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부초밥, 만드는 법과 숨겨진 비밀
들어가며
이번 재료는 생선이 아닌, 다른 재료이다. 정통 재료라 할 수는 없지만 약방의 감초같은 초밥.
판초밥에도 있고, 그리운 소풍 도시락의 2대 주인공(김밥 미안)
유부 초밥 맛있게 만드는 법
사실 유부초밥이 소풍에 많이 등판했던 것은 엄마들이 만들기 쉬웠기 때문이아닐까.
1. 마트에서 유부초밥 재료를 산다.
2. 밥을 짓는다.
3. 초를 넣고 잘 비빈다.
4. 만든다.
기호에 따라 소고기나 다른 재료를 넣어주면 더 맛있어 진다.
유부 초밥의 유래(비밀)
유부 초밥은 일본어로 (이나리즈시いなり寿司)이다. 한자로 이나리(稲荷)인데, 가장 첫 글자의 왼쪽 부수를 보면 벼가 보인다.
정답 = 이나리는 일본 전통 신앙에서 곡식과 풍년의 신으로 모시고 있다(성공 등등)
일본의 전통 풍습에 初午(はつうま/하쯔우마)가 있다. 2월의 가장 처음 말(horse)의 날을 기린다. 이 행사를 주관하는 총본산이 바로 교토의 후시미 이나리(伏見稲荷) 신사이다.
먹을 것이 부족했던 옛날에는 축제날이 곧 뷔페날이었고, 마찬가지로 에도 시대에는 단짠단짠하게 튀긴 닭고기를 행삿날에 먹는 문화가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1836년에 전국적인 기근이 발생하고 검소령이 벼락같이 내려지게 된다.
물론 재료를 살짝 낭비하는 초밥도 당연히 금지된다. 칼날을 피해갈 수 없었다. 늘 인간은 답을 찾는 법, 금지당한 두 음식의 대용품은 바로 유부였다.
두부 자체가 상당히 검소한 음식이다. 버릴 것이 없다. 쌀 대신에 유부 속에 비지를 꾹꾹 채워넣었다고 하니 정말 검소한 식품이었음에 틀림없다.
당시 물가로 소바 1그릇은 16문(20문=1엔)이었다. 유부 초밥은 1개당 4문. 유부 초밥은 정말 극서민 음식이었던 것이다.
(자료 출처는 야후 재팬에 稲荷ずし를 치면 나오는 후시미 이나리 본산 사이트와 이것저것)
왜 유부는 여우가 됐을까?
일본 여행을 즐기다 보면 유부가 올라간 우동을 '키츠네 우동'이라 하는 걸 알 수 있다. 왠 키츠네? 여우? 그렇다, 메종키츠네의 키츠네(狐) 맞다.
여우가 유부가 된 비밀은 이나리라는 신에 답이 있다.
교토에 위치한 후시미 이나리 신사에 가면 신사 앞의 여우를 직접 볼 수 있다. 여우가 이나리신사의 마스코트가 된 썰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곡식에 해를 끼치는 쥐 등을 여우가 잡아먹었기에 곡식의 신의 마스코트가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여행 중에 우동과 함께 뭔가를 먹고 싶으면 키츠네 우동이 제일이다. 단짠단짠 유부 때문에 국물이 심심하지도 않고, 건더기도 잘 씹힌다. 면도 훨씬 더 맛있어 진다.
관동과 관서, 유부 초밥마저 다르다...
맨날 티격태격하는 관동과 관서. 세키가하라에서도 싸우더니, 이번에는 유부 초밥의 모양마저 다르다. 관동과 관서의 문화 차이는 너무 많다. 사투리와 같은 언어, 소바와 우동의 선호도 같은 식문화의 차이 등등 정말 재밌는 나라이다.
관동은 네모나다. 넉넉하게 쌀이 담긴 포대자루는 풍년을 상징하며,
관서는 세모나다. 모습은 여우를 상징한다고 알려져있다.
일본도 한국처럼 다양한 재료를 넣는데, 깍둑썰기로 표고도 넣고, 당근도 넣고, 참깨 등을 넣은 것은 따로 명칭이 있다.
五目いなり 고모쿠 이나리라고 부른다.
초밥의 예송 논쟁
유부 초밥을 초밥으로 볼 것인가?
1) 에도마에즈시
에도 앞바다에서 잡힌 재료만 진짜 스시 재료이다.
연어와 성게알조차 홋카이도의 재료이기에 전통 재료가 아니라하는데, 해산물이 아닌 유부는 어림도 없다.
2) 유부가 쥠초밥(니기리초밥)인가?
이제는 하나의 전통이 된 니기리 초밥(쥠초밥)도 역사가 짧은 편이다. 미스터 초밥왕에 에피소드가 따로 있을 만큼 재밌고 유명한 이야기이다. 이 기준에도 못 미친다.
아래는 에도마에즈시의 모습. 훨씬 밥의 크기가 큰 것을 알 수 있다.
하나야 요헤이(華屋与兵)가 쥠초밥을 창시한 이후 쥠초밥은 일본 전역으로 퍼졌다. 에도라는 지방에만 국한됐던 쥠 초밥은, 현재는 일본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음식이 됐다.
햄초밥, 캘리포니아롤도 초밥이라 하는데, 유부초밥이 안될게 뭐람ㅎㅎ 오히려 역사도 긴편이다.
정리하며
사실 난 소풍 때 김밥을 더 먹고 싶었다. 하지만 늘 도시락에 들어있던 것은 유부초밥이었다. 유부초밥도 좋아한다고 어머니에게 말하긴 했지만...
기대했던 점심 시간에 뚜껑을 열어보니 막상 유부 초밥이 있으면 시무룩하긴 했다. 이제 와 생각해보니 당신 출근 준비로 바쁜 와중에도 도시락을 싸주고 싶었던 마음이셨을까.
조금은 급하게 만든듯한 못생긴 유부 초밥이 먹고 싶어지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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