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카세, 서초 스시도우 (조금 빡세지만 갈만해)
서초 스시도우
위치 :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동 1544-10번지 1층 102호
시간 : 런치 / 디너 가능 (포잉 예약) 여기도 1분컷
가격 : 6.0 동일
오픈 초기는 1타임 당 6자리였으나, 지금은 2자리 더 늘어서 8자리. 8인이어도 접객이 부족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들어가기
테스형!! 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예약은 빡센 곳. 그래도 피크를 찍은 예전만큼은 덜 빡세진 것 같기도 하고.
유튜브에 소개된다는 것은 동전의 양면같은 매력이 있다. 뿌듯하면서도 동시에 예약이 빡세지는 짜증남의 공존이랄까.
초밥은 무엇을 먹었는지도 중요하지만, 편안한 분위기에서, 마음이 맞는 지인과 함께, 마지막으로는 매너 좋은 손님들과 먹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느낀 방문이었다. (이날은 완벽했다)
저번 가네끼 편에 등장하셨던 '뻔뻔한' 지각자, 그리고 노쇼는 정말 찐이다
서초역에서 내려 맞은편에 보이는 큰 교회를 보면서 나도 저런 건축물의 건물주가 되고 싶음을 강렬히 원하는 동시에 현타를 느끼며 발걸음을 재촉해 10분 정도 걸으면 스시 도우가 나온다.
아주 단정한 기물. 크게 빼어난 것도 없지만 그렇다고 크게 흠잡힐 만한 세팅도 아니다.
표고버섯은 누가 요리하냐에 따라 맛이 참 달라지는 신기한 재료이다. 적당히 짭쪼름한 표고버섯과 새우가 들어간 계란찜은 참 맛있다.
도우에선 처음으로 맛봤던 북방조개. 그냥 소금만 찍어먹으니 조금 비렸지만, 간장과 와사비를 발라먹으니 꼬독함과 씹히는 식감이 올라와서 괜찮았다.
광어나 우럭과는 확실히 다른 체급에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농어 사시미. 도우의 농어 사시미는 투박하면서도 넉넉한 인심이 매력적이다.
이날 유난히 기름기가 쫙 올라왔던 청어. 확실히 여기는 아부리(굽기)를 많이 쓰시는데, 이건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이날 들었다. 확실히 맛있는 츠마미(안주)였다.
엔가와(광어 지느러미)살도 아부리가 되어 있어서 위에서 그런 느낌이 더 강하게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워낙 기름진 부위라 한 층 더 기름이 올라오기도 했지만, 생으로 먹고 싶다는 느낌이 들었다.
전갱이 ... 젤리? 모든 장점이 공존하는 도우지만, 가격대가 가격대인지라, 히카리모노(등푸른 생선)은 조금 밀리는 감이 없잖아 있다. 개인적으로는 조금 비린감이 없잖아 있다. 그래서 그냥 눈으로만 감상하였다.
참돔 아부리. 적다보니 벌써 츠마미에 살짝 불에 익힌 녀석이 세점이나 나왔다. 그래도 적당한 온도에 불에 녹은 기름기까지. 이정도면 벌써 배가 불러오는 듯하다.
(그래서 도우는 처음가면 양 가늠이 안돼서 뒤쪽 초밥을 온전히 즐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밥을 줄여달라고 부탁하는 것을 추천
앞에도 말했지만, 푸른 생선 계열은 비린내와 맛의 깊이에서 약간의 아쉬움이 들긴하다. 근데 이걸 커버하는 밥의 질감이나 다채로움이 있기에 도우가 늘 매진이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고등어(시메사바)인데 그냥 먹고 차를 빨리 마셨다.
감탄을 금치 못했던 복어튀김. 이건 따로 팔아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 같은 맛이엇다. 적당히 짭쪼름하면서도 술을 부르는 맛? 정말 물건이었다.
전복 내장소스(게우) 는 이날 비리지 않아서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무난했던 광어
오랜만에 돌아온 방어. 아직까지 방어 특유의 기름짐이나 산미는 부족했지만 이건 점점 계절이 추워지면서 자연스레 올라올 예정이니까. 제철마다 다른 생선이 맛을 가지는게 오마카세의 묘미라고 생각된다. 그런 점에서, 방어는 계절을 타는 재미와 함께 부위에 따라서도 서걱거림과 동시에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기에 매력있는 생선이다.
금태. 확실히 비싼 생선이라 그런지 가격에 따라 기름짐의 체급 차이가 존재하는 건 어쩔 수 없다. 위에 캐비어는 데코레이션에 그쳤고, 금태도 전에 먹은 가네끼의 금태와는 확실히 기름짐에서 차이가 느껴졌다.
