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공방, 평범한 마라탕과 괜찮은 꿔바로우
라공방 서울대입구역점
위치 : 서울특별시 관악구 봉천동 관악로 163
가격 : 마라탕은 100g 1,600 / 샹궈는 100g 3,000 / 꿔바로우 소 14,000
영업시간 : 코로나라서 그때그때 다름
추천 메뉴 : 의외로 꿔바로우 맛있음
들어가며
서울대 셔틀을 탈 수 있는 곳 근처에 있는 라공방 서울대점이다.
예전에는 베트남음식이지만, 가격은 '몹시' 비쌌던 에머이의 자리에 들어온 '라공방'이다. 라공방은 에머이와 달리 잘 정착한 듯하다.
코로나 이전에는 24시간 운영이라 밤늦은 시간이나, 새벽시간에도 손님이 있었고, 나도 사우나를 끝내고 새벽에 친한 친구와 방문해 마라탕을 먹은 적이 있다.
꽤 여러 번 갔던 만큼 맛은 평균은 하는 것 같다. 문제는 딱 평균만큼만 한다는 것이지만.
어느 곳이든 그렇듯, 이렇게 세팅이 이쁘게 되어있다. 참고로 마라탕을 파는 가게나 체인 중에 가장 깔끔하면서도 시설도 넓고 위생상태가 상당히 좋은 편이다.
어메이징한 저 세상 위생상태를 자랑하는 곳도 있고, 예전에는 서울대입구역 라화쿵푸도 자주 갔었는데, 기본적으로 거기는 너무 좁았다.
여기는 자리도 정 ~ 말 넓고 야채를 고를 수 있는 동선도 꽤나 괜찮은 편이다. 가장 현대적인 마라탕 체인을 꼽으라면 주저 없이 라공방을 꼽을 듯 (하이디라오는 논외로)
야채를 고르는 칸 맨 위에는 음료도 전시되어 있다. 양꼬치는 칭다오라는 유행어를 만든 칭다오 맥주도 있고, 바로 옆에는 한국 사람들에게는 조금 생소하지만 동북지방이나 베이징에서는 꽤 많이 먹는 하얼빈 맥주도 있다.
참고로 하얼빈맥주는 줄여서 하피(哈啤)라고도 부른다. 중국인 종업원이 있는 국내 가게에서도 하피라 그러면 다 알아들으니 그냥 편하게 주문하면 된다.
개인적으로는 하피가 더 맛있다.
북경에 가면 슈퍼에서 매우 저렴하게 연경 맥주도 살 수 있는데, 이건 옌징이라 부른다. 얘도 먹을 만하다.
가장 좋아하는 재료 중 하나인 목이 버섯이 보인다. 나중에 중식 재료 도감을 앗싸리 쓸 때 또 나오겠지만, 얘는 무얼(mu'er)이라 불리며, 중국 가면 무쟈게 많이 먹게 된다.
마라탕, 마라샹궈하면 빠질 수 없는 재료, 넓은 당면이다. 콴펀이라고도 불리며 宽粉(kuan fen)이라 쓴다. 얘도 어딜 가나 나오는 신기한 재료이다.
가장 좋아하는 메뉴. 사실 공깃밥 대신에 이걸로 밥을 먹는 것도 나쁘지 않다. 건두부이며 중국에서는 干豆腐(gan dou fu)라고 부른다.
京酱肉丝(경장육사)을 시키면 다진 고기와 함께 싸먹으라고 나오는 식재료의 정체가 바로 이 건두부이다. 어향육사에도 같이 나온다.
그리고 마지막 히든 메뉴 부죽까지. 얜 腐竹(fu zhu)라 쓴다. 맛 자체는 생소할 수 있는데, 정말 맛있는 마라탕에 먹으면 이만한 재료가 없다.
