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어 과메기와 초밥
들어가며
일본이 원조이지만, 초밥도 각 나라의 식습관이나 재료에 맞게 현지화가 된다. 서양에는 캘리포니아롤, 하와이의 햄무스비, 한국 오마카세에는 청어 초밥이 있다. 엄청 이쁜 초밥 중 하나이다.
한국에선 일본인 요리사 '마츠모토'씨의 청어 초밥이 방송에 나올 정도로 유명했다. 자연스레 제자들의 '마츠모토 스타일' 업장의 청어 초밥들이 맛있다고 알려져있다.
물론 일본 본토에도 있지만, 청어 초밥만큼은 오히려 한국 오마카세의 특색 있는 메뉴라 해도 될만큼 한국의 청어초밥이 더 나은 비쥬얼을 자랑한다. 일본 야후에 검색하면 상당히 투박한 모양의 초밥이 나온다. 청어는 일본어로 ニシン(니싱)이다.
일본에서는 청어 초밥 대신에, 카즈노코라(数の子/かずのこ) 불리는 염장 청어알을 더 자주 먹는 것 같다. 꽤 고급 식재료라 일본에서 명절을 보냈을 때 괜찮은 카즈노코를 맛 본 적이 있다. 좀 씁쓸하고 몹시 짜다. 술 안주로 좋을 듯.
초밥으로도 있으니, 나중에 일본 여행을 가게 되면 한 번쯤 시도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청어와 과메기
전통 한국인의 식탁에는 초밥보다는 오히려 더 과메기가 익숙할 것이다. 전통적으로 임금님의 수라상에도 올라간 것으로 알려져있으며, 특히 동해안에서 겨울동안 만들어진 과메기는 지금도 훌륭한 지역 특산품이다.
어느순간 청어보다 꽁치 과메기가 흔해졌다. 사이즈는 청어가 훨씬 더 실하지만, 줄어든 어획량으로 인해 꽁치 과메기가 만들어 지게 됐다.
아이러니하게 다시 청어의 어획량이 늘고 꽁치의 어획량이 줄면서 다시 청어 과메기가 시장에서 보이게 됐다. 물론 청어 초밥으로 와야할 물량이 청어 과메기로 변신하는 까닭에 나는 과메기를 좋아할 수가 없다.
겨울이 다가오면 오마카세에도 청어가 슬슬 귀해지는데, 물량이 과메기 공장으로 넘어간다는 카더라소문이 있다.
청어의 단점
청어는 저렴한데 맛은 좋아 손님과 요리사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좋은 재료이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가시가 무지하게 많다. 결국 요리사의 정성이 꽤 많이 들어가는 재료이다. 骨抜き(호네누키)라 해서 따로 생선 가시를 뽑아내는 도구가 필요할 정도다.
코트 '헤링본'의 무늬를 생각하면 된다. 뜬금없이 왠 코트이야기? 그렇다. 사실 헤링본의 어원이 '청어의 가시'에서 나온 것이다. 그 오밀조밀한 사선 모양이 다 청어의 뼈인 것이다.
그래서 요리사가 손질을 꼼꼼히 해야하는 재료이기도 하다. 언제 초밥에서 가시가 튀어나올지 모른다. 하지만 잘 손질된 청어 초밥은 뛰어난 맛을 자랑한다.
오마카세의 청어
잘 손질된 청어는 훌륭한 요리로 탈바꿈하게 된다.
스시도우에서는 츠마미(안주)로 넉넉하게 준다. 기름기가 많은 청어는 이렇게 구워먹으면 한 층 더 깊은 지방맛을 느낄 수 있다.
엔트리에서는 청어를 가장 잘쓴다고 알려진 스시우미의 청어초밥. 스시 시미즈 - 스시 우미 라인은 청어 초밥이 맛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역시나 엔트리에서 먹은 것 중에 가장 맛있었다. 오히려 미들보다도 낫다는 생각을 했다.
스시츠바사의 청어초밥. 청어초밥은 위에 향신채(야쿠미・やくみ)가 같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업장마다 스타일은 다르지만 형태는 비슷비슷 한 것 같다. 다시 봐도 색이 참 이쁜 초밥이다.
때로는 소우카이처럼 벌집 모양으로 칼집을 넣기도 한다. 일반으로는 길게 길게 내어주는 것 같기도 하고. 흥미로웠다.
가네끼는 프로토스 리버처럼 초밥을 내어주기도 한다. 위의 초밥들과는 사뭇 다른 디자인이다.
스시혜정의 청어초밥은 무난무난하다.
그리고 피날레, 당당히 메인 앨범을 차지한 분당 스시야의 청어초밥이다. 런치 코스에 나온 1피쓰였는데, 먹자마자 너무 맛있어서 망설임 없이 바로 앵콜 요청을 드렸다.
2번째로 먹은 청어 초밥도 참 맛있었다. 생선의 자투리는 과감하게 버리고 좋은 부위로 초밥을 쥐어주신 이정운 셰프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이정운 셰프도 마츠모토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
나가며
12월이 되면 슬슬 모습을 감추기 시작하는 청어 초밥. 내년이 또 몹시 기다려지는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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