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슐랭 닭꼬치는 무슨 맛일까? 연남동 야키토리묵
연남 야키토리묵
위치 : 서울특별시 마포구 연남동 223-102
영업시간 : 1부 17:00 ~ 18:50 // 2부 19:00 ~ 20:50
추천 메뉴 : 1부 18,000 // 2부 35,000
네이버 예약 (아루히와 동일)
닭 한 마리로 얼마나 다채로운 요리를 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곳.
닭꼬치는 익숙했지만, 토종닭 꼬치는 좀 생소했다.
이제는 예약 잡기도 힘들어졌는데, 예약을 잘 잡는 신의 손 친구의 도움으로 편하게 다녀올 수 있었다.
미슐랭에는 여러 가지 스티커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미슐랭 빕 구르망은 스타까지는 아니지만 합리적인 가격에 맛있는 요리를 제공하는 가게가 받는 스티커이다.
들어가며
홍대입구역 2번 출구에서 마포 05번을 타고 근처에 내렸다.
19시 시작이었는데 10분 정도 일찍 도착할 수 있었다.
가게 내부는 이미 손님들이 많아 찍을 수 없었지만, 카운터석은 8명 ~ 10명 정도가 앉기 적당했고, 테이블석도 꽤 넉넉하게 있었다.
우선 메뉴판은 35,000원 메뉴와 18,000원 메뉴로 나뉘어 있었는데 딱 가격만큼 개수의 차이가 나긴 한다.
방문 시간에 따라 금액은 고정되어 있다.
35,000원 자리가 늘 먼저 매진되고 간혹 가다 18,000원 코스는 취소표를 종종 구경할 수 있다.
하지만 코스가 마무리될 때쯤 단품 추가를 할 수 있으니, 18,000원 코스에 단품 추가도 가능하다.
왼쪽에는 일행 모두의 꼬치가 구워져서 놓이는 독특한 플레이팅이 있고, 오른쪽에는 기본 세팅이 놓인다.
왼쪽은 와사비, 오른쪽은 홀스 래디시.
이 블로그의 시작이었던 와사비 기행의 흔적을 여기서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일반적인 횟집에서 나오는 '인조 와사비'가 바로 오른쪽의 하얀 홀스 래디시를 이용한 것이다.
홀스 래디시 + 색소 + 감미료 = 인조 와사비
둘 다 맛있긴 했는데 태생이 오마카세 블로그라 그런지 계속 왼쪽 초록 와사비에 손이 갔다.
19시 코스는 1일 1 주류가 필수라고 하여 깔끔하게 맥주와 하이볼을 시켰다.
맥주와 하이볼은 모두 9,000원이었다.
와인이랑 사케도 많았지만 술을 그렇게 좋아하진 않아서 패쓰.
하이볼이 나오는 잔의 디테일이 살짝 아쉬웠다. 그냥 카페 플라스틱 테이크 아웃 잔의 느낌...?
옆의 친구가 시킨 야마자키 12년 산. 1잔 가격이 사악했다. (28,000원)
본격적인 코스
맛있는 꼬치들이 이렇게 구워져서 나온다.
토종닭의 맛은 정말 다를까??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 전채요리가 나왔다.
1. 수비드 가슴살
딱 첫 점을 먹자마자 정말 부드러우면서도 쫀득쫀득한 맛에 놀랐다.
개인적으로 오이는 입에도 안 넣는데, 여기 오이는 싹싹 다 먹어버렸다.
쓴 맛은 하나도 없고 향긋한 맛만 남아 신기했다.
2. 훈연한 닭 안심 참치 등살
참치는 그냥 무난 무난했다.
닭 안심은 약간 닭으로 만든 햄을 먹는 느낌. 요건 그냥 무난했다.
3. 가슴살 짚불 꼬치구이
2번까지는 그냥 괜찮네~ 느낌이었다면
3번인 닭가슴살부터는?!!! 하는 맛이었다.
맨날 퍽퍽하기만 한 닭가슴살만 먹었는데, 이 정도의 육질이라면 매일매일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맛이었다.
적당히 소금간이 되어있어서 그런가? 여하튼 오오~~ 하면서 먹었다.
4. 다리살과 대파 꼬치구이 ★
이 날의 하이라이트, 이견 없는 1픽.
닭다리살이 맛있는지는 누구나 알고 있지만, 이렇게 압도적인 맛으로 맛있는 건 처음이었다.
