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루브르 박물관, 모나리자만 보고 나온 슬픈 이야기
지난 이야기
파리 3대 미술관이 있다. 루브르 - 오르세 - 퐁피두.
저번에는 오르세를 갔으니, 이번에는 루브르 차례이다. 루브르는 원래 궁전이었다. 궁전을 개조해서 박물관으로 바꾸었다. 3개의 큰 건물로 이루어져 있는데, 하루 만에 루브르를 다 돌아보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모나리자를 포기하고 다른 걸 둘러볼지, 다른 걸 포기하고 모나리자를 볼 지. 아침일찍부터 가면 다 볼 수는 있겠지만, 여유 있게 이틀에 걸쳐 나눠보는 것도 괜찮은 선택지일 것 같다.
여러 개의 전시전이 건물 곳곳에 나뉘어 있으니 관심 있는 전시전을 골라 보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다. 루브르에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루브르도 식후경
금강산도 식후경이다. 프랑스에서는 감자 튀김을 참 많이 먹을 수 있는데, 동시에 스테이크도 많이 먹을 수 있다. 나름 저렴한 스테이크와 감자를 먹으면 한 끼를 20유로 밑에서 컷할 수 있다.
스테이크는 세냥 혹은 아 푸앙이 적당하다. (레어 그리고 미디엄에 해당)
유럽의 슈퍼 물가는 저렴하지만 외식 물가는 상상을 초월한다.
점심 식사를 간단히 해결하고 루브르 미술관으로 가는 길. 파리는 어디를 가나 에펠탑이 사진에 찍히는 게 참 신기하다. 주요 관광지가 다 1구에 몰려 있어서 그렇다.
루브르 박물관 가는 법
드디어 루브르 박물관 앞에 도착했다.
지하철 1호선 혹은 버스로 편하게 갈 수 있지만, '소매치기'가 가장 많은 곳이기도 하며, 지하철 루브르 역에서는 특히! 끊임없이 '픽포켓을 아땅시옹'하라는 안내문이 나온다.
'자나 깨나 소매치기 조심'
유럽의 소매치기 기술은 상상을 초월한다. 자나 깨나 가방은 앞으로 보관하며, 지퍼 부분에 손을 올리고 있는 것이 현명하다. 핸드폰은 잠시 가방에 잘 모셔두는 걸로.
여러 명이 우루루루 나에게 밀려오면 그 자리를 피하는 게 상책이다.
여름 루브르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오르세가 줄이 길었다면, 루브르는 거의 전성기 티익스프레스 줄 x 5의 난이도. 게다가 자비 없이 내려쬐는 무더운 유럽의 햇볕은 기다림을 2배로 힘들게 만드는 주범이다.
상징과 같은 루브르 피라미드를 보는 건 즐겁지만, 마름모 개수만큼 내 앞을 동동 떠다니는 사람의 머리 개수도 압권이다. 꼭 물 챙겨가시길.
옆에는 사람들이 들어갈 수 있는 분수도 마련되어 있다. 그런데 저 분수에 들어가면 줄은 어떻게 서지?
여기도 뮤지엄 패쓰로 들어갈 수 있으며, 오르세와 마찬가지로 '학생증'이 있으면 무료입장과 함께 쾌적하게 들어갈 수 있다. 프랑스는 '학생'에 대한 대우가 참 좋은 편이다.
그렇게 줄만 1시간 30분 정도 서서 루브르에 들어왔다. 뿌듯하다.
여기서부터는 선택의 시간이다. 바로 모나리자를 보러 달려갈 것인지, 아니면 여유 있게 다른 작품들을 둘러볼 것인지. 사실 모나리자에 모든 관심이 집중되어있지만, 그 외에도 유명한 작품들이 지천에 널려있다.
브로셔 한 장 정도는 로비에서 챙기는 것도 괜찮다.
난 문명 게임과 미이라 영화를 인상 깊게 봤어서 그런지, 이집트 문명에서 한참 시간을 보냈다.
세계 3대 박물관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소장품의 개수나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도대체 이게 왜 있지? 싶은 게 그냥 건물 한편에 있다.
물론 사연 많은 유물들이지만, 이런 유물들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다는 건, 관광객의 입장에선 환영할만 한 일이다. 당연히 관람 중에도 계속해서 소지품은 신경 쓰고 있었다.
전시관을 돌아다니다보면, 교과서에서만 보던 작품들이 뜬금없이 잘 등장한다. 그리스관을 연결하는 통로에서 발견한 익숙한 조각이다. "밀로의 비너스"
그렇게 슬슬 1차 관람을 마무리하고 모나리자를 보러 가게 된다. 모나리자를 보러 가는 길은 결코 쉽지 않다. 수많은 방과 수많은 계단을 지나쳐야 한다.
