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미우, 다시 또 갈 수 있을까??
압구정 미우
위치 : 서울특별시 강남구 압구정동 압구정로 113-22
가격 : 1인당 8 ~ 10만 원 이상
방문시간 : 주말 디너 (예약은 특정일 전화 오픈)
추천 메뉴 :
들어가며
블로그 글은 거의 6주 만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이 문체로 글을 적어봐야겠습니다.
좀더 편안하기도 하고, 내면의 감정들을 오롯이 전달하기에도 더 좋은 느낌입니다.
메뉴판 사진은 찍지 못했습니다. 가장 먼저 나온 건 미리 예약한 우설입니다. 20,000원 정도 합니다.
미우의 기본 찬들은 참 훌륭합니다.
탁자가 부러지게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허공에 젓가락을 돌릴 만큼 비어있는 것도 아닙니다.
맛있는 반찬들이 참 많아서 좋습니다.
불도 엄청 강력하고요.
맛있는 고깃집의 비결은 숯과 불에 있다고들 하잖아요?
우설은 고기보다는 맛있는 에피타이저의 느낌입니다.
우설을 가장 처음 먹은 곳이 이곳이라 그런지, 우설을 시키지 않으면 영 섭섭한 느낌이 있습니다.
그리고 추가로 주문한 안창살과 채끝 등심입니다. 안창 52,000 채끝 47,000원으로 기억합니다.
머리로는 다음에는 담백한 부위를 시켜야지~ 안심을 시켜야지, 제비추리를 시켜야지 생각하지만 정작 입을 열면 나오는 부위들은 늘 먹는 부위들입니다.
지방 많고, 소스 듬뿍 찍으면 더 맛있고 그런 부위들이요.
입맛이라는 게 잘 안 바뀌는 것 같습니다. 성격이나 말투도 그런 것 같습니다.
미우 전에는 안창살이 뭔지도 잘 몰랐습니다. 코스트코에 가서 수입산 꽃 갈빗살을 스윽 사 오는 게 소고기의 전부였는데, 조금 더 관심을 가지니 다양한 부위와 다양한 모양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늘 그렇지만, 정말 아는 만큼 보이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중간중간 구운 가지들과 양파들은 참 맛있게 먹었습니다.
채끝등심을 올렸는데요, 안창살에 비해서는 두껍고 고기의 크기가 커서 한 번에 먹으면 좀 아쉽긴 했습니다.
육즙이 너무 많아 살짝 느끼했네요. 안창살보다는 훨씬 더 육즙이 많지만 더 무거운 느낌도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안창살에게 1표를 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불판을 바꿔 도전한 첫 음식, 차돌박이입니다.
차돌박이가 이쁘게 잘렸습니다. 어떻게 먹을까 궁금했었는데, 쌈처럼 휘리릭 먹더라고요.
이건 집에서도 쉽게 도전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맛있는 김치와, 바다 건너온 미국산 차돌박이로도 비슷하게 흉내는 낼 수 있을 것 같네요.
대망의 식사, 컵라면 볶음밥과 라면입니다.
컵라면 볶음밥은 특유의 컵라면 소스 향이 살짝살짝 나더라고요. 정말 별미였습니다. 약간 새우 볶음밥 같기도 하고 참 맛있더라고요?
라면도 라면 사리가 꽤 많았는데... 다 먹었습니다.
보너스로 주신 아이스크림까지. 원하는 만큼 먹으라 했지만, 그러면 진짜 10개도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양심상 1개만 먹었습니다.
가격은 2명이서 17만 원 정도 나왔던 것 같네요.
요즘 물가가 워낙 올라서 2인 오마카세 런치만 가더라도 20만 원 가까이 나오는데, 퀄리티 좋은 소고기를 이 정도 맛있는 밑반찬들과 깔끔하게 먹는다고 생각하면 꽤 혜자스러운 가격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나가며
미우는 참 맛있는 곳입니다.
3~6월까지의 예약이 모두 차 있고, 7~9월 전화 예약은 언제 오픈될지 모르니까요.
아마 10~12월 특히 연말은 쉽지 않을 겁니다.
워낙 찐 단골들이 많은 가게이고, 가게의 좌석 수가 많지 않아 제한된 손님으로 제한된 기간 내에 매출을 단기간에 올리려면 역시 단골 + 술 손님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거든요.
아직까지 미우 정도 되는 집이 그래도 전화로 예약 오픈을 받아주는 것이 신기합니다.
많은 집들이 단골 대접을 한다고 초행은 등한시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미우만큼은 초행인 손님들에게도 참 잘해줍니다. 이건 미우가 예전만큼 인기가 많기 전에 적었던 제 후기에도 똑같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비록 사장님과 1:1로 얘기도 하며 소스의 비밀이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여유도 있었는데, 북적북적했던 이번 방문을 생각해보니 참 좋은 기회였다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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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부터 지금까지 글을 올리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주저리주저리 적어보자면...
맛집을 안 간 것은 아니지만, 직장이나 직장 외의 일들로 인해 (물론 내 선택이지만) 자아를 최대한 억누르고 산다는 것이 블로그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방관하는 건 참 힘든 일이었습니다. 일의 성사 여부에 내 스스로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데, 그 일이 나에게 미치는 파급력은 꽤 크다는 것.
그리고 나라는 사람이 서류로 타인에게 보일 때는 글자 몇 자, 그리고 숫자 몇 자로 전달될 수밖에 없다는 것.
그러한 일들로 인해 내 자아를 마음껏 뛰놀게 놔두었던 이곳에 그간의 감정들을 어디까지 풀어야 할지도 고민되었는데, 몇 문장을 적고 나니 그래도 답답했던 것이 조금은 해소가 되네요.
그리고 이런 얘기를 들어줄 수 있는 사람들이 옆에 있다는 것도 큰 행운입니다.
직장을 다니면서 플러스알파를 더 만들어내는 것은 참 힘든 일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플러스알파에는 블로그도 포함되고요.
늘 블로그를 하며 귀감이 되는 이웃 밥지라퍼님이 있는데, 얼마나 부지런한 분인지 새삼 다시 깨닫게 되네요.
예전처럼 하루에 몇 편씩 올리지는 못 하겠지만 적어도 2주에 1편 (1달에 2편...)은 그래도 올려보려고 해야겠습니다.
글이라는 것은 안 쓰는 것으로도 무뎌지지만, 내 영혼과 자아를 최대한 뺀 글들을 계속 찍어내는 것도 생생한 글을 쉬이 쓰는 데에는 큰 영향력을 미치는 게 분명합니다.
다음에는 좀 더 담백한 글로 돌아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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