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여행, 이태원 파이프 그라운드

이태원 파이프 그라운드

위치 :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남동 한남대로27길 66 

시간 : 오후 10시 마감

가격 : 2인이서 가면 3.0 ~ 4.0 사이

 

 

 

들어가며

 

  코로나가 터지면서 유명한 맛집도 사람이 많이 줄었다. 요즘 같은 시국에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는 좀 그래서 과거에 갔던 곳들 중 괜찮았던 곳을 다시 리뷰해보는 시간.

 

 이곳은 비슷한 곳 바 5412처럼 오히려 인스타에서 해쉬태그로 더 인기가 많은 것 같다. 예전에 코로나가 터지기 전에는 계단 밖에까지 줄을 섰다는 것 같은데, 이태원 코로나가 잠잠해지고 난 직후여서 그런지 줄도 없었고 가게 내에 사람도 거의 없었다.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을 찾지 못해 경비 아저씨의 도움을 받은 것도 기억나는 에피소드이다. 줄이 길게 늘어져있었으면 쉽게 찾았을텐데, 유명한 카페에 가려 계단을 찾을 수가 없었다.

 

 밑으로 내려가면 식당이 있다. 이태원에는 이런 구조의 식당이 꽤 있는 것 같아서 신기하다. 지하로 내려가는데, 내려가는 계단조차 하나의 인테리어로 바꾼 느낌. 설입의 그것과는 꽤나 큰 차이가 있다 ㅋㅋ

 

 

 가게 의자가 좀 독특한데, 바깥쪽 의자는 레일에 놓여있어 앞뒤로 밖에 움직일 수 없다. 좀 불편할 수도 있는데, 가게 컨셉이 파이프이니까 그냥 파이프를 잘라서 용접해놨다고 생각하는 게 맘 편하더라. 아 그리고 테이블 위에 램프등이 좀 낮게 놓여있는데, 앉으려다가 머리를 씨게 박은 것은 포인트. 도대체 어떤 각도로 앉아야 저기에 머리를 박는지는 모르겠지만, 여튼 조심할 필요는 있다.

 

치즈가 올라간 라구 파스타

  요리는 비교적 빨리 나온 편이었다. 손님이 적어서 그런가? 라구 파스타와 믹스 피자를 주문했는데, 라구 파스타의 맛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아, '장조림 파스타'.

 

 이탈리아에서 이런 비슷한 맛의 소 꼬리 찜을 먹은 적이 있는데, 확실히 한국에 들어온 유럽 음식들은 염도는 내려가고 당도가 증가하는 것 같다. 여기도 짠 맛은 확실히 덜한데, 뭔가 달짜지근한 장조림마냥 치즈와 설탕이 팍팍 들어간 느낌이다. 그 편의점에서 파는 달짜지근한 토마토 고기 파스타의 느낌? 기억에 남는 맛이었다.

 

피자

 옥수수 맛이 가장 인상 깊었던 피자. 엄청 맛이 특별한 것은 아니었지만, 사진 기준 11시 방향에 있는 피자가 좀 더 맛있었다. 저기 새우같이 보이는 큰 덩이가 옥수수 덩이인데, 저 옥수수가 씹는 맛도 좋았고 머금은 알갱이 특유의 과즙도 살아있어서 맛있게 먹었다. 

 

 사실 이런 곳은 적은 손님만 있으면 오히려 맛이 더 밍밍해지는 것 같다. 왁자기껄한 분위기에 적당한 웨이팅, 그리고 분주하게 다니는 분위기 속에 먹어야 더 맛있는 음식들인데, 고오급 도서관에 온 것 마냥 조용한 분위기가 영 낯설었던 이태원/한남동의 파이프 그라운드. 

 

 마무리

 코로나가 길어지면서, 인스타 맛집이든 진짜 맛집이든 확연히 손님이 줄어든 게 보여 마음이 편하지는 않다. 사실 손님이 적으면 줄을 안 서도 되니까 좋을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다. 특히 신선한 재료를 쓰는 집들은 손님 회전율이 떨어지게 되면 전과는 달리 재료들도 회전율이 같이 떨어지게 된다. 음식의 퀄이 떨어지거나, 사장님이 문을 그냥 닫거나. 

 

 특히 해산물을 주로 다루는 업장에서는 너무나 크리티컬한 요소이다. 수조 탱크에 물고기들이 장시간 방치될 경우 오는 스트레스와 육질 저하 등등이 있다.  굳이 해산물이 아닌 다른 음식점도 자연스레 아예 영업을 안하는 편을 선택하게 되고, 결국 소비자나 공급자에 모두에게 좋지 않은 상황이 계속되는게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