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콜로세움, 미리 표 예매하고 가세요! [로마]
지난 이야기
꼭 티켓은 미리미리 사놓으세요.
무식한 건지, 용감한 건지.
지하철역 Colosseo에 내리면 되는데, 역 안에 파는 피자 냄새가 꽤 좋다. 유혹당해 먹을 뻔했다.
유명한 관광지니까 워크인으로도 문제없이 관광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다. 천만의 말씀. 한여름날에 도착한 콜로세움은 입장 줄부터 어마어마했고, 유럽에는 '표를 사는 줄'과 '입장하는 줄', 2개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나~중에 베르사유 궁전에서는 입장하는 줄만 기다렸다)
그리고 생각보다 입장 가능한 마지막 시간이 빠르다. 유럽의 여름 해는 어마어마하게 길지만, 그에 비해 콜로세움의 입장 시간은 꽤 빨리 끝나는 편이었다.
미리 인터넷에서 표를 구매하면, 프린팅 된 티켓을 준비하면 되지만, 그런 거 없이 온터라 상당히 당황스러웠다. 물론 검색 끝에, 주변에 줄을 덜 서도 되는 매표소를 찾았다.
그러니까, 정식으로 콜로세움 매표소에 줄을 서는 것이 아니라, 비교적 인기가 덜한 바로 옆 관광지에서 콜로세움이 포함된 통합표를 사는 것이 훨~씬! 더 빠르고 쾌적하게 살 수 있다.
우여곡절 끝에 표를 사고, 문이 닫히기 5분 직전에 입장할 수 있었다.
들어가자마자 존재하는 어마어마한 인파들.
내부 수리로 인해 들어가지 못하는 구역도 꽤 있었다. 앞에 나올 사진에도 있겠지만, 끊임없이 무언가가 수리 중인 곳 같다.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지하와 1층이 완전히 수리 중이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7월의 이탈리아 햇빛은 미.쳤.다.
그늘을 따라 1층을 한 바퀴 도는데도 땀이 줄줄 흘러내렸다. 안에 따로 음수대가 있지만, 물통을 개인적으로 준비해 물을 따르면 된다. 이것도 줄이 있었던 건 안 비밀.
그늘에서 잠시 쉬다가 다시 또 걸었다. 2층 ~ 3층에는 미니 박물관이 있는데 콜로세움의 역사나 이탈리아 문화재에 대해 같이 배울 수 있다. 영어로 설명이 매우 잘되어있다. 역시 관광지에서는 영어가 대빵이다.
중국인 관광객도 참 많이 오는지, 중국어 설명도 잘 되어있는 편이다.
한국어는...;
뭔가 오래된 것 같은데 그냥 덩그러니 놓여있다. 너무 많아서 그런가. 벽에는 정말 초창기 콜로세움의 흔적들을 인쇄해 놓은 게 보인다. 딱 저런 걸 보고 싶었는데.
물론 현실은 공사 중이다.
아치 사이로 보이는 밖의 신록이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색감이 아주 그냥.
물론 작열하는 태양은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어떻게 걸어 다녔지. 선크림은 정말 정말 필수이다.
한참을 올라오니 경치가 탁 틔었다. 1층에 비해서는 훨씬 더 이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체인 가까이 가면 이렇게 벽 그대로를 구경할 수도 있었다. 어떻게 몇 천년을 자리를 지키고 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자세히 보면 기둥에 체인이 감겨있는 모습이다. 겉으로는 멀쩡하지만 가까이 가면 이렇게 아픈 친구들이 많다.
안에서 바라보는 바깥 풍경도 예술이다. 이국적인 나무들이 내가 로마에 왔음을 알려준다.
들어오는 데 걸렸던 시간, 발 동동 구르느라 걱정했던 것에 비하면 내부 관람은 비교적 빨리 끝나는 수준이다. 이런 곳은 앞으로도 말하겠지만 '인이어 가이드'가 없으면 생각보단 감흥이 덜하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무엇인지 느껴지는 순간.
콜로세움을 나와서 다음 목적지로 걸었다. 다음 목적지는 팡테온이다.
오히려 내부보다 바깥에서 본 풍경이 더 이뻤다. 중국 <围城>의 유명한 한 구절이 떠오르는 순간이다.
婚姻是一座围城,没有结婚的人,拼命想挤进去,结了婚的人却拼命想向外爬
결혼은 포위된 성과 같아,
아직 결혼하지 않은 자는 목숨을 걸고 들어오려 하지만,
정작 결혼한 자는 목숨을 걸고 나가려 한다.
결혼만 콜로세움으로 바꾸면 딱이다.
판테온
콜로세움에서 판테온까지 거리는 이 정도이다.
처음 내렸던 지하철 입구에서 버스도 탈 수 있는데, 그곳에서 87번 버스를 타면 편하게 1번 만에 도착할 수 있다. 체력을 좀 아낄 필요가 있다.
