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오르세 미술관, 눈으로 즐기는 명작들
지난 이야기
파리 3대 미술관이 있다. 루브르 - 오르세 - 퐁피두.
위에 적은 순서대로 돌면, 프랑스를 고전 - 근대 - 현대 순으로 감상하는 신기한 마술을 경험할 수 있다.
프로젝트 발표 때도 잘 써먹은 이야깃거리이니, 저 스토리텔링은 두고두고 써먹을 것 같다. A+짜린 못 되었지만, 적당한 MSG와 함께라면 A0 정도는 될 수 있는 이야기이다.
루브르는 곧 등장할 예정이고, 오늘은 중간 위치에 해당하는 오르세 박물관에 대한 이야기를 적을까 한다.
오르세 미술관과 대한 항공
샹젤리제에서 가깝다. 파리는 서울보다 더 옹기종기 모여있어 마음만 먹으면 중국집 탕수육 도장 찍듯이 다 돌아다닐 수 있다.
정확한 구글 지도는 아래에 첨부되어 있다.
사실 프랑스를 다니며 '대한 항공'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뜬금없이 왜 댄공이냐? 싶지만, 대한 항공 덕분에 오르세 미술관은 편하게 한국어 설명을 들으면서 관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금만 더 자세히 적자면, 대한 항공의 펀딩으로 여러 미술 작품에 대한 오디오 해설을 들을 수 있게 됐다. 2015년 기사를 구글에서 찾을 수 있다.
이탈리아에서부터 느꼈지만, 유럽에 도착하자마자 동아시아 3국의 경제력 차이가 피부로 다가온다.
전통 강국 일본의 유럽 사랑이야 워낙 유명하고, 로마 트레비 분수에 가면 환전 센터에서 그 흔적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으며.
중국어는 어디에나 중국어 팸플릿이 놓여있을 정도로, 얼마나 유럽 국가들이 중국인 관광객들을 유치하려 애쓰는지 알 수 있다. 여행 매너와 별도로 유럽에 놀러 온 중국 관광객들의 소비 지수는 어마어마하다.
한국어 팸플릿은 언감생심이며, 영어로 제공되는 서비스라도 있으면 다행이다. 동아시아 3국 중에서는 영어를 그래도 보편적으로 제일 잘하는 편이니.
대한 항공 덕분에 오르세 미술관에서는 편하게 한국어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공은 공대로 적어야 솔직한 기록이다.
오르세 미술관 입장하기
RER에 따로 오르세 역이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옛날에 이곳은 기차역이었기 때문이다. 기차역이었던 곳을 개조해서 미술관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지금도 기차역의 흔적이 미술관 곳곳에 묻어있다.
참고로 오르세 미술관은 프랑스 대학 학생증이나 국제학생증을 제시하면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보통 입장료가 못해도 10유로 정도는 하니, 카드만 잘 다니고 다녀도 한 끼 비용은 넉넉하게 세이브할 수 있다.
뮤지엄 패스도 마찬가지. 파리에서 뮤지엄 패스는 필수템인 것 같다.
가지고 있던 교환학생 학생증을 제시하고 잘 들어갔으나, 경우에 따라서는 여권에 붙은 비자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
당당하게 무료로 스윽 잘 들어왔다. 오르세는 생각보다 무지 넓다. 루브르는 말도 안 되게 넓다면 여기는 생각보다 넓은 느낌.
건물 안 곳곳에서 보이는 아치형 구조는 이곳이 예전에 기차 플랫폼이었음을 어렴풋이 알려주며, 동시에 기차와 함께 근대를 상징하는 오브제인 '대형 시계'가 벽에 걸려 있다.
기차와 시계가 결합되어 근대에서 어떤 지위를 지녔는지 곰곰이 생각해보면 꽤 재미있는 건물 구조이다.
흘러가는 자연을 계량 가능한 시간으로 바꾸고 나서 인간은 행복해졌을까 불행해졌을까.
참고로 오르세 박물관은 유명한 시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이 있으며, 각 나라에서 온 관광객들로 붐비지만, 그중 가장 많은 비율은 역시나 한국인인 듯.
인상주의
가장 익숙한 그림들은 보통 모아서 전시되어 있으며, 인상주의 그림들은 5층에 있다. 오르세 미술관 레스토랑도 그 근처에 있다.
우선, 미술책에서 많이 봐 익숙한 폴 세잔의 그림이 이곳에 있다.
유명한 모네 그림도 있다. 모네는 나중에 지베르니 정원 방문 후기도 적어야겠다. 3주 동안 있었더니 생각보다 쓸 게 많다.
사진이 좀 뒤죽박죽이다.
오페라 가르니에 간 후기도 적어야지.
모네 말고 한 점.
에두아르 마네의 그림도 있다. 이 정도 그림 화질이라면 구글 이미지 검색으로도 다 제목이 뜨는 편리한 세상이다.
그리고 르누아르의 물랭 드 라 갈래트의 무도회도 걸려 있다. 수업 때 계속 '흐누아르'해서 적응이 안됐다.
에드가 드가의 '발레 수업'까지. 이래저래 유명한 그림은 죄다 모여 있다. 루브르보다 훨씬 더 쾌적하게 그림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지금 생각하면 오르세에서 더 재밌게 이것저것 보고 다녔던 것 같다. 프랑스 여행을 코로나 끝나고 가신다면 꼭 추천.
다시 돌고 돌아 모네 그림으로.
점묘법으로 인상 깊은 폴 시냐크의 작품도 있다.
고흐를 만나러
보통 층마다 모여 있는 경우가 많아, 다른 층으로 이동하려면 꼭 중앙 플랫폼을 보게 된다. 루브르에 비해 이 정도면 한산한 편이다.
드디어 만난 고흐 씨. 가셰 박사의 초상이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반겨준다. 원하지 않은 기내식을 받은 표정일까.
아쉽게도 다른 유명한 고흐의 그림은 만나 볼 수 없었다. 내 기억으로는 영국에서 열리는 전시전에 임대되어 간 것 같았는데, 유망주를 다른 팀으로 임대 보낸 축구팀 감독의 마음이 이런 마음일까.
아쉽지만 이게 또 여행의 묘미다. 마음대로 술술 풀리면 그건 또 여행이 아니지.
1층에는 밀레의 그림을 만날 수 있다. 밀레의 만종이 보인다.
패러디도 많이 된, 이삭 줍는 사람들도 있으며.
에두아르 마네의 "피리 부는 소년"도 만나볼 수 있다.
마네의 부채와 함께 있는 여인까지
그림은 영 문외한이라 짧게 사진만 나열해보았다.
끝으로
"知之为知之, 不知为不知, 是知也" (논어 위정 편)
중국어로 읽으면 좀 더 멋있지만, 한국어로도 간단하게 풀어보자면, 그냥 모르는 건 모른다고 하는 게 참된 앎이라는 뜻이다.
미술에 대해서는 1도 잘 모르지만, 그래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졌던 신기한 곳이다. 파리 여행에 꼭 넣었으면 하는 곳, 오르세 미술관 소개는 여기까지.
더 자세한 그림 설명은 오르세 미술관에 있는 주요 작품들을 설명한 책이나, 전문 미술 블로그의 몫으로 남겨두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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