적당히 붙은 지방과 살코기의 조화, 그리고 중간중간 쉬어가는 대파까지 완벽했다.
만약 오마카세처럼 앵콜이 있었다면 망설임 없이 얘로 골랐을 듯.
5. 닭다리살 냉채
무난 무난했다.
살짝 소금으로 지친 입을 싹 가셔 주는 그런 느낌.
어떻게 보면 편육 같기도 하고, 족발 같기도 하고.
번외. 방울토마토와 마 구이
야채는 없나...라고 생각한 순간, 제대로 된 야채 구이가 나왔다.
방울토마토는 신선한데 적당히 구워져서 정말 맛있게 먹었고, 마는... 잘 모르겠다.
일본 요리 드라마에서는 꼭 나오는 재료이지만 개인적으로 글쎄. 즙이 너무 많은 재료라 개인적으로는 불호다.
6. 뼈를 제거한 날개 통구이
앞쪽 날개뼈가 제거되어있어 참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뒤쪽 날개뼈는 남아있어 살짝 뜯어야 하는데, 치킨 날개처럼 깔끔하게 살이 발라지지는 않았다.
앞은 닭날개 특유의 쫀득함과 부드러움이 충분히 살아있었다.
7. 닭간 파테와 과일 콤포트
이날의 2픽?
프랑스에서는 기겁을 하며 먹지 않았는데, 그래도 나름 홈그라운드라 용기를 내어 먹어봤다.
과일은 블루베리가 나왔는데, 조금 달아서 너무 많이 바르니 닭간 맛을 다 잡아먹어버렸다.
적당히 조절해서 먹으니 비린 맛도 덜하고 오히려 간 특유의 고소한 맛이 깊게 올라와서 참 좋았다.
닭다리살에 이은 인상 깊은 메뉴였다.
8. 어깨살
그냥 쫀득쫀득 무난 무난한 느낌. 뼈 근처 살은 살짝 질긴 느낌이 들기도 했다.
9. 미소 장국
이렇게 보면?? 하지만 안에 정말 건더기가 많았다.
개인적으로는 베스트 3안에 들어갈 만큼 흡족해하며 그릇 바닥까지 싹싹 마셔버렸다.
감자를 비롯한 고깃덩어리가 아낌없이 들어가 있어서 좋았으며 안 짜서 좋았다.
10. 넓적다리 꼬치 구이
무난하게 맛있었던 메뉴. 앞에 나온 닭다리보다는 살코기가 많지만 지방은 조금 빠진 그런 느낌.
11. 모래집 타레 꼬치 구이
12. 염통 타레 꼬치구이
중간에 빼다가 와장창 다 엎어버려서 뭐가 염통이고 뭐가 모래집인지 분간할 방법이 없었다.
왼쪽부터 모래집, 염통으로 추정...?
부드러운 맛이 좋았지만 살짝 내장 특유의 피맛은 어쩔 수가 없었다. 호불호가 조금은 갈릴 듯.
추가 단품1. 츠쿠네 산도
단품으로 추가한 츠쿠네 산도.
츠쿠네는 닭살에 이것저것을 넣어 만든 갈비 같은 고기인데, 왠지 모르게 일본 편의점에서 먹은 양념 맛이 나서 재밌었다. 앞의 꼬치들은 엄청 건강한 맛이었다면 이건 꽤나 자극적인 맛.
추가 단품2. 닭 껍질
껍질 특유의 쫄깃한 맛이 제대로 나지 않고 그냥 바삭한 느낌만 났다.
기대가 너무 커서 그랬을까? 아쉬웠던 메뉴이다.
13. 식사
토종닭 육수여서 그런지 상당히 무거운 맛이 일품이었다. 정말 맛있게 식사를 마무리할 수 있어서 몹시 흡족했던 메뉴이다.
와사비를 넣고 비벼도 와사비가 묻힐 만큼 국물이 정말 진하고 무거웠다.
14. 시소 레몬 셔벗
시소 향이 너무 세서 먹자마자 닭살이 확 돋았다.
초밥집에서는 보통 참돔이나 오징어류랑 같이 나오는 시소인데, 이렇게 나오니 좀 신선했다.
나가며
같은 가격의 오마카세보다 훨씬 더 만족도가 높은 곳이었다.
회라는 음식은 호불호가 너무 강한 편이라, 누군가와 같이 간다면 아마 여기를 가지 않을까?
술 한 잔과 함께 적당히 떠들기 좋은 어두운 분위기, 예약 가능하다면 언제든지 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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