정신없는 버스를 타서 내린 후 조금만 걸으면 이 판테온 오벨리스크가 보인다. 다 이웃나라에서 가져온 물건들이다.
기억으로 판테온은 무료입장이었던 것 같다. 꽤나 둘러볼 거리도 많고, 비가 와도 물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천장 구멍을 관광할 수도 있다.
한국에서 수능을 쳤다면 '판테온 지문'에 나오는 그 건물을 눈으로 볼 수 있으니 이보다 기쁠 때가 없다. 사실은 비가 많이 오면 구멍으로 비가 들어온다고 한다. 뭐든 100%는 세상에 드문법이다.
저 라틴어의 뜻은 "M(arcus) Agrippa, son (F) of Lucius (L), Consul (COS) for the third time (Tertium), built this."
상당히 축약된 뜻이다. www.proz.com/kudoz/romanian-to-english/other/148987-magrippalfcostertivmfecit.html
구구절절한 히스토리에 대한 영어 설명이 상당히 잘 되어 있다.
그렇게 걷고 걸어 또 나보나 광장에 도착했다. 바로 옆에 있어 금방 갈 수 있다.
표도 예매를 하지 않았는데, 식당이라고 제대로 찾아봤을 리가 없다. 발 가는 대로 먹었다. 나중에 파리 정도나 도착해서 제대로 검색도 하고 예약을 하면서 먹었다.
음식 블로그 치고 상당히 민망하지만, 피곤하고 정신이 없어 그냥 먹는대로 다 들어갔다. 관광지 근처 식당은 서로 오라고 난리인데, 그래도 이정도면 괜찮았던 걸까.
그리고 이때부터 1일 1 피자의 고난의 행군이 시작됐다. 김치 주세요.
먹고 나서 골목길도 걸었다.
슬슬 해가지려 하고 있다. 한 9시 정도 됐으려나? 유럽의 여름은 하루가 참 길다.
베드로 다리도 괜히 왔다 갔다 해보고, 로마를 마실 산책 하듯이 더 걸었다. 바티칸은 내일 투어를 예약해두었다. 세상에서 제일 잘한 일이다. 바티칸은 반드시 가이드 동행으로 가시길 바람.
Corte = 법원?
사실 콜로세움만 보면 다 봤지~ 이러고 정처 없이 걷다가 너무 밑으로 멀리 와버렸다. 강을 따라 걷다 보니 금방금방 걷게 된다. 참고로 진실의 입이 지도에 보이는데 저길 안 갔다. 아쉽다.
스페인 계단
너무 멀리 온 것 같다. 다음 목적지는 스페인 계단이다. 강을 따라 계속 걸어 올라왔던 것 같다.
올라오다 보면 성천사성도 보이고, 걷고 또 걷다 보니 저 멀리 바티칸으로 추정되는 건물이 보이기 시작한다. 내일 일정이다.
성천사의 다리와 성천사성은 꼭 구경해보시길.
그렇게 스페인 계단에 도착. 여기는 사람이 정말 많고, 올라오는 길에 상점가도 상당히 발전되어 있다. 한국이랑 비슷한 게 하늘로 던지면 다시 돌아오는 장난감을 파는 사람도 있고, 뭔가 이탈리아는 한국이랑 닮은 점이 종종 있다.
그리고 지하철 역이 언덕에 있어 상당히 편하게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바로 뒤에는 트리니타 데이 몬티 성당도 있다.
드디어 길고 길었던 유럽에서의 첫날밤이 지나가고 있었다.
다음 이야기
바티칸에 놀러 가는 이야기
'해외 여행과 맛집 > 이탈리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항공권 싸게 구하는 법 (스카이스캐너, 카약) (13) | 2021.01.26 |
---|---|
로마 바티칸 투어 후기 및 3대 젤라또 [로마] (5) | 2021.01.10 |
인천에서 로마, 기내식 맛집 에티하드항공 [로마] (4) | 2021.01.09 |
밀라노 두오모 성당부터 나빌리오 운하까지 [밀라노] (3) | 2021.01.08 |
피렌체 미켈란젤로 언덕과 대성당 [피렌체] (3) | 2021.01.08 |
댓글
이 글 공유하기
다른 글
-
항공권 싸게 구하는 법 (스카이스캐너, 카약)
항공권 싸게 구하는 법 (스카이스캐너, 카약)
2021.01.26 -
로마 바티칸 투어 후기 및 3대 젤라또 [로마]
로마 바티칸 투어 후기 및 3대 젤라또 [로마]
2021.01.10 -
인천에서 로마, 기내식 맛집 에티하드항공 [로마]
인천에서 로마, 기내식 맛집 에티하드항공 [로마]
2021.01.09 -
밀라노 두오모 성당부터 나빌리오 운하까지 [밀라노]
밀라노 두오모 성당부터 나빌리오 운하까지 [밀라노]
2021.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