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란 카라스미 그리고 보타르가
들어가며
음식은 재미있다. 비슷한 식재료를 먹고 각기의 언어로 이름을 붙인다. 그 결과 숭어알은 한국에서는 어란으로, 일본에서는 카라스미로, 마지막 이탈리아에서는 보타르가로 불리게 됐다. 아, 중국에서는 우위즈(乌鱼子)이다.
수라상에도 올라가는 귀한 식재료님이시다.
카라스미
어란이 카라스미만 있는 것은 아니다. 명태알 혹은 청어알(카즈노코)도 있지만, 이건 따로 또 다뤄볼 예정이다. 숭어알로 만든 카라스미를 좀 더 자세히 찾아봤다.
카라스미는 보통 숭어알로 만든다. 일본에서도 특히 나가사키 지방의 카라스미가 유명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일본에서도 꽤나 고급 식재료이다.
처음 일본에 전래된 것은 명나라 시대에 나가사키 지방으로 전래된 것이라 적혀있다. 중국에서 전래되었을 때는 삼치(さわら)의 알로 만들었으나, 1675년 경에 나가사키 부근에서 풍부하게 잡히는 숭어를 이용해 어란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되어있다.
카라스미를 한자로 적는 법은 唐墨、鰡子、鱲子 정도로 적혀있는데, 가장 첫 단어는 당나라 당, 그리고 먹 묵으로 이뤄져 있다.
지극히 개인적인 해석으로는, 어란을 말린 모양 자체가 먹과 닮아서 먹이라는 이름이 붙은 듯하고, 당은 중국을 대표하는 하나의 접두사처럼 쓰인 게 아닌가 싶다. 굳이 당나라로 특정 짓기보다는 중국에서 온, 이런 뜻이 아닐까(몹시 개인적인 풀이)
대만여행 꿀템
대만 여행을 하면 의외로 숨어있는 꿀 아이템이다. 보통 대만여행을 생각하면, 펑리수나 다른 망고 과자만을 생각하기 쉬운데, 가성비가 가장 좋은 아이템은 바로 이 어란이 아닐까.
대만에서는 乌鱼子라 적혀있으며, 특히 한국 아저씨들과 일본 아저씨들이 꼭꼭 구매해가는 꿀 아이템이기도 하다. 그도 그럴 것이, 대만에서는 그냥저냥 비쌌던 물건이 한국과 일본에 오면 값이 몇 배는 뛰어버린다.
나도 어란을 더 일찍 알았더라면, 대만에서 몇 개 사서 한국에 여러 번 왔을 텐데 좀 아쉽다. 그것도 모르고 펑리수가 제일 좋은 것인 줄 알았다.
카라스미와 요리
가장 쉽게 먹는 법은 그냥 술안주로 먹는 것이다. 카라스미 한 입, 온더락으로 위스키 한 입. 요만한 술안주가 없다. 염도에 따라 알코올 섭취량이 달라지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깔끔한 술과 궁합이 좋은 편이다.
최근에 맛본 키즈나의 카라스미는 염도도 적당하고 아주 좋았는데, 별로 마시지도 못하는 술 생각이 날 정도였다. 메인사진의 이 친구이다. 한 입에 털어 넣기보다는 입에 넣고 조금씩 녹여먹으면 더 맛있다.
서양에서는 파스타와 함께 쓰인다. 이탈리에서 보타르가로 불리는 재료로 꽤 고급 재료이다. 면의 열이 가해지면서 부들부들하게 녹아내리는 맛이 일품이다. 조금씩 알의 결이 씹히는 것도 재미있고, 무엇보다 면과 함께 먹으면 한층 맛이 더 올라오는 느낌.
꽤 얇게 썰린 모습이다. 안주는 좀 두껍게 한 입씩 먹는다면, 파스타 위에 올려진 얇은 보타르가도 또 다른 매력이 있다.
넉넉하게 집게로 집어서 개인 그릇에 올린 다음
면과 함께 조금씩 먹어주면 꿀맛.
나가며
한국에서 사기에는 좀 부담스럽고, 코로나가 끝나 대만 여행을 다시 가게 된다면 그땐 펑리수 대신에 이걸 사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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