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카세, 여의도 아루히 (예약이 정말 빡세?)
여의도 아루히
위치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여의동 (역에서 내리면 바로 보이는 상가 2층!!)
시간 : 런치 / 디너 가능 (네이버 예약) 근데 사실 연예인 콘서트 예약보다 더 어렵다 매달 20일 네이버 오픈
가격 : 3.5 근처. 디너는 주류 1병 무조건 필수 (소주 5,000 맥주 9,000 사케 @)
1타임에 10자리까지 앉을 수 있다.
들어가기
아이돌 콘서트보다 예약이 더 빡센 스시야가 있다?! 그렇다. 사실이다. 여의도의 아루히는 진짜 왠만한 스시야의 예약 난이도 뺨을 후린다. 물론 아리아께 모리타 아저씨나 마츠모토도 180통 가까이 전화를 하긴했지만, 뭔가 체감상 난이도는 여기가 젤 높았다.
여의도역에서 내려 바로 앞에 나오는 상가 2층으로 올라가면 아루히가 있다.
예약이 얼마나 빡세냐면, 대학생들이 이용하는 서버 시간 사이트를 이용하고도 실패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이다. 한 1초 정도 빨리 클릭하면 되는 것 같은데, 또 너무 빨리 클릭하면 오히려 서버에서 팅기니까 적당히 운도 따라줘야할 것 같다. 같이 예약을 시도한 우리의 오박사님께서는 대기자 2,500명, 접속 예상 시간 2시간을 봤다고 하니 얼마나 사람이 몰리는 지 알 수 있었다.
연어알이 올라가있던 계란찜. 여러 계란찜을 먹어 봤지만, 계란의 슴슴한 맛을 약간 짭쪼름하면서도 단 맛이 도는 연어알이 터지는 맛은 또 신선했다. 개인적으로는 좀 더 뭔가가 씹히는 전복류나 계란찜을 좋아하지만, 이것도 충분히 맛이 있었다.
보이는 술병과 함께 앞에 나온 미소시루. 이상하게 미소시루에서 육수의 맛보다는 인위적인 맛이 많이 올라와서 이건 손이 잘 가지 않았다.
첫점으로 나온 잿방어. 어디서나 나오는 생선이지만, 첫점이라 그런지 엄청 맛있게 먹었다. 밥이나 와사비 상태도 크게 튀는게 없어서 따로 줄여달라고 말씀드리지 않았다.
AKA 풀때기가 들어간 도미 초밥. 도미 초밥사이에는 저렇게 실파, 차이브의 향기나는 치코리타들이 들어가 있는 경우가 있는데, 확실히 광어 초밥보다는 맛이 덜 심심해져서 좋다. 생선의 감칠맛이 잿방어와는 또 다르게 느껴져서 같은 흰살 생선이지만 맛을 더욱 풍부하게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농어 선생님. 일본어로는 스즈끼인데, 어째 사람의 이름에서 많이 들어 본 것 같다? 특이하게 코스에서 농어를 2번 내어주시는데, 앞에 나오는건 지중해산이라 하시고, 뒤에 나온건 국내산이라 하셨다. 꽤 두툼하고 기름진데다가 씹는 맛도 찰지고, 앞에 나온 2점과 또 다른 맛인 것 같아 무지 즐겁게 먹었다. 다 먹고 나니 느낀건데, 껍질까지 살짝 살아있는게 또 뒤의 농어와는 다른 맛이 났던 이유가 아닐까.
무난했던 전갱이
꽤 인상깊었던 이소베마끼. 이소베라는 것은 일본어로 해변의 자갈 뭐 이런 뜻인데, 왜 이게 이소베 마끼인지는 또 구글 야후 재팬을 뒤지만 알게 될랑가. 우선 씹히는 꼬독함이 일품이었고, 청어 특유의 기름진 맛과 함께 올라오는 야채와 밥의 신선함이 일품이었다. 3피쓰를 꼽으라면 무조건 넣을 것 같은 한 점이었다. 가시까지 잘 발라주셔서 맛있게 먹을 수 있었고 1점 더 먹고 싶었던 초밥.
