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 미우, 소고기의 새로운 지평
신사 미우
위치 : 서울특별시 강남구 압구정동 압구정로 113-22
영업시간 : 인스타 miu_84 문의 (100% 예약제)
가격 : 부위별 상이 (메뉴판 별첨)
추천 메뉴 : 다 맛있었음
어쩌다 보니 쫌 지난 후기. 솔직히 나만 알고 싶어 후기 쓰기가 싫었던 곳이다.
제주도도 다녀오고, 일들이 좀 있어서 며칠간 블로그에 업로드를 하지 않았다. 글 300개를 채우니 살짝 게을러진 감도 있었고...
글 500개는 채우고 싶었는데, 은근히 100 단위로 글이 리셋되니 글쓰기 근육이 한 번에 팍! 사라진 느낌. 코로나가 끝나야 여행 글들도 빛을 볼 텐데 껄껄.
여하튼 역대급으로 만족했던 식당이며, 맛뿐만 아니라 고깃집에서 사장님의 서비스나 경영 철학에 감동받기는 처음이었다.
가격이 좀 있는 편이지만 애매한 고깃집 여러 번보다는 이렇게 제대로 한 번 먹는 게 맛집 지도 넓히기에는 참 좋은 듯. 개인적인 음식 기준 확립에도 도움이 되고.
들어가며
아파트 상가 건물 지하 1층에 위치해있다.
그냥 아파트 주민 인척 룰루랄라 들어가서 아파트를 지나 상가 건물로 들어가면 끝.
주차도 가능한 것 같지만, 초행길이라 그냥 버스를 타고 내 두 다리를 믿기로 했다. 지하로 내려가니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노렌이라 하기에는 그렇고 흠 귀여운 가게 마스코트로 보이는 검은색 깃발이 가게 앞에 걸려있었다.
사실 명절에 소고기를 사서 구워 먹을까 하다가,
소고기 배송비도 나오고, 연기는 또 어떻게 할 것이며, 낡은 프라이팬도 새로 사야 하고 그냥 귀찮아서 포기하려다가... 혼자 이대로 명절을 보내기에는 서글플 것 같아서 예약을 하고 찾아갔다. (워크인 불가능)
가게는 그렇게 넓지 않다. 100% 예약제로 하시는 이유를 알 것 같기도? 넉넉하게 앉으면 6 ~ 7 테이블까지 돌아갈 것 같은 느낌.
사장님이 몹시 몹시 친절하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참 많이 해주신다.
특히나 파는 고기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시다. 그래서 그런지 그날그날 컨디션이 떨어지는 고기는 주문을 해도 단호하게 주지 않으신다.
나에게도 다른 부위가 더 좋다고 자신 있게 권해주셨는데, 확실히 그게 더 맛있었다. 믿고 먹는 양심 있는 소고기 가게라니. 왜 이런 집은 집 근처에 없는지?
가격도 정말 질 좋은 한우임을 감안하면 꽤 괜찮은 편이다. 저기 서울 어딘가에는 100g에 100,000 가까이하는 가게도 있는지라...
그리고 메뉴판 좌하단에는 특수 부위도 팔고, 무엇보다 판매 단위가 무려 1인분이 가능하다. 혼자 온 손님도 부담스럽지 않게 조금씩 맛볼 수 있다는 점이 또 다른 장점으로 다가왔다.
사장님이 일본에서 유학을 해서 그런지, 확실히 1인 손님에 대한 배려가 정말 정말 좋았던 집이다.
일본에는 1인 손님도 고기를 편하게 구워 먹을 수 있는 시설이 잘 되어있는데, 아직까지 한국 고깃집에서 1인 식사를 좀 눈치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이곳 미우는 예외이다. 정말로. 혼자 갔는데 정말 편하게 먹을 수 있는 분위기였다.
기본 밑반찬들도 과하지 않고 딱 좋다.
그 초딩 입맛이라 그런지 보통 밑반찬 하나만 확실하게 먹는 편인데, 여기는 계속 이것저것 손이 갔다. 너무 많아서 뭘 먹어야 할지 고민이 됐을 정도로 밑반찬부터 확실했던 가게
구이용 야채도 일본처럼 참 정갈하게 손질이 되어 있다. 두부처럼 보이는 저 물체는 새송이버섯을 아주 이쁘게 절편 낸 것이다. 여기서 반해버렸다.
