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행, 북경 자금성과 경산공원, 양꼬치 [베이징]
베이징 (北京)
중국어를 배우는 과정에서 어쩌다 보니 여러 번 갔던 곳이다.
1) 어릴 때 할아버지와 패키지로 한 번.
2) 중국어 공부를 시작했을 때 또 한 번.
3) 마지막으로 HSK 6급을 따고 한참 지나 의사소통에 전혀 문제가 없을 때 마지막으로 한 번.
어설픈 중국어 시절부터 야매 통번역을 하고 있는 지금까지의 추억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곳이다.
베이징은 여행지로 나쁘지는 않다. 중국 여행에 입문하기에 꽤 괜찮은 도시.
북경이 꽤나 마음에 들었다면 칭따오나 톈진 혹은 남쪽의 상해 등을 돌아보면 좋다. 그러다가 중국이 더 좋아지면 서안(씨안), 충칭, 더 나아가 리장 등 내륙까지 가는 거지 뭐.
중국 여행과 북경 수도공항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로 금방이다. 항공사도 워낙 많아 적당히 저렴한 걸로 골라타면 된다.
비행기는 수도공항에 내리는데, 수도공항에서 다시 북경 시내까지 이동하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지하철을 선호한다.
치엔먼(前门) 근처 게스트 하우스로 잡거나 괜찮은 호텔에 잡게 된다.
한국에 비해서는 여전히 물가가 저렴한 편이기 때문에 호텔에 숙박하는 것도 그렇게 큰 부담이 되지는 않는다.
참고로 이 곳은 구글 지도가 반쯤 먹통이 되는 몇 안 되는 지역이다.
현지 바이뚜(百度)지도가 훨씬 더 정확하며, 요즘은 트립어드바이져 등을 활용하는 게 훨씬 낫다. 북경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구글 지도를 잠시 접어두고 트립어드바이져를 설치하는 건 어떨까.
천안문과 자금성
북경 여행의 알파이자 오메가이다. 어차피 한 번은 와야 하는 곳이며, 북경에 거주하지 않는 중국인들이 반드시 방문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매일 열리는 국기 승강식과 하강식은 꽤나 볼만한데, 여름에 국기 승강식을 보기 위해서는 새벽 4시경 일어나 준비를 슬슬해야 한다. 대중교통도 없기 때문에 택시를 잡아야 하는데,
대충 그 시간에 외국인 관광객이 택시를 타면 눈치 빠른 기사라면 천안문 광장에서 좀 떨어진 곳에 내려준다. 천안문 근처는 택시 승하차가 절대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람들을 따라 광장으로 총총 가면 된다.
표는 입구 매표소에서 줄을 서면 살 수 있다. 코로나가 끝나고 다시 가면 인터넷 어플 등으로 더 편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2016년에 방문했을 때는 그냥 줄을 기다려서 표를 샀다. 성인 1인당 60위안. 한국으로 치면 12,000원 조금 안 되는 가격이다.
표에 '당일 유효'라고 적혀있으니, 반드시 당일 구매한 표로 입장하시길.
자금성 안에 들어가면 아이스박스 아저씨가 파는 싸구려 아이스크림. 보통 2위안 정도 달라고 하는데, 밖에 슈퍼에 나가면 4개 2위안이다.
하나 정도 사 먹으면 먹을만하다. 싸구려 90년대 소다 아이스크림 맛. 리장 가서도 하나 먹었다.
표에 중국어로 깨알같이 적혀있지만, 이곳도 다른 관광지와 마찬가지로 입구와 출구가 엄격히 구분되어 있다. 관광객을 따라 쭉 1자로 걷다 보면 북문으로 나오게 된다. 남문이 입구, 북문이 출구인 셈.
성수기이지만 그렇게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참고로 중국 성수기에는 정말... 루브르와는 비교할 수도 없는 인파를 경험할 수 있으니, 살짝 성수기를 피해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중국에서 성수기는 국가 공휴일이며, 한 번 쉴 때 화끈하게 쉬기 때문에 북경에 모든 중국인이 몰리게 된다. 국경절, 노동절 같은 공휴일은 반드시 피하시길.
오문을 지나면,
너도나도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그 장소"를 만날 수 있다.
이곳도 정말 아는 만큼 보이는 장소라 정말 재미있을 수도 있으며, 정말 재미없을 수도 있는 장소이다. 미리 베이징의 역사나 중국 왕조에 대한 짤막한 히스토리만 알아도 좋다.
만주족에 기원을 둔 청나라의 영향을 받아 현판에는 깨알 같은 만주어가 기록되어 있다. 유심히 찾아보면 보인다.