아루히의 시그니처 꽃다발이라고 하는 것 같았다. 옛 속담에 보기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이 있다는데, 딱 이런 상황인 것 같다. 솔직히 스시는 특성상 가격에 맞는 재료들이 돌고 돈다. 5만원짜리 코스에 갑자기 오오시마산 북방참다랑어 오도로는 좀 생뚱맞다. 이타마에(요리사)가 재료들을 가지고 어떻게 다양한 맛을 낼까?가 1순위의 고민이겠지만, 이렇게 시각적인 재미로도 그런 제한된 재료들의 단조로움을 피할 수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이래저래 코스 고민을 많이 하신 흔적이 보이는 1점이었다.
무난했던 광어
이날의 1픽 개우럭초밥. 개우럭은 그냥 VERY 큰 우럭이다. 그래서 그런지 씹는 맛도 그렇고, 입에 넣을 때 뭔가 바로 튕기는 반발력과 함께 나오는 맛이 이날의 1등 초밥이었다. 사실 전에 생선 특집에도 썼지만 우럭은 수율이 무쟈게 나쁜 생선이라 보통 매운탕 1선발로 등판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렇게 맛있는 초밥이라면 얼마든지 우럭도 환영이다. 근데 수율이 나쁘니까 고객이나 셰프 모두에게 루즈루즈여서 안 쓰이는 걸라나....
비리지도 않고 무난했던 고등어. 사실 등푸른 생선들은 다 그냥 평범한 맛이었고, 앞에 나왔던 이소베 마끼의 청어가 참 맛있었다.
국내파 농어친구. 농어 초밥을 구분하는 방법은 저 검은색 실핏줄 같은 걸 보면 알 수 있는데, 이게 또 우럭에도 저런 특징이 있단 말이지? 근데 우럭은 오마카세에는 거의 안나오니까 스윽 보면 그냥 오 농어?라고 맞혀도 아직은 문제는 없더라.
호타테. 가리비 관자인데, 이건 여러 곳을 다녀도 츠바사에서 먹었던 1점이 젤 맛있었다.
넉넉하게 2점을 올려주신 게 인상깊었던 아까미. 맛은 뭐 익숙한 아까미의 맛이고 산미가 크게 느껴지진 않았다. 빨간생선살 특유의 산패감이 씨게 올라왔떤건 츠바사의 스페인 생축양이었고, 밥과 조화과 뛰어났던 건 스시도우의 첫 아까미 초밥.
좀 질겨서 입에 남았던 오징어. 요즘 다른 곳은 그냥 한치 칼집 + 유자 제스트일색인데, 그냥 이렇게 주시는 것이 오히려 평범해서 좋았다.
네기토로 + 우니
특별히 비린맛은 나지 않았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우니에서 비린맛을 느끼려면 전문 일식말고, 레스토랑에서 우니 요리를 곁들여서 하는 경우에 비린맛이 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오마카세에서 우니가 맛은 아쉬울 순 있어도 어쩌겠는가. 더 좋은 우니를 먹고 싶으면 재료비가 상상을 초월하는걸 ㅜ
아루히의 시그니처 후토마끼.
저걸 확실히 한 입에 먹는 건 불가능하더라. 그냥 찢어서 나눠먹었고, 꼬랑지는 같이 간 오박사님께서 받으셨다. 확실히 귀여운 곰탱이처럼 생겨서 셰프님이 신경써주신게 분명하다. 부러운 오박사님
나가기
하나, 이곳은 접객이 매우 훌륭한 초밥집이다. 귀엽고 바보같은 오박사님의 작은 실수로 10분 정도 늦었는데, 정말 무안하지 않게 타이밍을 맞춰서 접객을 해주셨다. 내가 10분일찍 도착해 미리 양해를 구했을 때도 흔쾌히 받아주셨다. 왜 그렇게 손님이 많은지, 예약이 터지는 지 알 수 있었다. 서빙을 해주시는 사모님? 여성분?도 늘 웃고 계셔서 참 기분좋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역시 미소는 모두를 기분 좋게 만들어 준다. 자주 웃어야지.
둘, 예약이 정말 힘들긴하다. 근데 이걸로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는 없다. 그냥 다른 곳도 충분히 비슷한 맛을 뽑아낼 수 있다. 여의도라는 사기적인 위치가 한몫하는 거지. 정말 아루히에서만 먹을 수 있는 맛!이런 초밥은 없었다.
셋,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약을 성공한다면 행복하게 가볼만 하다.
<새로 추가한 예약 꿀팁 대방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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