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카세, 서초 스시도우 #2 (어느 단골 H와의 넋두리)
(9월 언저리에 갔지만 한참을 까먹고 이제야 쓰는 지각리뷰)
서초 스시도우
위치 :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동 1544-10번지 1층 102호 (지하철 2호선 서초역, 걸어서 7~10분)
시간 : 런치 / 디너 가능 (모바일 포잉으로 예약) 여기도 1분컷 (11월부터 디너 1,2부제)
가격 : 6.0 동일
* 스시도우가 오픈하자마자 이곳을 다녔던 좋은 친구 H와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바탕으로 쓴 이야기이다.
문을 막 열었을 때부터 꾸준히 다녔던 친구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이야기라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넋두리 특집인만큼, 바로 보고 가시죠 (두괄식을 선호함)
배울 점이 많은 친구이자, 스시 도우 단골 H와의 넋두리
스시도우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셰프님의 '여유'
오픈 초반에 비해서 셰프님의 여유가 많이 없어지셨다. 포잉을 보더라도 접객에 대한 이야기를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는데, 원래는 책상 밑에 있는 생선 도감을 뒤적뒤적 꺼내서 손님께 재료 설명을 해 주실 정도로 여유가 있으셨다고 한다. 지금은 "광어입니다" 정도...
아직 재료에 대해 모르는 손님들을 위해 도감을 펼치며 설명해주시는 셰프님을 더 이상 볼 수 없는게 정말 아쉽다.
의미있는 한 끼로 기억됐을텐데.
여기서부턴 지극히 주관적이며, 개인적인 생각
하나, 등푸른 생선
사실 디너 6만원이면 위치를 생각하더라도 무지 혜자 업장임은 확실하다. 또한 약간은 딱딱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밥 스타일도 개인적으로는 극호. 하지만 단가의 한계 때문인지, 등푸른 생선은 확실히 다른 업장에 비해 살짝 아쉽다.
둘, 흰 생선의 특색
그러니까, 입에 들어갈 때는 각각의 흰살 생선은 맛있다. 그러나 전체적인 흐름에서는 흰살 생선들 간의 특색이 비슷비슷해서 결국 식사 후에 기억나는 것은 꼬들꼬들한 쌀밥과 반찬의 느낌으로 어울리는 병어나, 장어류가 전부이다. 분명히 '배부르게' 잘 먹었는데, 초밥 하나하나의 질감보다는 '전반적으로' 잘 먹었다의 느낌에 좀 더 가깝다.
들어가기
가게를 열자마자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유튜브 채널에 소개된다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뒤늦은 리뷰지만, 이 차왕무시(일본식 계란찜)에 들어가는 재료는 크게 변동이 없는 듯했다.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깔끔한 맛이다.
10월 방문에는 없었던 호타테(가리비 관자) 보통은 초밥으로 많이 나오지만, 이렇게 츠마미(つまみ)...안주?로 먹는 것도 시원한 식감과 함께 쫄깃함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엄청 단 맛은 아니었지만, 소금과 먹으니 괜찮았었다.
농어 사시미. 넉넉하게 여러 점 받기 때문에, 소금도 찍어보고, 간장도 찍어보고, 와사비로 발라보는 기행을 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재료이다.
전갱이. 스시도우가 처음에는 어땠는지 잘 모르지만, 굳이 평범했던 재료를 고르자면, 등푸른 생선들이었다. 전갱이 회는 양은 넉넉했지만, 넉넉한 양만큼 맛이 깊지는 않았다.
10월 방문에는 나오지 않았었던 소라. 사실 10월에 비해 9월 방문은 츠마미의 양이 좀 많았다. 이 때가 맨 처음 스시도우를 방문한 것이었기에 모르고 다 먹어버렸는데, 이걸 다 먹고나면 뒤에 초밥에 온전히 집중을 할 수 없다는게 좀 아쉽다. (양이 너무 많아서)
조금은 비렸던 가다랑어
맛이 괜찮았던 청어 구이. 청어 자체의 기름짐은 #1 스시도우가 더 좋았던 것 같다.
문제의 마끼. 먹다가 조용히 젓가락을 내려놓고, 차를 벌컥벌컥 들이킬 수밖에 없었다. 최근에 먹은 등푸른생선 중에 가장 비렸다. 태풍에 장마가 끝나지 얼마 않아서였을까...
스시도우의 등푸른 생선에서 더 이상 기대를 하지 않게된 가장 큰 시발점이 된 한 조각이었다.
무난했던 문어와 폰즈같은 젤리
맛이 괜찮았던 우니 + 단새우 비빔밥. 사실 이제는 엔트리에서도 근의 공식마냥 하나의 고정 메뉴로 정립되어버린 우니와 단새우인데, 이렇게 비벼서 먹는 것도 괜찮았다. 플라스틱 우니를 맛있는 쌀알로 덮는 '스낄'?