무조건 입장하는 방향이 정해져 있으니, 브로셔를 보고 줄 시작점을 잘 찾아가야 한다.
모나리자 보러 가는 길
옛날과 달리 모나리자가 좀 높은 곳으로 이사를 가셨다. 그래서 모나리자를 보러 가기 위해서는 사람들을 따라 줄을 서야 하는데, 이 줄의 길이가 상상을 초월한다.
그냥 몇 층에 걸쳐 있는 수준이라, 관람을 하면서 서서히 모나리자에게 다가가는 형태다.
참고로 모나리자는 불어로 "La Joconde"이다.
물론 줄만 서기 심심하니까 사람들이 막 사진을 찍긴 하지만, 너무 높은 곳에 그림들이 걸려 있어 눈에 확 들어오지는 않는다.
앞으로는 가야겠고, 사진은 찍어야겠고 하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그러니까 이 줄이 1자로 된 것이 아니라, 계단도 지나야 하고, 중간중간 경호원들이 줄도 끊고 사람들을 통제한다. 정신을 잘 차리지 않으면 일행을 잃어버리기 십상이다.
그렇게 계단을 지나, 여러 개 방을 지나다 보면 저 멀리 모나리자가 있는 방이 보이게 된다.
물론 그 방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또 줄을 서야 한다. 줄도 가장 사람들을 많이 수용하기 위래 ㄹ의 ㄹ자를 만들었는데, 모나리자가 보이긴 하지만, 줄이 줄어드는 속도는 참 느리다.
덧붙이자면, 모나리자 앞에서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이 제한되어 있다. 동시에 20명가량을 입장시키고, 30초 있다가 경호원들이 빨리 나가라고 독촉을 하니 눈치껏 사진도 찍고, 셀카도 찍고 센스 있게 나가는 게 필요하다.
슬슬 내 차례가 다가오고 있음을 느낀다. 모나리자에 밀려 찬밥 신세가 된 다른 그림들. 사실 저 그림들도 꽤나 유명한 그림들일텐데 말이지.
모나리자 바로 앞에 도착했다. 근데 거리가 엄 ~ 청 멀어서 사실 그림의 디테일이 보이지는 않는다. 워낙 귀하신 몸이라 그냥 멀리서 바라보는 수준.
오히려 다른 사람이 핸드폰 줌으로 땡긴 모나리자를 보는 게 더 선명한 수준이다.
그래도 딱 막상 앞에 오면 만감이 교차한다.
이걸 보려고 장장 2시간을 줄을 섰는지? 세보지는 않았지만 얼추 시작부터 여기까지 그 정도는 걸린 것 같다.
그렇게 나도 확대를 해서 모나리자를 찍고, 셀카도 찍고 나면 빨리 나가라고 가드들이 막 닦달한다.
모나리자를 보고 나오면 좀 현타가 온다. 점심쯤에 가서 다른 전시장을 돌다가 모나리자를 보고 나오면 얼추 폐장 시간이 되기 때문.
한 번 더 올지, 아니면 그냥 이대로 루브르를 떠날지 또다시 선택해야만 한다.
루브르 기념품 구매
다른 관광지와 마찬가지로 루브르도 입구와 출구가 거리가 있는 편이다. 출구로 가게 되면, 여러 기념품들을 살 수 있는 공간이 나오고, 학용품, 미니어처부터 시작해 가격이 꽤 나가는 장식품들까지.
그렇게 출구를 나오면 아름다운 파리의 도로가 반겨준다. 마침 차가 없어 이쁜 사진을 건질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주변엔 괜찮은 쌀국수 집이 있다.
"Pho 14 Opera"
사실 오페라 가르니에 관람을 마치고 가도 좋지만, 루브르 관람을 마치고 가도 괜찮은 곳이다.
번외 편. 입생로랑 박물관
오전부터 루브르에 바로 가기 좀 심심하다면, 조금 거리가 있지만 입생로랑 박물관에 갔다가 루브르에 가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여긴 유료로 표를 구매하고 들어갔다. 개인 박물관이라 그런 듯.
작업실도 구경할 수 있었고, 의외로 볼 게 많아서 괜찮았던 곳이다. 관광객도 그다지 많지 않아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어서 좋았다.
느낌 있는 포스터도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할 수 있다. 캐리어가 넉넉하면 하나쯤 구매하는 것도 괜찮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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