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리비 관자, 달짝지근한 맛
들어가며
굴을 쓰다보니 조개류에 대해 좀 더 쓰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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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초밥과 오마카세에서도 조개류를 자주 사용되는 재료이다. 특히 가격대에 따라서도 나오는 조개가 달라지는데, 나오는 조개로 한 끼 식사의 가격을 얼추 가늠할 수 있는 것도 흥미롭다.
판초밥에는 나오지 않지만, 엔트리부터 하이엔드까지 단골로 등장하는 재료, 가리비에 대한 이야기이다.
가리비? 호타테?
오마카세에서는 가리비보다 호타테(ホタテ)라는 일본어로 더 많이 불린다. 사실 가리비가 어감은 더 이쁜데, 뭔가 가리비는 탕으로 먹으면 맛있을 것 같고, 호타테는 날 것으로 먹으면 더 맛있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이 있다.
정확히는 뒤에 ガイ가 붙어 호타테가이이지만, 그냥 호타테로 통칭되는 듯하다.
가장 대표적인 요리는 가리비 관자 버터구이가 아닐까. 한국 검색포털에서도 연관검색어로 뜨고, 일본 포털에서도 연관검색어로 뜰만큼 아주 대중적인 요리다.
버터 구이와 같은 구이 요리의 최대 장점은, 부가 재료로 맛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는 동시에, 구이로 원물의 선도를 어느정도 커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말 맛있는 가리비 관자라면, 굽지 않고 생으로 먹을 때 더 훌륭한 맛을 자랑한다. 개인적으로는 구운 것보다는 시원함이 느껴지는 날 것 그 자체의 관자를 더 선호한다.
오마카세의 가리비
사실 가리비는 굴보다는 우니랑 약간의 공통점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1. 엔트리부터 나온다.
2. 그럼에도 불구하고 맛의 편차가 꽤 존재한다.
3. 김이랑 같이 나오는 재료이기도 하다.
다양한 요리
가리비(호타테)에 대한 좋은 기억을 안겨줬던 신사 스시츠바사의 가리비초밥. 사실 이 날 츠바사에서 먹었던 초밥 중에 가장 맛있는 한 점이었다. 앵콜을 요청했다면 일말의 고민 없이 가리비를 선택했을 것이다.
스시츠바사 런치는 엔트리 음식 중에서도 자신있게 추천해줄 수 있는 몇 안되는 업장이다. 3.5이지만, 몇몇 5.0 스시야 보다 훨씬 좋았다.
그 다음으로는 초밥 전 안주로 나왔던 스시도우의 한 점이다. 아주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는데, 한 점은 소금에 찍어 먹고, 나머지 남은 한점은 와사비를 살짝 발라 간장에 찍어 먹으니 또 다른 맛이 좋았다.
맛있는 재료는 정말 소금만 살짝 찍어 먹어도 맛있더라.
워낙 유명한 여의도 아루히. 아루히의 가리비 관자는 상대적으로 무난했다. 정말 맛있는 가리비관자는 온도감과 더불어 씹히는 육질과함께 나오는 살짝 단맛이 일품인데, 평범한 관자는 온도도 그렇고, 뭔가 無맛에 가까워 지는 것 같다.
조개류가 이러한 경향이 더 강한 것 같다. 편차가 참 심한 재료라는 생각.
아루히만큼 예약 난도가 올라간 스시 소우카이의 호타테. 여기도 평범했다.
예전에 갔던 스시소라나 오가와의 사진을 찾아봤는데, 런치여서 그런지 나오지 않았다. 생각해보면, 스시야의 인기가 많아지기 시작하면서 엔트리에도 이런 재료들이 하나씩 등장하기 시작한 듯하다.
적당하 경쟁은 소비자도 더 다양한 재료를 맛볼 수 있기에 좋은 것 같다.
가네끼의 호타테. 해산물은 그날그날 선도도 다르고 맛도 다르기에 조심스럽다. 그러나 이날의 가네끼의 가리비보다는 츠바사의 가리비가 좀 더 맛있었다.
약간은 질감이 달라보이는 스시혜정의 가리비. 좀 더 소금기가 감도는 맛이었는데, 달짝지근한 맛을 더 느끼고 싶었던 찰나에 끝났던 한 피스였다.
가리비는 참 사람을 애태우는 재료라는 생각이 점점 든다.
이젠 예약 난이도가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가버린 분당 스시야의 가리비 + 김. 사실 초밥이나 사시미 말고도 이렇게 구이로 김과 나오는 경우가 있다.
구이를 하게 되면 감칠맛과 씹히는 촉감은 더 선명해지는데, 특유의 서늘한 느낌이 사라져서 좀 아쉽다.
그 밖의 조개들
글을 슬슬 마무리하려고 보니, 또 다른 조개들도 소개해야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사실 이마트 초밥이나, 쿠우쿠우에 나오는 조개는 '피뿔고둥'인 경우가 많고, 가격도 저렴하다.
갓덴스시에도 나오는데, 초록색이었던가? 양껏 먹고 싶을 때 한 두접시 먹었던 기억이 있다. 북방조개도 마찬가지로 저렴하게 먹을 때 사용되는 듯하다.
오마카세에서는 가격이 올라가면 신기한 조개가 나오는데, 피조개(아까가이)나 하이엔드에서는 왕우럭조개(미루가이)가 나오기 시작한다. 가리비에 비해서는 더 호불호가 갈릴 수 있으며, 특히나 피조개는 오이를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상극일 것 같은 재료지만, 나름의 맛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키즈나의 피조개
키즈나의 왕우럭조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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