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여행, 성수 MOG (친절하신 사장님)
성수 MOG
위치 : 서울특별시 성동구 성수동2가 315-33 (성수역 3번출구 내려서 걷기)
시간 : 오후 5:30 ~ 새벽 1:00 (라스트 오더는 11:00 / 일요일 휴무!)
가격 : 2인 3만 ~ 4만
들어가며
입구부터 기분 좋아지는 디자인. 특이하게도 이곳은 아수라 백작마냥 낮과 저녁의 메뉴가 달라지는데, 낮에는 [대우식당]이 장칼국수를 판매하고 있으니, 꼭 낮과 밤을 구분해서 가야만 한다.
입구에 보이는 뭔가 귀여운 와인마시는 캐릭터와, 귀여운 우산꽂이는 눈을 즐겁게 해주는 포인트. 계단을 걸어 올라가며 문을 열며 친절하신 사장님과 가게 점원이 맞이해준다. 귀여운 이곳을 연인과 함께 오면 2배로 즐겁지 않을까?
https://n.news.naver.com/article/277/0004689325(새로운 시도, 공유식당. 낮과 밤이 다른 이 곳은?)
워크인 식사도 가능하고, 네이버 예약을 할 수 있는데, 둘 중에서는 네이버 예약을 하는 것을 추천드린다. 주방 테이블 형식의 가게이고, 만약 예약을 하지 않으면 주방에서 요리하는 풍경을 볼 수 없는 경우도 있으니, 예약을 추천한다.
메뉴판은 다음과 같다. 네이버에 있는 메뉴와는 조금 달라지는 것 같기도 하고, 여기 있는 메뉴 말고도 주방 벽에 걸린 오늘의 메뉴에서 확인할 수 있으니, 마음에 드는 메뉴를 고르면 될 듯하다. 자리 각도에 따라 오늘의 메뉴가 안 보이는 경우도 있는데, 구석 자리에도 오늘의 메뉴가 보이게 세팅이 되면 어떨까 하는 약간의 아쉬움.
넉넉한 인심으로 인스타그램을 보고 왔다고 말하면 와인을 한 잔 주시는데, 식전주로 마시기에는 나쁘지 않았다. 와인을 마시면서 주문한 두 가지 메뉴 <장어 우니 가지롤>과 <닭목살 가라아게 감자튀김>
사실 가장 위에 있는 메뉴라 많은 기대를 했고, 튀긴 장어와 안에 말려 있는 가지의 맛은 나쁘지 않았다. 사실 한국의 밥상에는 튀긴 가지보다는 삶아서 쭉쭉 찢어 양념과 버무린 가지가 많이 올라온다. 한국식 가지 요리를 선호하지 않는 것도 그 푹 삶아 축 늘어진 식감 때문인데, 이곳의 가지는 기름에 튀겨 식감이 나쁘지 않았다. 가지를 튀겨 먹는 건 중국 요리에서 많이 볼 수 있는데, 지삼선(地三鲜)이 대표적인 메뉴.
주방이 잘 보이는 자리에 앉아 요리과정을 자세히 볼 수 있었다. 장어와 가지가 뒤틀리지 않도록 이쑤시개에 꽂아 튀김을 하는 것은 꽤나 인상적이었다. 그렇게 튀긴 장어를 올려 이쑤시개를 뺀 다음, 그릇에 올리고, 우니를 위에 올려 데코레이션과 함께 생강초절임과 함께 내어주었다.
총 6피쓰가 나왔는데, 생각보단 장어의 크기와 양이 적어서 조금 아쉬웠다. 후기에서 보던 사진보다는 좀 작다. 실제로 업로드를 하면서도 다시 보니, 실제 사이즈 보다는 좀 크게 나온 감이 없잖아있다. 장어가 좀 더 커서 몇 조각 더 나왔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지만, 어디 장어를 쓰는지는 여쭤보지 못해 섣불리 얘기를 할 수 없을 듯하다.
우니에 대해서는 말이 길어질 것 같은데, 가격(2만원)을 생각하면 캘리포니아산 우니는 괜찮았다. 하지만, 이 날 먹은 우니는 특히 쓴 맛이 확 올라왔는데,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해 조심스럽게 사장님께 우니의 원산지를 여쭤보니 캘리산이라 친절히 답해주셨다.