어쩔 때는 건두부보다 더 맛있을 수 있는 메뉴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서울의 마라탕은 무슨 약속이라도 한 듯이 가격이 똑같다. 마라탕 단통법도 아니고, 마라탕은 1,600원, 샹궈는 3,000원으로 똑같은데 마라탕협회가 있는 게 분명하다.
여기도 그렇지만, 계산할 때 맵기와 고기 추가를 선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맵기는 3단계까지 있으며, 중국어로는 각각 微辣(웨이라) , 中辣(쫑라) , 超级辣(챠오지라) 정도가 있다.
정말 중국식으로 하는 데는 1단계만 시켜도 얼얼하고, 2단계부터는 입술이 얼얼해지는 걸 느낄 수 있다. 물론 이곳은 현지화가 되어서 2단계도 그다지 얼얼하지 않다.
고기도 마라탕 협회에서 정한 가격이 있는데 1인분에 3,000원이며 양고기나 소고기 모두 동일하다. 양고기는 羊肉(양로 우), 소고기 牛肉(니우 로우)라 읽고 웃긴 게 가격도 똑같다.
라공방의 장점은 밥을 따로 추가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두근두근 소스시간. 사실 땅콩소스만 있으면 괜찮은데, 기호에 따라서는 고추기름 정도를 넣어먹으면 제일 깔끔하다. 땅콩소스는 芝麻酱(쯔마지앙) 혹은 그냥 麻酱(마지앙)이라 해도 알아듣는다.
간혹 가다 소스가 없는 데서는 안 주는 경우도 있는데, 불러서 마 지앙 달라하면 스윽 가져다준다.
香油(씨앙요우)도 있는데, 이건 캔에 담겨 있는 경우가 많다. 따로 돈 받고 파는 경우가 많지만 또 달라하면 주는 게 중국 문화이기도 하다. 두 개 섞어서 먹으면 참 맛있다.
드디어 메뉴가 나왔다. 마라탕을 안 먹은 지 좀 되어서 넉넉하게 시켰는데, 좀 양이 많아 보이긴 하지만, 요즘 1일 2끼만 먹고 있으니 괜찮지 않을까?
생각보다 금방 나왔다.
이제는 소스 만드는 것도 귀찮아서 그냥 이 소스에만 찍어먹는다.
옥수수 면은 아주 조금만 넣었고, 야채랑 두부 위주로 많이 넣었다.
목이버섯도 넣고,
부죽도 맛있게 먹었다.
사실 산초열매가 거의 없어서 그런지 특유의 얼얼한 '마' 맛이 많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렇다고 '라'한 매운맛이 강했던 것도 아니고.
무난무난해 마라탕을 처음 먹는 한국인에게는 적당한 가게이지만, 대림이나 중국 본토 혹은 사천 요리(촨차이)의 얼얼한 맛을 좋아한다면 분명히 아쉬움을 느낄 만하다.
대림에 '치청춘'이라는 가게가 있는데 오랜만에 가서 거기를 리뷰해야겠다. 거긴 정말 찐이다.
혹시 몰라 시켰던 꿔바로우 소 (14,000)이 의외로 정말 맛있었다. 꿔바로우를 못하는 집에 가면 엄청 끈적하거나, 과하게 톡쏘거나, 혹은 입천장이 다 뒤집어지는 마술을 경험할 수 있는데, 여긴 깔끔하다.
나오는 고기도 5개나 되며,
심지어 두께감도 적당하다.
과하게 튀김옷이 두껍지 않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것도 크나큰 장점이다.
추억의 음료수 冰红茶(삥홍챠)로 리뷰 마무리. 중국 아이스티인데, 중국에서 물 대신 벌컥벌컥 마시기에 참 좋다. 한국으로 넘어오면서 제약회사 주식처럼 뻥튀기된 가격을 가졌다는 게 문제지만.
나가며
대림에 가고 싶어 지는 아주 평균적인 마라탕 맛이었지만, 꿔바로우는 매우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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