1. 우설 ( 100g / 20,000 )
소고기를 잘 모르는 사람에게도 참 친절히 설명을 해주신다. 입가심으로 특수 부위를 가볍게 권하셔서 그냥 미리 예약한 우설 100g을 요청드렸다.
우설과 같은 특수부위는 예약 시 따로 얘기를 해야 빼주시는 듯.
저 5점이 100g 정도 되는 듯했다. 소 한 마리에서 이것저것 날리고 나면 얼마 나오지 않는 부위이다.
불도 정말 좋다. 인위적인 탄 냄새도 나지 않고, 딱 정말 고기만 맛있게 구울 수 있게 불이 강력하게 올라오는 기분 좋은 느낌.
좋은 불은 딱 놓일 때부터 느낌이 오는 것 같다. 비리비리한 불에 고기 구워 먹다가 여기에 구우니 고기 구울 맛이 났다.
첫 점은 딱 먹기 좋게 구워 주신다.
고기도 좋고, 불도 좋아서 그런지 금방금방 구워지는 느낌이다.
첫 점은 아무것도 없이 먹고, 소금에도 찍어 먹고, 와사비도 발라먹고 (와사비는 삼광 시리즈)
아 정말 맛있는 부위였다. 뭔가 닭똥집같이 오독오독 씹히면서도 딱 마지막점에 신기한 육즙이 싹 올라와 입맛을 돋우어 준다.
식감도 너무 좋았고, 맛도 담백하면서도 살짝 치고 오는 맛이 참 일품이었던 부위. 애피타이저로 먹기에 참 좋은 부위인 것 같다.
2. 채끝 등심 (150g / 37,000)
다음으로 등심을 요청드렸는데, 채끝 등심을 추천해주셔서 일말의 망설임 없이 바로 바꾸었다. 결과는 대성공.
고기가 이렇게 기름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것도 맛있게 기름질 수 있다는 것.
니글니글 거리는 게 아니라, 육즙과 함께 기름기가 입안에서 팡팡 터지는 기분.
기름기가 많아서 그런지 와사비를 듬뿍듬뿍 발라도 전혀 과하지 않았다. 살짝 기름기에 물릴 때쯤 고기가 끝이 났다.
맨 위에도 적었지만 1인분 씩 판매를 하기 때문에 정말 다양한 부위를 맛볼 수 있다는 것이 이곳의 가장 큰 장점 같았다.
3. 안창살 (150g / 45,000)
원래는 2번까지만 먹으려 했는데, 우설과 채끝 등심이 너무 훌륭해서 눈 딱 감고 하나만 더 시켜보기로 했다. 알아서 주세요~ 했더니 안창살을 권해 주셨다.
고기가 참 특이하게 생겼다고 생각했다. 뭔가 나뭇잎 잎맥처럼 생기기도 했고... 이래저래 이쁜 고기라는 생각을 하면서 굽기 시작했다.
우설과 채끝 등심의 중간 정도의 기름짐을 느낄 수 있었다.
살짝 쫀득쫀득하면서도 살짝 기름기가 감도는 참 맛있는 맛.
오히려 채끝 등심보다 더 맛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창살을 먹고 나니 등심은 기름기가 살짝 과한 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 (물론 맛있었음)
마지막으로 주문한 입가심용 차돌 된장찌개. 밥도 원하면 말아서 주신다. 뜨끈뜨끈한 불판 위에 올려놓고 먹으면 별미가 따로 없다.
건더기가 너무 많아서 정말 원 없이 밥과 함께 먹을 수 있었다.
가게에서 직접 담갔다는 김치도 맛있었음... ㅎ
끝으로
중간중간 구이용 야채도 리필해주시고, 직접 만들었다는 파채도 너무 맛있었고, 혼자만 알고 싶을 정도로 너무 맛있었던 가게이다.
알음알음 유명한 가게인 것 같지만, 더 번창하시길 ㅎㅎ
앞으로 소고기는 여기서 먹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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