친절한 사장님이라 부제를 단 것도, 이 '우니' 때문이다. 괜히 우니의 원산지를 물은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찰나, 바로 오셔서 우니의 맛이 혹시 쓰지는 않았는지 물어보시길래 솔직하게 약간 그렇다고 대답했다. 미안한 기색을 보이시면서 망설임없이 바로 새로운 우니를 꺼내서 노차지로 더 얹어주셨다. 사실은 다른 테이블에 나갈 우니를 플레이팅하기 전에 사장님께서 먼저 맛보시고 올리는 걸 보고 더욱더 이상함을 느껴 질문을 드렸던 것이고, 다시 주신 우니를 먹어본 결과 맛이 유별나게 썼던 우니는 그 우니의 보관상의 문제였거나, 해당 우니 자체가 그랬던 것이라 생각됐다. 요식업의 특성상 모든 재료의 맛이 일정할 수는 없기에 일어난 우니 해프닝이었지만, 해프닝을 의연하게 대처하시는 사장님의 모습에 오히려 신뢰감이 갔고 괜찮은 식당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무난했던 닭튀김. 좀 더 고소하고 육즙이 나오는 맛을 기대했는데, 그런 맛은 아니었다. 혼자 먹으면 좀 더 심심하고 맥주 술안주삼아 먹으면 괜찮을 것 같은 맛인데, 요건 좀 더 업그레이드할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다. 같이 나온 감자후라이도 그냥 일반 맥주집에서 시키면 나올 것 같은 감자후라이라, 그냥 평범했던 맛이었다. 도쿄 스에겐에서 먹었던 가라아게가 생각나는 맛?
이건 두 음식을 먹고, 추가로 시킨 오늘의 메뉴 '단새우'. 사실 우니는 메뉴에 없었는데 사장님께서 특별히 우니를 올려주셨고, 덕분에 맛있게 식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사실 단새우에 우니 조합은 늘 맛있는 조합이라 즐겁게 식사를 마무리 할 수 있었고, 이것 외에도 노차지로 광어 초밥을 한 피스씩 만들어주셨는데 맛이 좋았다.
마무리
메인요리는 사장님이 좀 더 전담하시면 맛이 더 올라갈 것 같아 기대와 동시에 아쉬움이 드는 집이다. 음식을 대한 사장님의 태도에 솔찬히 놀랐기에 나오면서 진한 아쉬움이 들었다. 사장님이 만드신 초밥과 보조 분이 만드신 음식의 맛이 차이가 꽤 많이 났는데, 그래서였을까?
이곳에는 주문을 받으시는 분, 그리고 주방에 계신 사장님과 보조 분, 이렇게 세 분이 계셨는데, 우리 테이블 튀김을 보조분께서 튀겨주시는 것을 보았는데, 칼질에서 아직은 사장님만큼의 여유가 느껴지지 않았다.
그리고 손님이 앉기에는 자리도 널찍하고 분위기도 매우 괜찮은데, 주방이 다소 좁아서 사장님과 보조분의 동선이 겹치는 공간이 있었던 것 같다. 평소엔 괜찮지만 주문이 겹쳐 황급히 몸을 움직이면 요리하시는 두 분 위에 후라이팬이 엎어져 크게 다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
음식을 대하는 사장님의 태도에 많은 것을 배웠고, 동시에 맛 자체에는 약간의 아쉬움을 가지고 돌아섰던 곳. 연인과 오면 다찌 바로 앞자리에 앉는 것을 추천한다.
월간 미식여행 - 성수편은 여기까지
'국내 여행과 맛집 > 삶의 '양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성수 제스티살룬, 꿀맛 새우버거 후기 (3) | 2020.12.12 |
---|---|
볼피노, 시그니쳐 메뉴는 이유가 있구나? (4) | 2020.12.04 |
압구정 보타르가 (바다 내음 가득한 어란 파스타) (7) | 2020.10.29 |
맛집 여행, 이태원 파이프 그라운드 (1) | 2020.08.29 |
맛집 여행, 이태원 더백푸드트럭 (경치'가' 맛집) (3) | 2020.08.11 |
댓글
이 글 공유하기
다른 글
-
볼피노, 시그니쳐 메뉴는 이유가 있구나?
볼피노, 시그니쳐 메뉴는 이유가 있구나?
2020.12.04 -
압구정 보타르가 (바다 내음 가득한 어란 파스타)
압구정 보타르가 (바다 내음 가득한 어란 파스타)
2020.10.29 -
맛집 여행, 이태원 파이프 그라운드
맛집 여행, 이태원 파이프 그라운드
2020.08.29 -
맛집 여행, 이태원 더백푸드트럭 (경치'가' 맛집)
맛집 여행, 이태원 더백푸드트럭 (경치'가' 맛집)
2020.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