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어 더 맛있게 먹는 법
들어가며
겨울철 국민 생선이 되어버린 방어. 사실 방어가 맞지만 어째서 방어는 대방어가 더 입에 착착 감기는 것 같기도 하다. 대방어가 있으면, 중방어, 소방어도 있다. 물론 죄다 대방어다.
인터넷에서는 디펜스라 불리기도 한다. 방어 = Defense?! 물론 노량진에서 "디펜스 주세요"하면 미X놈 소리를 들으수도 있으니, 인터넷 용어는 인터넷에서만 쓰는걸로.
맛있는 방어 먹는 법
큰 방어를 먹자
대체적으로 물고기는 클 수록 더 맛있다. 방어는 가장 대표적인 생선이다. 사람들이 사이즈 큰 방어를 선호하는 이유다.
나도 큰 사이즈의 방어를 추천하는데, 그 이유는 방어는 사이즈가 클수록 다양한 부위를 더 크게, 다양한 맛으로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사람들이 좋아하는 별미는 등살보단 뱃살 쪽에 몰려있는데, 이 때 사이즈가 커야 배꼽살(스나즈리), 대뱃살(오도로), 중뱃살(주도로) 등에서 차이가 나는 맛을 느낄 수 있고, 지방도 훨씬 더 눅진하게 맛있다.
방어도 예외는 아니다. 소방어 작은 것을 시키면 실질적으로 먹을 수 있는 부위는 몇 점 나오지 않을 뿐더러, 나오더라도 맛이 같은 부위의 대방어에 비길 바가 못된다.
넉넉하게 큰 사이즈의 대방어를 뱃살부터 아무 양념없이 드셔보시길.
대방어 먹는 법
일반적으로 대방어는 8kg 이상의 큼지막한 녀석을 말한다. 동네 횟집에 있는 녀석은 중짜리일 확률이 상당히 높다. 직접 들어보면 조상님이 도와주지 않더라도 쉽게 들 수 있을 것이다.
대방어를 쉽게 먹는 법에는 크게 3가지 방법이 있다.
1. 사람을 무지막지하게 많이 모아서 간다. (수산시장)
2. 회전율이 좋은 대방어 전문점을 간다.(바다회사랑)
3. 배달 (오늘회)
1번은 요즘 시국에 쉽지 않다. 예전에야 대방어철에 대규모로 수산시장에 가서 넉넉하게 대방어 한 마리를 사서 먹방을 찍는게 가능했지만 코로나 시국에는 불가능한 일이다.
노량진에서도 사진처럼 바로 1마리를 잡아주는 게 아니면 좀 그렇다. 토막난 채 놓여있는 애들은 언제 잡았을까?
여러모로 2번이 가장 편하고 보편적이다. 2번으로 서울에서 가장 잘나가는 횟집은 단언컨데 홍대의 바다회사랑이다. 정말이지 쉴 새없이 오고가며 방어회를 포장해간다.
직접 가본 결과, 솔직히 방어만 신선하게 먹고 싶을 땐 이만한 곳이 없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곳에서 방어를 먹고 포장도 해보고 별 쑈를 다 해봤지만, 바다회사랑에서 나오는 부위의 다양성, 크기가 참 좋았다.
비린 방어는 먹자마자 뱉어낼 정도로 끝없이 비릴 수 없는 재료이다. 5만원치 방어를 단 2점만에 모조리 음식물쓰레기 통에 넣어버린 적이 있을 정도이다. 이곳은 손님이 많으니 좋은 방어를 쓰고, 그 좋은 방어마저 회전율이 빠르니 산패나 이런 문제에서 자유롭다.
동네 횟집에서 방어를 주문하기가 망설여지는 이유는, 이 방어를 언제 잡은지를 몰라서이다. 적어도 바다회사랑에서는 그런 걱정을 내려놓고 온전히 맛에만 집중할 수 있다.
물론 무지막지한 웨이팅과 함께, 무지하게 불편한 자리는 바다회사랑을 재방문하기 꺼려지게하는 치명적인 결함이긴 하지만, 그런 단점을 상쇄할만한 신선한 방어이긴 하다. 가격등 위치, 웨이팅 꿀팁은 따로 글로 적어두었다.
3번 배달
다음 메인에도 간 적 있는 딱새우 후기에 잠깐 등장했지만, 오늘회라는 배달회전문 가게에서 대방어도 배달을 개시했다. 같이 온 박스에 팜플렛이 있었다.
나름 부위별 설명도 잘 되어 있고, 한번쯤은 집에서 편하게 먹기에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회를 좀 더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꿀팁도 아래 링크 초반부에 적어두었다. 꼭 10,000원 혜택을 받고 주문하시길.
방어와 부시리
방어 게시글에 끊임없이 나오는 단골 손님 부시리. 사실 부시리가 맛없는 생선은 아니다. 방어랑 제철이 달라서 그렇지 제철인 여름에 먹는 부시리는 또 나름의 맛이 있다.
문제는 여름 제철 생선인 부시리를 겨울에 먹으면 맛이 없을 수밖에. 방어랑 부시리가 참 묘하게 닮은 것을 이용한 K-수산에서는 교묘하게 부시리를 방어로 속여서 파는 경우가 더러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알 방법이 없다. 방어는 꼬리가 직각이고, 부시리는 둥글고 등의 공식이 있지만, 어차피 썰어서 나오면 어버버하고 먹게 된다. 거듭 말하지만 바글거리는 수산시장에서 제정신으로 방어랑 부시리를 골라낼 수 있으면 이미 일반인의 경지가 아니다.
그냥 맘편히 2번과 같은 대방어전문점에서 드시거나, 비교적 믿을만한 인터넷 수산으로 시켜드시는 것을 조심스럽게 권하는 바이다.
오마카세와 방어
사실 방어도 오마카세에 자주 나오는 재료인데, 보통은 잿방어가 가을쯤에 많이 나오고, 잿방어가 들어갈 때 쯤에 방어가 연이어 나오게 된다. 잿방어는 칸파치(カンパチ)라 하고, 방어는 부리(ブリ)라 불린다.
잿방어는 방어만큼 기름지지는 않고 약간은 서걱서걱한 맛이 있다.
방어보다는 확실히 덜 기름지며, 엔트리 급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재료이기도 하다. 또 다른 엔트리 스시도우에서도 나오기도 하니, 가을쯤에가면 어디서든 맛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방어는 초밥으로 먹는 것을 별로 안 좋아했는데(과거형), 이유는 '무無'맛인 경우가 많았다.
일본 여행에 가서 회전초밥집에서 먹어봐도 맛이 없고, 한국에서도 엔트리에서 먹었을 땐 별 감흥이 없었다. 하지만 재료가 좋아지니 훨씬 초밥의 맛이 사는 신기한 재료였다.
맛이 괜찮았던 스시혜정의 방어. 이쯤되면 왜 방어도 초밥으로 먹는지 알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는 방어 초밥의 정점을 보여준 키즈나의 방어초밥. 두겹쥐기를 한 모습이 참 인상적이다. 이정도면 방어초밥도 매일 먹을 수 있지. 저 그라데이션과 사진으로 봐도 살아있는 육질은 정말 예술이었다.
나가며
방어는 12월과 1월에 피크를 찍으며 다른 생선에게 자리를 내어준다. 계절마다 바뀌는 제철 생선을 기다리는 재미도 오마카세를 즐기는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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