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도로, 기름기 가득한 참치 초밥
들어가며
아까미를 적었으니 당연히 도로도 적어야할 것 같아서 끄적끄적하는 오도로, 주도로 특집이다. 솔직히 아까미보다는 훨씬 더 기대감이 많은 재료이기도 하고, 실제로 가장 맛있는 재료 중 하나이기도 하다.
물론 가격도 사악한 경우가 많다. 대뱃살, 중뱃살 혹은 오도로, 주도로라 불리는 참치 뱃살은 어떤 비밀이 있을까?
도로가 뭔데?
대뱃살과 중뱃살은 각각 大トロ、中トロ라 적고 실제 발음은 おおとろ、ちゅうとろ이다. 한국어로는 (오오토로, 츄우토로)에 가깝다. 물론 한국에서는 편의상 오도로, 쥬도로 등으로 표기한다.
'토로'(이하 도로) 자체는 참다랑어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까 도로입니다~ 라고 해서 이게 반드시 참다랑어의 뱃살일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다. 눈다랑어 뱃살일수도 있는 것이다 (メバチ トロ라 검색해도 상품이 많다.)
오히려 도로는 참치의 지방 부위를 지칭하는 단어로서, 상당히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경향이 있다. 예를들어, 결혼식 뷔페나 배달 참치 초밥 구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황새치 뱃살'은 メカジキ トロ (한국에서는 메카도로)라 해서 판매되고 있다.
토로라고 해서 꼭 다랑어에만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참치라는 단어는 다랑어와 새치를 통칭해서 쓰이고 있다. 혹시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하시면 아래글로.
도로의 어원
이제 도로라는 단어 자체는 어디에서 온 것일까? 예를 들어 아까미같은 경우에는 赤身라는 한자를 보더라도 붉은 부위라는 것을 유추가능하지만, 도로는 그렇지 않다.
일본인들도 상당히 궁금해하는 주제라 그런지 글이 꽤 많다. 다음과 같이 어원과 함께 풀이해주는 지식인 같은 사이트가 많이 뜬다.
”とろり”에서 온 것으로 추측하며, トロリ(とろり)는 음식 등이 혀 위에서 사르르 녹거나, 액체에 약간의 점성이 생겨 끈적거리는 모양" 등으로 정의된다.
인용된 서적은 吉野昇雄(요시노 마쓰오)의 『鮓・鮨・すし-すしの事典』라는 책이며, 어느 한 손님의 대사에서 유래했다고도 한다. '도로'라는 단어가 정착되기 이전까지는 지방질을 アブ(아부)라고 불렸다고도 한다.
원문이 궁금하면 클릭
오도로와 주도로
도로는 다시 오도로와 주도로로 나뉘며, 부위 위치에 따라 이름이 갈린다. 물론 오도로가 지방 함유량이 훨씬 많으며 고기 단면만 보더라도 티가 쉽게 나는 편이다.
아직 주도로는 붉은색과 분홍색이 감도는데에 비해,
아래 사진의 오도로 블럭은 소고기마냥 흰색 마블링이 잔뜩 끼어있다.
오도로를 잘라 놓으면 지방이 번들번들거리게 된다. 아무것도 없이 와사비만 살짝 찍어 먹어도 맛있다.
초밥 대신에 오도로나 주도로만 사시미로 괜찮게 먹고 싶다는 분에겐 '노량진 김씨마구로'를 추천드린다. 자세한 후기는 링크에.
오마카세의 초밥
이 재료만큼은 엔트리에서 만나기가 힘들다. 그도 그럴것이 재료의 코스트가 높은 축에 속한다. 엔트리부터 아까미 즈께를 만날 수 있는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예외는 있었는데, 런치 25,000 구성의 상남스시에서 특이하게도 한 점을 만나볼 수 있었다. 맛도 나쁘지 않아 꽤 놀랐던 기억이 있다.
아 그리고, 위의 김씨마구로 참치는 '스페인산 축양' 이지만, 아래에 나오는 가네끼의 참치는 '보스턴 자연산'이다.
사시미로 부위별로 나온 모습. 색깔 차이가 확연하다. 왼쪽 오도로는 무슨 소고기같이 생겼다.
V자 모양으로 두 점이 나온 모습. 정말 맛있게 먹은 2점이었다.
잊을만하면 나오는 키즈나의 초밥. 이날은 참치 맛이 다소 평범했다.
스시혜정의 주도로 초밥. 위의 초밥과는 확실히 질감이나 색감의 차이가 존재한다. 맛은 평범했다.
분당 스시야는 이 날 런치 코스에서 무려 뱃살이 3개가 나왔다. 아까미도 1점까지. 이렇게 참치가 여러개 나오면 맛의 차이를 조금 느낄 수 있다. 중뱃살도 충분히 맛있지만, 대뱃살이 입에 들어가면 그런 생각이 싹 사라진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 키즈나. 이날의 참치초밥 2점은 가장 훌륭했다. 부드러운 지방의 맛과 동시에 하얀 그라데이션 근막에서 느껴지는 적당한 식감까지. 원 없이 먹고 싶은 초밥이었다.
이하 사진은 모두 @bbangkeun_hi 제공
추천 일본 여행지
코로나가 끝나면 일본 츠키치시장은 무조건 다시 갈 생각이다. 새벽에 싱싱한 참치초밥을 먹으면 정신이 번뜩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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