그렇게 궁궐 구경을 실컷 끝내고 나면, 정원이 나오게 된다. 참고로 화장실은 정원 쪽에 가야 비로소 있으니, 조심하는 편이 좋다.
시원한 음료수를 살 수 있는 간이매점도 후원 쪽에 많이 있으니, 꼭 물 한 병 정도는 챙겨서 다니시길. 安检(소지품 검사)가 심한 북경에서도 생수는 별 제지를 하지 않는 편이다.
이곳에서는 나만 이쁘게 나온 독사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요리조리 화각을 맞춰 사진을 찍는 수밖에.
후원 구경을 끝내고 나면, 궁궐 곳곳에 설치된 미니 전시전을 보러 다니는 것도 괜찮다. 사람도 한적하고 무엇보다 실내에는 에어컨이 빠빵하게 나오는 편이라 땀을 식힐 수도 있다.
가격은 좀 사악한 편이지만, 중국 유물에 관심이 있다면 미니어처를 하나 정도는 사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참고로 진짜배기 보물들은 장제스가 싹 다 가져가 대만에 모셔다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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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관광이 끝나면 북문으로 나오게 된다. 참고로 한 번 나오면 다시 들어갈 수 없다. 여기서 끝은 아니고 보통 길 건너에 위치한 경산 공원에 자연스럽게 올라가게 된다
그렇게 자금성 투어는 끝나게 된다. 생각보다 빨리 끝나므로 일정이 붕~ 떠버릴 수 있다. 베르사유와 달리 안에서 죽치고 피크닉 하는 분위기는 아니라 그런 것 같다.
경산 공원 (景山公园 / 징샨꽁위엔)
원래는 황실 정원이었지만, 이제는 무지하게 저렴한 가격으로 갈 수 있는 곳이다. 저 멀리 보이는 건물에 올라가 다시 이곳을 조망하면... 자금성 전경이 한눈에 보인다.
힘들더라도 반드시 가는 게 좋다.
가격은 몹시 저렴하다. 그냥 공짜입장이나 다름없는 수준.
그냥 위로 걷고 또 걸으면 된다.
길이 여러 갈래이긴 하지만, 결국 걷다 보면 꼭대기까지 오를 수 있다.
아까 멀리서 바라봤던 정자에 오르면 자금성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북경 여행을 하면서 가장 기분이 좋았던 순간 중 하나이기도 하다.
고개를 여러 방향으로 돌리면 다른 곳도 보이니 이곳에서 북경의 전경을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 (먼지는 좀 있음...)
다시 등산로를 타고 내려오다 보면 금방이다.
이후 일정은 스차하이(什刹海)를 가도 좋고, 왕푸징, 왕징 어디든 갈 수 있다. 은근히 북경은 하나하나 보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짧은 편이라 시간이 애매하게 붕뜰 수 있다.
유럽 여행은 해피아워도 있고 카페에서 진득하니 이야기를 나누는 게 자연스러웠던 것 같은데, 뭔가 북경은 도시분위기가 여유로움과는 살짝 거리감이 느껴진다. 계속 돌아다녀야 할 것 같은 느낌이다.
쓰차하이와 난뤄구샹
쓰차하이에는 카페와 술집이 많다. 물론 호객행위도 많다. 적당히 골라 들어가거나, 그냥 한 바퀴 도는 것도 괜찮다.
저녁은 훠궈로 해결하고, 나중에 훠궈 특집도 써야겠다.
난뤄구샹도 돌아다니면 좋다. 거듭 말하지만 여행지 중간에 여유롭게 쉴 수 있는 곳이 필요하다. 여행지를 둘러보는 시간이 생각보다 짧아 여행지를 다양하게 넣어도 은근히 시간이 붕붕 뜨는 느낌이다.
치엔먼 근처로 돌아와서는 대충 짐을 풀고 씻고 난 다음에,
노점에서 하미과도 하나 먹어주고.
조금만 걷다 보면 그래도 비교적 저렴하게 꼬치를 파는 노점을 찾을 수 있다. 중국은 어딜 가나 이런 가게들이 있다. 가격도 엄청나게 저렴한 편.
잠깐 tmi : 꼬치는 중국어로 肉串 (로우추안)이지만, 북경은 얼화인이라는 사투리가 엄청 심해 '로우추알'로 발음한다.
신나게 이것저것 주어 담고, 맥주도 있는 대로 다 담아도 한국 돈으로 얼마 나오지 않는다. 10,000원 조금 넘으려나?
1. 青岛
2. 燕京
3. 雪花
4. 哈尔滨
4개 브랜드에서 골라 담으면 된다.
북경에서의 하루는 보통 꼬치와 맥주로 마무리하게 된다. 고단했던 하루를 갈무리하기에 딱 좋은 음식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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