하지만 도우 밥은 맛있으니까 밥이랑 먹는 반찬이라 생각하면 아주 만족.
또 아부리된 새우 ㅋㅋ (확실히 아부리가 많긴 해) 하지만 재료는 충분히 육즙을 머금고 있었고 맛있었다. 근데 염분이 좀 끝까지 남아서, 이건 사케나 다른 주류와 함께 먹으면 더 맛있는 초밥이 될 듯하다. 밥이 지나간 후에도 소금기가 남아있었던 맛이다.
저번에는 이걸 초밥 맨 먼저 주셨는데, 이번에는 좀 뒤로 빼신 느낌. 그냥 참치초밥 저번엔 참치초밥이 1픽이었는데.
요것도 아부리 되어 있었던 시마아지(줄무니전갱이). 사실 서걱거리는 맛의 줄전갱이를 더 좋아하는데 그래서 좀 슬펐다 흑흑
아주 훌륭했던 농어 뱃살. 지방감과 함께 식감도 일품이었다.
우니 한판을 삭삭 긁어 올려주신 단새우 우니 조합. 사진찍다가 완전히 초밥이 무너져버렸는데, 새로 만들어주시려하시길래 황급히 만류드렸다. 내가 사진찍다가 자연스레 풀린거라 온전히 나의 불찰이다.
우니는, 플라스틱 우니지만 정말 온도나 질감이 만족스러웠다. 끝에 살짝 맛이 바뀌긴했지만, 바다 건너 온 우니라는 걸 생각해보면 이정도면 만족스러운 맛.
도미 초밥~
오히려 스시도우의 시그니쳐라고 느껴지는 병어 초밥. 병어라는 생선이 생소했었는데, 이곳에 다니면서 참 가시도 없는데 살은 많은 폭신폭신 좋은 생선을 알게 된 것 같다. 입에 넣자마자 녹아버렸다. 이날의 1픽 초밥.
미운놈 떡 하나 더 준다고. 삼치 초밥을 2점 받았다. 사진에 있는 걸 맛있게 먹고 나니, 한 피스가 남았는지 슥 주고 가셨다. 셰프분들마다 개성도 다양하시고, 활발하신분, 조용하신분 등등이 있지만, 도우 셰프분은 말로 표현은 잘 안하시지만 손짓이나 접객에서 고객을 향한 섬세함이 느껴지는 것 같아 참 좋다. (한 피스 더 받았다고 적은 것 절대 아님)
즐거운 식사가 끝났음을 알리는 장어초밥. 포슬포슬한 식감인데, 오히려 병어가 더 맛있을 정도로 이날은 병어가 기억에 남았다.
에도마에 구성의 마지막을 알리는 칸표마끼(박고지말림...) 사실 도우는 이때쯤오면 배불러서 맛을 음미하기보다는 풍부함에 만족하면서 마끼류를 먹게 되는 것 같다. 여기서 후토마끼까지는 좀... 먹기 부담스럽다
교꾸. 근데 일본인 친구에게 물으니까 그냥 타마고야끼라는데...?!
이게 한국에서만 쓰이는 이상한 일본어인지 의문이 문득 들었다. 노량진에서 쓰이는 히비끼는 정작 본토 야후에서는 검색조차 안되던데. 한국에서 사용되는 정체불명의 일본어 단어들은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다.
찐막 디저트. 너무 달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밍밍하지도 않고
나가기
하나, 셰프님은 말씀이 참 없으시지만, 반가사유상처럼 조용하면서도 온화한 접객으로 손님을 만족스럽게 해주신다.
침묵은 금이요, 논변은 은이라는 말이 이보다 더 정확할 수 없다.
둘, 예약이 조금 힘들긴하지만, 운이 좋으면 취소표를 꽤 잘 구할 수 있다.
셋, 초밥에 막 입문한 친구를 데려가기에도 충분하고, 내가 좀 밥을 많이 먹고 싶고, 진 밥보다는 된 밥을 좋아하며, 크게 간이 쎄지 않은 밥을 선호한다면 무조건 가야하는 업장.
하지만, 히카리모노(등푸른) 애들을 좋아하고, 짜거나 신맛이 강한 밥을 좋아하는데, 거기다 원래 먹는 양이 적은 분들께는 오히려 어마어마한 '마이나스'로 작용할 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다음 방문의 한 ~ 두 피쓰를 기대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
마치 9회말 2아웃의 용택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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