9월 방문 때 가장 인상적이었던 아까미(참치적신) 초밥. 이 초밥을 처음먹고 앞의 츠마미들을 너무 넙죽넙죽 먹은 것을 정말 후회했다. 최근에 방문했을 때 참치는 이 때의 맛을 내지 못해서 아쉬웠다.
농어 뱃살, 적당히 기름지면서도 맛이 괜찮았다.
참돔 밑에 숨어있는 차이브
이제는 볼 수 없는 잿방어
기름짐이 15%의 체지방률을 자랑했던 금태. 아직까지는 가네끼 스시에서 먹은 금태의 기름짐을 따라갈 수 없는 것 같다. 가네끼는 한 40%되는 듯했다.
지나치게 씹히는 맛도 없고, 그렇다고 물컹물컹하지도 않았던,
무난했던 한치. 오히려 다른 곳들처럼 아무 데나 유자 제스트를 뿌리지 않아서 좋았다.
이 날의 베스트 벵에돔(줄무늬라고 듣지 않았으니 아마 그냥 벵에돔...?)
다음 달 방문을 기대하게 만들었던 1점. 아쉽게도, 10월 달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이것또한 오마카세의 매력이다.
내륙 촌놈이 처음으로 먹어본 '병어' 갈 때마다 맛있다고 느끼는 생선인데, 어째 글을 쓰려고 다시 보니 좀 타긴했지만, 먹을 때는 정말 맛있게 먹었었다. 10월 방문에 이 병어를 1픽으로 꼽았을만큼 도우의 병어만큼은 아주 훌륭하다. 폭신폭신한 맛과 짜지 않은 적당한 소금기가 밥과 아주 어우러져 식도를 넘어간다.
특이하게 츠마미에 나왔던 호타테(관자)가 또 초밥으로 나왔는데, 개인적으로는 츠마미로 간단하게 먹는 것이 더 좋았던 것 같다. 왜냐하면 이 때쯤 배가 너무 불러와 쌀알을 넘기기 힘들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등푸른 생선 갱단의 일원 전갱이
생각했던 것만큼 비리지는 않아서 다행이었다.
삼치. 이건 10월달 방문이 훨씬 더 월등하게 맛있었다. 네타(생선)과 밥의 온도가 맞지 않으면 꽤 당황스러운 초밥이지만, 무난무난했다.
무난했던 전복찜과 게우소스. 워낙 밥이 내 스타일에 맞는 집이라, 사실 반찬 느낌으로 나오는 재료들은 무엇이든 환영이다.
간표마끼는 여전히 나오고 있었고.
포슬포슬한 장어 초밥. 그런데 비교해보면, 10월의 장어는 소스가 거의 안 발려있었다.
번갈아보며 쓰다보니, 교꾸의 높이도 좀 바뀐 것 같은데, 요건 엄청 단 과자 같은 느낌이라면, 1편의 교꾸는 더 빵 같은 느낌? 굳이 하나를 고르자면 이번 편의 교꾸 승
적당히 알싸한 맛이 일품이다. 약간 양이 많아 과식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데, 요걸 먹고나면 그래도 좀 내려가는 기분좋은 '착각'이 든다.
늘 맛있는 우유 푸딩
나가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너 6만원으로 정말 배부르게, 된 밥의 꼬들꼬들한 오마카세를 즐기고 싶다면 도우만한 곳도 없는 게 사실이다. 지금도 강점을 훌륭히 가지고 있는만큼 이를 바탕으로 더 좋은 가게가 되어 이름처럼 멀리멀리 '날아가는' 도우가 됐으면.
월간 오마카세 도우편 끝
'스시 다이어리 > 가성비의 끝판왕, 엔트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시토와, 친구따라 강남간 이야기 (4) | 2022.02.06 |
---|---|
여의도 아루히, 역대급으로 맛있었던 날 (10) | 2021.02.20 |
오마카세, 서초 스시도우 (조금 빡세지만 갈만해) (5) | 2020.10.17 |
오마카세, 여의도 아루히 (예약이 정말 빡세?) (11) | 2020.09.24 |
오마카세, 보라매 상남스시 (4) | 2020.09.05 |
댓글
이 글 공유하기
다른 글
-
스시토와, 친구따라 강남간 이야기
스시토와, 친구따라 강남간 이야기
2022.02.06 -
여의도 아루히, 역대급으로 맛있었던 날
여의도 아루히, 역대급으로 맛있었던 날
2021.02.20 -
오마카세, 서초 스시도우 (조금 빡세지만 갈만해)
오마카세, 서초 스시도우 (조금 빡세지만 갈만해)
2020.10.17 -
오마카세, 여의도 아루히 (예약이 정말 빡세?)
오마카세, 여의도 아루히 (예약이 정말 빡세?)
2020.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