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평화시장 오동나무 통닭

위치 : 대구광역시 동구 신암1동 603-451

전화번호 : 053-954-6800

추천 메뉴: 양념 후라이드 반반 11,000원

아버지가 내 나이였을 때부터 다녔던 곳이니, 나름 2대째 단골인 집이다. 고향에 내려오면 매번은 아니지만 종종 찾게 되는 가게.

가게에 앉아 갓 튀긴 양념똥집을 뜨겁게 먹으면 기가 막히게 맛있는데, 포장을 하면 또 금방 식어버려 그 맛이 100% 살지는 않는 점이 유일한 옥의 티랄까.

옛날에는 10,000원짜리 한장으로 소주 2병과 안주를 시키고도 1,000원이 남았다고 한다. 물론 지금도 가격이 매우 저렴해서 놀랍다.

개인적으로는 어릴 때의 추억이 가득한 곳이며, 바로 옆에는 파티마 병원이 있고, 걸어서 15분이면 동대구역까지 갈 수 있기 때문에 타지에서 오더라도 나름 접근성은 괜찮은 곳이다.

메인 숙소가 있는 시내 혹은 범어 쪽과는 거리가 좀 있어서, 여기서 먹고 택시를 타고 돌아가시는 걸 추천드린다. 어차피 대구는 택시타면 다 금방이다. (심야에는 레인보우 택시...?!)

옛날엔 평화시장 메인 골목으로 들어가 부모님이랑 장도 보고 갔는데, 요즘은 그냥 뒷골목으로 바로 들어간다. 시장도 그 근처 풍경도 많이 바뀌긴 했다.

골목으로 들어서면 이런 풍경이 펼쳐진다. 다 똥집 가게에 치킨가게이지만, 2대가 들락날락거리는 오동나무 통닭은 바로 오른쪽에 있다.

리모델링을 하긴 했지만, 가게 자체의 분위기나 위치는 변함이 없어서 좋다.

위에 적힌 전화 (053-954-6800)로 미리 메뉴와 픽업 시간을 말씀드리면 알아서 튀겨 놓으신다. 코로나 때문인지 가게 안에는 테이블 손님이 아무도 없었다.

빨리 끝나면 좋을텐데.

전화로 튀김 양념 반반 11,000짜리를 시켰다. 서울의 물가에 치이다가 가끔 대구로 내려오면 마음이 참 편해진다.

그렇게 포장을 하고 나온 뒤 옛 추억 여행이나 할 겸 골목을 좀 둘러봤다. 바뀐 가게는 많이 없어 보인다. 북적북적거리던 가게가 매우 몹시 많이 한산해졌다는 거 빼고는.

그렇게 추억의 장소를 뒤로 하고, 다시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여기도 그래도 90년대에 비하면 많이 바뀌긴 했다. 좋은 의미로.

파티마병원 근처 아파트들이 싹 다 밀리고 재개발에 들어가고 있었다. 예전에 놀던 골목이 영영 가버릴 수도 없는 장소가 된 것 같아 마음 한편이 좀 허하긴 하지만, 좀 많이 낙후된 곳이긴 했다.

골목길로 나오는 옆 벽에는 앙증맞은 닭 벽화도 그려져 있었다.

그렇게 집에서 개봉한 닭똥집. 역시나 많이 식어있었다. 바로 가져와도 이렇다. 정말 따끈할 때 먹으면 더 맛있지만, 사실 식었을 때 먹어도 몹시 맛있다.

여기도 사이즈가 많이 줄긴 했다. 예전엔 엄청 조각이 컸었는데, 오늘은 약간 미니멀리즘 닭똥집의 느낌이다.

양은 늘 그렇듯 푸짐하다. 11,000원에 이런 곳이 서울에도 있었으면 이틀에 한 번은 시켰을 듯.

무도 시원시원하고 크기도 큼직큼직해서 베어 먹는 맛이 살아있다. 아삭아삭은 아니지만 그래도 서걱서걱 까지는 되는 듯.

고구마는 스킵하고, 먹고 싶었던 양념부터 한 입. 익숙한 맛이다. 달지도 않고, 짜지도 않고 익숙한 그 맛.

후라이드도 맛있다. 양념이 좀 자극적이다 싶을 때 후라이드 1개씩 먹어주면 딱 밸런스가 맞다.

나이가 드니 조금 좋아진 고구마까지. 왜 고구마가 들어가는지 해가 바뀌어갈수록 알게 되는 것 같다.

가족끼리 오랜만에 같이 먹으니 참 맛있었다.

아버지가 다니셨던 가게를 이어서 다닐 수 있다는 게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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