첸트로, 이게 바로 파스타 오마카세?
청담 첸트로
위치 : 서울특별시 강남구 청담동 도산대로 301 540
추천 메뉴 : 방어 방어 방어
드디어 방문해본 파스타 가게이다.
보타르가, 볼피노 등등을 거쳐 벼르고 벼르었던 방문인데, 그냥 또 가고 싶게 만드는 신기한 매력을 가진 가게이다.
예전에 샤로수길에 있었던 것 같던데 왜 그때 가지 않았었지? 하는 진한 아쉬움이 남는 순간이다. (근처에 있었던 말)
3명이서 정말 배부르게 파스타 "오마카세"급으로 먹었던 후기를 남겨보려고 한다.
들어가며
시원시원한 전경이 보이는 건물 10층에 있기 때문에 찾아가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리면 가장 보이는 것은 인스타나 블로그에서 많이 보았던 간판 되시겠다.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장식된 문을 지나 가게로 들어가면 시원하게 펼쳐진 10층 건물의 풍경이 펼쳐진다.
첸트로를 자주 다니는 고기/생선 잘알 분들과 함께한 식사였기에 자리도 넉넉한 곳에 앉을 수 있었다. (일찍 도착한 것도 있을 것으로 추정)
그래서 그런지 손님이 없는 널찍한 레스토랑의 내부 사진을 시원하게 찍을 수 있었다.
기물도 깔끔했고, 식사를 하기 전부터 올라가는 기대감.
주문은 파스타 오마카세 급으로 정말 다양하게 넣었는데, 메뉴판 찍는 것을 깜빡해 개별 메뉴 아래에 설명을 달아야겠다.
방어 무침 -> 살시챠 -> 뜨리빠 -> 뇨끼 -> 카쵸에페페 -> 치폴라 -> 보타르가 순
가장 나온 식전빵.
사실 첸트로는 음식 자체의 염도가 꽤 높은 편이라 그냥 먹기보다는 적당량을 빵과 함께 먹으면 더욱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진짜 3배로 맛있어진다)
1. 방어 무침
이 날의 베스트 디쉬로 선정 가능한 메뉴.
참깨 소스에 중간중간 느껴지는 유자의 상콤한 맛이 일품이었는데, 자칫하면 느끼해질 수 있는 참깨 소스의 맛을 새콤한 소스가 딱 잡아주었다.
일식 초밥집에 가면 나오는 나메로(무침)과 결이 닿아있었는데, 그것보다는 더 깊은 맛이기도 했고 여하튼 이 글을 쓰는 지금까지도 또 먹고 싶어지는 그런 음식이었다.
방문한 일행 모두 이 날의 베스트 쓰리로 고르기도 했다.
2. 살시챠
좀 많이 짰다.
어느 정도 충분히 짜다는 것을 알고 갔음에도 불구하고 짜다는 게 확 느껴졌던 메뉴.
소시지의 겉비닐을 버리고 안쪽 부분만을 으깬 경단 파스타라 해야 하나... 굳이 해석을 한다면 이런 느낌인데, 알고 먹었음에도 염도가 확 느껴졌다.
빵과 함께 먹긴 했으나 이 날 먹었던 파스타 중에서는 물을 가장 많이 들이켠 메뉴가 아닌 가 싶다.
3. 뜨리빠
좋은 재료에, 훌륭한 기술이 더해진 맛있는 음식이었다.
소의 내장을 활용한 음식이라 재료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비린맛이 올라오기 십상인데, 재료 본연의 맛이라 어느 정도 감안한다면 정말 맛있게 먹은 음식이었다.
특히 같이 나온 타바스코 소스를 한우 내장 위에 살짝 뿌려 먹었을 때 올라오는 끝 맛의 화끈함은 일품이었다.
4. 뇨끼
쫀득쫀득 맛있는 감자 위에 올려진 바삭바삭한 잎새 버섯 튀김까지
그리고 위에 부어진 소스까지.
위의 방어 무침과 더불어 아직까지 인상 깊은 요리 중 하나이다.
