍼지는 초밥.
후토마끼? 호소마끼?
얘도 그렇지만 일본어 어원을 공유한다. 太巻き(후토마끼)라 쓰는데, 두 개 단어가 합쳐진 단어이다. 뚱뚱하다는 뜻의 후토루와 말다의 마끼가 합쳐진 것이다.
후토마끼를 치면 알아서 한자로 자동 변환이 이루어지는데, 웃긴게 옆에는 또 마끼스시가 나오게 된다.
어쨌든 후토마끼도 마끼 스시의 하나라는 뜻일테다. 마끼류는 따로 모듬 사진까지 있을 정도이다.
눈치를 채셨을 수도 있겠지만, 뒤에 마끼만 붙이면 다양한 마끼를 창조해낼 수 있다. 細巻き(호소마끼),かっぱ巻き(갓파마끼) 등등. 본질은 마는 초밥이라는 뜻이고, 앞에는 재료 혹은 형태를 지칭하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언제부터 먹기 시작했을까?
초밥의 역사는 무조건 일본어로 원어 검색을 하는 것을 추천드린다. 자료의 양이 일본어, 영어, 한국어 순이라 어쩔 수가 없다. 김치의 역사를 한국어로 검색했을 때 가장 정확한 것과 같은 이치이다.
아래와 같이 마끼스시의 역사로 검색을 하게 되면 다양한 썰이 나오지만, 그 중 하나를 정리해보자면,
마끼스시는 1750년 ~ 1776년에 탄생에, 1783년에 일반화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실 초밥도 시기에 따라 형태가 꽤 달라지는데, 지금 먹는 쥠초밥은 사실 초밥의 패스트푸드에 가까운 형태이다. 축제 때 먹으려면 빨리빨리 만들어야해서 그런가?
관동과 관서는 유부초밥과, 계란초밥도 스타일이 다르다고 했는데, 후토마끼도 또 관동과 관서가 다르다.
사실 후토마끼는 관서, 즉 오사카 지방의 특색이고, 오히려 관동, 지금의 도쿄 지방은 깔끔하게 먹을 수 있는 호소마키를 더 좋아했다고 알려진다. 그래서 전통 에도마에 스시는 후토마끼 대신에 말린 박고지만 들어간 간표마끼가 대신 나온다.
여기서도 지역의 특징이 잘 묻어나온다.
한국에서는...?
한국적인 오마카세의 특징을 꼽으라면 식사 문화가 아닐까. 딱 깔끔하게 초밥으로만 마무리되면 아쉬워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그런지 대중적으로 어필하는 엔트리에서는 확실하게 후토마끼로 마무리 짓는 경향이 강한 듯...?
가장 유명한건 뭐니뭐니해도 아루히의 후토마끼가 아닐까. 아루히가 유명해진 데는 후토마끼의 지분이 5할은 되는 것 같다.
저걸 한 입에 넣는 분들 정말 리스펙합니다. 저렇게 만든 후토마끼를 들고 돌아다니면서 사진 촬영 타임을 가진다. 가게는 맛도 중요하지만, 이런 퍼포먼스도 때로는 도움이 된 다는 걸 아루히에서 느낄 수 있었다.
안에 들어가는 재료도 꽤 다양한 편이다. 정말 후토마끼라는 이름에 걸맞은 닉값을 하는 듯.
스시소라의 후토마끼.
오히려 이렇게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곳도 있다. 호소마끼와 후토마끼의 사이에 있는 것 같은 스시우미의 후토마끼
엔트리에서는 가장 가격이 저렴하고 재료 가성비가 좋은 상남스시의 후토마끼. 후토마끼를 보면 확실히 이곳도 재료를 다양하게, 많이 쓰는 것을 알 수 있다.
오히려 상대적으로 깔끔해보이는 스시도우. 확실히 다양한 재료가 들어간 후토마끼랑 다르기는 하다. 물론 전통적인 에도마끼와는 다르지만, 어딘가에서 적당히 타협한 것 같다.
포장도 가능한 초밥
안에 들어간 재료부터 예사롭지 않은 분당 스시야의 후토마끼. 장어도 보이고 이것저것 많은데... 정말 닉값을 잘 하고 있는데 가격도 좀 어마무시하다. 뜨끈한 국밥 4그릇이 생각나는 가격이다. 물론 맛은 매우매우 훌륭했다.
초밥으로 친해진 @ecko0718님께서 사주신 스시카네의 포장초밥. 쥠초밥과는 달리 후토마끼는 그래도 포장 내구성이 강한 편이다. 이렇게 교꾸가 들어간 후토마끼도 포만감이 좋고 맛있었다.
마지막으로 요즘 꽤나 핫한 문래동 초밥마트의 후토마끼. 다른 품목은 아래 링크에 있습니당.
나가며
언제쯤 아루히의 후토마끼를 한 입에 먹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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