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씨오네, 이지 프렌치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파씨오네 (도산공원)
위치 : 서울특별시 강남구 신사동 언주로164길 39
추천 메뉴 : 가볍게 먹기에는 런치
예약 및 가격 : (미리미리 네이버 예약) 런치 50.0 / 디너 88.0
예약이 정말 쉽지 않았는데, 블로그 열혈 독자님께서 수완을 발휘해(?) 주말 런치 예약을 잡게 되었다.
9월에 방문한 후기라 지금은 메뉴가 좀 바뀌었을 수도 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들어가며
도산공원은 늘 먹을 것이 많다.
사실 이 블로그의 많은 글들도 도산공원 근처의 음식점에 뿌리를 두고 있는데,
다양한 장르 중에서 무엇을 먹을 지 고민이 되면 ... 도산공원으로?
물론 도산공원은 그 특유의 골목길 차량 러쉬가 마음에 들지 않아 늘 선뜻 내키는 곳은 아니지만, 그래도 파씨오네는 한 번쯤 가보고 싶었던 곳이라 경쾌한 발걸음으로 갈 수 있었다.
그렇게 도착한 파씨오네 입구. 1층에는 웨이팅이 꽤 긴 무슨 가게가 있었는데, 가게 옆으로 보면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다.
문 앞에는 많은 파란 스티커와 빨간 스티커가 붙어 있는데, 블루 리본과 미슐랭이라 불리는 스티커들이다. 미슐랭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따로 한편 써봐야겠다.
초록초록한 가게를 지나면 은근히 많은 자리들이 있는데, 자리들이 많으면서도 적은 듯한 느낌을 준다.
거의 마지막 손님으로 들어간 터라 자리 선택권은 없었지만, 오히려 조용하게 식사를 시작할 수 있어서 좋았다.
자리에 앉으면 직접 아래 사진의 대빵만한 나무 메뉴판을 들고 와 설명을 해주시는데, 불어이지만 밑에 한국어로도 적혀 있으니 전혀 어려움은 없다.
그리고 벽면이나 천장에 각종 재료들이 불어로 적혀있는데, 불어를 조금 읽을 수 있다면 약간의 흥미를 돋우는 그런 가게 인테리어이다.
그렇게 시작된 늦은 런치
스타트는 빵과 버터인데, 버터는 발라먹기 좋게 돌판 위에 싸악 한 덩이씩 나온다. 버터 알못이라 '이즈니 버터'밖에 모르지만 빵이랑 발라먹으면 평타는 치는 것 같다.
사실 파리에서 3주 동안 어학연수(라 쓰고 오락)을 할 때 모노프리에서 저렴하게 사먹은 빵+버터도 맛있었다. 그냥 조합 자체가 맛있는 음식인 것이다.
보기 좋은 음식이 먹기에도 좋다더니, 시작부터 몹시 흥미로운 음식이 나왔다.
왼쪽은 감자칩 + 고기 타르타르의 느낌의 음식, 오른쪽은 데코를 살짝 가미한 생선살 카르파쵸의 느낌.
왼쪽은 짜고 오른쪽은 시큼해 조합도 괜찮았고, 오~ 하면서 맛있게 싹 다 비웠다.
같은 생선살이지만 스시야에서의 음식과 레스토랑에서의 음식은 개성이 다양해서 참 재미있다.
그 다음로 나온 따뜻한 음식은 바로바로 스프였다.
Potiron은 불어로 호박이라고 한다. 그렇다. 파리에서 호박은 돈 주고 사 먹은 적이 없어서 이번 기회에 알게 되었다. 사실 연수원에서 다 배웠는데 까먹은 것이다.
거품이 많아 부드럽게 넘어가는 맛이 좋아서 딱 식사 전에 먹기에 알맞은 느낌이었다.
다음으로 나온 건 Champignon, 바로 버섯이다. 버섯 샐러드 정도로 볼 수 있는데, 발음이 참 귀여운 식재료 중 하나이다. 샴피뇽~
바닥에 깔린 소스가 맛있어서 수란 + 버섯을 비벼 싹싹 맛있게 먹었는데, 9월의 맛이라 그런지 기억이 많이 옅어진 게 아쉬울 따름이다.
다음으로 나온 것은 해산물 라따뚜이... Rascasse는 검색하니 시뻘건 물고기가 나오는데 좀 더 찾아봐야겠다.
영어로는 Scorpion fish -> 한국어로는 양볼락이라는데...
짧은 가방끈으로 때려 맞혀보자면 한국어로는 붉은 쏨뱅이 정도가 아닐까 싶다.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한치 밑에 살짝 깔린 생선 필레가 보이는데, 얘가 붉은 쏨뱅이가 아니었을까?
파리에서 잠깐 놀 때 해산물을 먹은 적은 없었다. 육고기, 특히 오리 가슴살 정도가 인상 깊었는데, 그도 그럴 것이 니스 지방에 간 것도 아닌데 굳이 여기서 해산물을 먹어야 하나...? 라고 생각했기 때문.
파씨오네에서 먹은 것도 소스맛이 나쁘지는 않았는데, 그냥저냥의 다양한 해산물을 먹어서 좋았다 정도로 적을 수 있을 것 같다.
새우는 살이 많아서 좋았는데, 아주 사아아알짝 새우 특유의 냄새가 올라온 정도.
드디어 가장 메인인 고기의 시간.
글쓴이는 양고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양을 시켰고, 열혈 독자님은 양 누린내를 싫어하시는 관계로 항정살을 시켰다.
나중에 올릴 테이블 포포와 살짝 비교되긴하지만, 파씨오네는 확실히 뒤로 갈수록 맛있었다. (포포는 앞쪽이 더)
여담이지만 프랜치랙은 부위의 이름이 아니라, 고기를 다듬는 기술의 이름이다.
구글을 찾아보더라도 French가 동사로 활용되는 것을 알 수 있다.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양 누린내가 조금은 진하게 나는 것이 오히려 더 좋았다.
굽기도 좋았고, 고기를 다 먹은 후에는 끝부분을 잡고 뜯어 먹을 부위도 살짝 남아있었고, 이래저래 아주아주 맛있게 먹었던 양갈비였다.
그리고 후식으로 마무리.
셔벗도 깔끔했다.
식사를 끝내니 가게 브레이크 시간이어서 아무도 없는 조용한 내부 전경을 찍을 수 있어서 좋았다.
입구 쪽에는 문으로 분리된 룸도 있으니, 가족끼리 오붓하게 식사를 하기에도 괜찮아보였고, 실제로도 가족 단위로 런치를 즐기는 손님들도 있었다.
이지 프렌치라는 이름답게 분위기를 무겁게 잡지 않고서도 다양한 요리를 적당한 가격에 맛볼 수 있어서 좋았다.
나가며
프렌치는 전역 직후에 해방촌에서 먹었던 꼼모아, 파리에서 갔던 피에르 상 정도가 전부라 잘 모르지만 그래도 맛있고 깔끔하게 잘 먹어서 몹시 만족했던 방문이었다.
예약이 쉽지 않은 주말 런치에다가 가격도 5.0에 이 정도면 대만족!
혹시나 코로나 이후 방문할 파리에서 한국식 퓨전 프렌치를 맛 보고 싶으신 분께는 아래의 후기를 :)
https://monthly-omakase.tistory.com/223(파리 피에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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