단순히 소스가 짜다! 맛있다! 이런 것으로 기억되는 것이 아니라, 입에서 맴도는 감자의 감칠맛이나 위에 올려진 튀김의 풍미 등으로 더 깊은 기억을 남긴 메뉴이다.
5. 카쵸에페페
모든 파스타의 "조상"과도 같은 녀석.
사실 여기에 토마토를 올리고, 우유를 붓고, 크림을 부으면 다양하게 바뀌는 건데...
파스타 계의 "이브이"라고 부르고 싶기도 하다.
그만큼 카쵸에페페만큼 재료나 요리사의 실력이 더 부각되는 메뉴가 없다는 말과 같기도 한데, 정말 맛있게 먹었다.
특히나 면의 식감이 뭐랄까 공장제 면과는 다른 감칠맛, 끊기는 맛, 빈 공간의 맛 모든 것이 더 회오리처럼 느껴졌던 메뉴이기도 하다.
직접 집에서 만든다고 쌩쇼를 했던 메뉴라 더 대비가 되었던 것일 수도 있는데, 정말 심플 이즈 더 베스트라는 말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던 메뉴이다.
6. 치폴라 = 양파
음식의 단 맛을 낼 때 양파로 낸다는 말이 있듯이, 식재료를 이용하여 어떻게 단 맛을 내는지 알 수 있었던 메뉴.
적당히 맛있게 탄 맛과 단 맛의 그 사이 어딘가를 접시 위에 딱 올려놓은 느낌인데, 이 날의 디쉬중에서 가장 무난하면서도 가장 보편적인 맛있음에 위치했던 것 같다.
7. 보타르가
이날 먹은 파스타 중에서는 조금 힘이 빠졌던 메뉴.
물론 앞에서 이빠이 먹은 탓도 있겠지만, 어란 파스타의 스타일 차이에서 기인한 것이 아닌 가 싶다.
보타르가 어란이나 다른 곳에서 느꼈지만, 어란을 길게 길게 빼서 쓰면 좀 더 어란 특유의 염도나 감칠맛이 느껴지는데, 가루로 나와 그랬던 것도 있었고...
육수에서 살짝은 멸치 계열의 비린맛이 느껴졌던 것도 사실이다.
디저트
는 빙수와 에스프레소로 마무리!
눈꽃빙수를 입 안에 한 입 머금으면 가루가루의 빙수들이 순간적으로 압축되었다가 다시 팡! 하고 터지는 마술을 느낄 수 있었다. 다음에 가면 또 먹어야지.
피렌체 중앙 시장에서 스테이크를 썰고 톡 털어 넣었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에스프레소까지.
3명이서 1인당 10만 원에 가깝게 먹었으니 파스타 오마카세라 불러도 실례는 아닌 듯한데...?
초밥 오마카세보다 다양한 면의 질감, 재료의 싱그러움, 염도 등등을 더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나가며
재방문의사 300%.
개별 메뉴들에 대한 호불호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정말 기억에 강렬하게 남는 집인 것은 분명하다.
'국내 여행과 맛집 > 삶의 '양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래마을 라디치, 잃어버린 보타르가를 찾아서 (1) | 2022.10.12 |
---|---|
서촌 갈리나데이지, 근데 이제 창덕궁 후원을 곁들인 (1) | 2022.10.11 |
파씨오네, 이지 프렌치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1) | 2021.11.16 |
나인온스버거, 동네 산책 샤로수길 마을 햄버거 (1) | 2021.08.18 |
리스토란테 파스토, 누가 짜다 소리를 내었는가? (2) | 2021.08.11 |
댓글
이 글 공유하기
다른 글
-
서래마을 라디치, 잃어버린 보타르가를 찾아서
서래마을 라디치, 잃어버린 보타르가를 찾아서
2022.10.12 -
서촌 갈리나데이지, 근데 이제 창덕궁 후원을 곁들인
서촌 갈리나데이지, 근데 이제 창덕궁 후원을 곁들인
2022.10.11 -
파씨오네, 이지 프렌치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파씨오네, 이지 프렌치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2021.11.16 -
나인온스버거, 동네 산책 샤로수길 마을 햄버거
나인온스버거, 동네 산책 샤로수길 마을 햄버거
2021.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