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성대 뽕잎사랑 (풀~코스)
낙성대 뽕잎사랑
위치 : 서울특별시 관악구 봉천동
시간 : 02-2876-3932
특징 : 배달도 가능 + 1인 식사 불가(최소 2인분 주문 필요함)
가격 : 2명 기준 런치로 방문 시 20,000 미만, 저녁은 26,000 정도
들어가며
체인형 식당을 잘 소개하지 않으려는 이유는 두 가지이다.
첫째, 지점마다 맛이 천편일률적이다. 내가 간 지점은 맛집이더라도, 다른 곳에 찾아간 독자분들에겐 최악의 경험으로 남을 수 있다.
둘째, 결국 다른 곳에서도 먹을 수 있다는 것은, 이 가게에서만 먹을 수 있는 맛이 아니라는 얘기다. 보편적인 맛을 내는 가게를 따로 소개할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개한다는 것은, 맛보다는 다른 의미에서 꽤나 괜찮다는 의미이다.
오늘 식사는 프랑스인 친구 Y와 함께 했다. 한국 문화에 대한 체험도 하고 식재료에 대한 공부도 할 겸 마련한 자리. Y가 한국어를 배우는 모습을 볼 때면, 확실히 언어를 배우는 데도 재능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하나를 가르쳐 주면 열이 아니라, 스물을 아는 스마트한 친구라는 것이 느껴진다.
Y가 고기를 좀 더 먹고 싶다고 해서 추가로 소고기를 주문하고, 기본 소고기 샤브샤브를 2인분 주문한 모습.
(마지막에 또 소고기를 1인분 추가했으니까 총 소고기만 4인분이다. 잘먹더라...)
이 곳이 늘 인기가 많은 이유는, 근처 산에 위치한 대학교의 학생들이 회식을 하기에도, 주변 주민들이 회식을 하기에도 부담없는 가격과 넉넉한 양, 마지막으로는 편안한 분위기 때문이다. 살짝 취기가 올라 목소리가 높아져도 누구하나 짜증내지 않고 너그러이 넘어가는 그런 동네의 맛집 같은 푸근한 분위기가 있다.
탕이 끓기 시작했고, 야채와 소고기를 모조히 투하했다. 샤브샤브라는 음식은 탕에 넣기 전에는 참 사진찍기에도 좋은데, 탕에 푹 담근 그때부터는 사진을 어떻게 찍어야할지 고민이 된다. 밀푀유나 나베처럼 모양을 잡고 끓이는 음식이면 모르겠는데, 얜 좀 다르다. 그래서 마주한 사람과, 혹은 가족끼리 허심탄회하게 먹을 수 있는 편안한 음식인지도 모른다.
Y는 연신 맛있다를 반복하면서 야채와 고기를 들이마셨다. 정신없이 먹고 있는 Y에게 잘 익은 고기와 야채를 국자로 건네주며, 어린 나에게 이것저것을 권하던 부모님의 마음이 조금 이해되기도 했다. 이제는 내가 배불리 먹는 것보다, 나에게 소중한 사람이 잘 먹는 것을 보는 게 더 흐뭇해지고 있다.
늘 성실하게 한국어 수업을 들어주는 Y에게 감사.
샤브샤브를 다 먹고 나서 넣은 칼국수면. Y는 왜 면이 초록색인지 궁금해했지만, 그 자리에서 뽕잎이라 이야기하는 것을 까먹고 녹찻잎이라고 말해버렸다.(Y미안 사실 그거 뽕잎가루야) 낙성대 녹찻잎사랑이 되어버린 가게에도 심심한 말씀을 전한다.
마지막에 육수에 자글하게 볶은 볶은밥은 좀마니 짜서 먹다가 남겼다. 나이가 조금씩 들어가면 식성도 바뀐다던데, 이제는 풀~코스를 다 먹지도 못하는 걸 보면, 나도 이제는 고무고기까지 씹어먹던 신입생이 더이상 아닌가보다.
나가며
값이 비싸고 맛이 좋아도 맛집이지만, 이런 분위기 맛집은 그것 나름대로 훌륭한 맛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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