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평양냉면 찐 맛집, 고운곰탕
고운곰탕
위치 : 대구광역시 수성구 범어4동 달구벌대로 2474-8
전화번호 : 053-755-5969
추천 메뉴: 고운곰탕과 평양냉면 (9,000)
대구 평양냉면은 대동면옥 아니야?라고 하실 분들이 계시겠지만, 지극히 주관적인 입맛으로는 고운곰탕의 평양냉면이 더 맛있었으며, 대동면옥은 오히려 비빔냉면이 더 맛있는 것 같다.
고운 냉면은 가게 인테리어부터 맛, 서비스까지 빠지는 것이 없었다. 대구 내려가면 여기만 갈듯.
참고로 부모님을 비롯한 어른들을 모시고 가도 꽤나 만족하실 것 같은 집이다.
들어가며
말이 많아지며 사진이 많은 집 = 상당히 만족한 집이다.
수성구청역에 내리면 편하게 갈 수 있으며, 차가 있어도 근처 주차장을 이용하거나 이중 주차를 하면 되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가게 외관만 보면 영업을 하지 않는 건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주차장을 지나 돌아서면, 일반 가정집을 개조한 듯한 이쁜 가게가 나온다.
마침 오늘 점심에는 눈이 오고 있어서 이쁜 사진을 건질 수 있었다.
손님도 없었는 데다가, 펑펑 내리는 눈까지 이뻤기에 가게 내부에서 찍은 사진은 한 폭의 그림 같았다.
메뉴판도 종이로 되어있고 아직까지는 깔끔한 모습이다. 메뉴판 구석에 있는 페이스북이 꽤 귀엽다. 저 자리에 인스타도 있으면 뭔가 평양냉면에는 어울리지 않으려나.
메뉴판부터 기분 좋아지는 메뉴판이다. 시그니처 메뉴인 곰탕과 냉면이 큼직큼직하게 되어 있다.
특히 "대구에서도 제대로 된 냉면"이라는 부분이 와 닿는다. 면의 식감이나, 국물의 농도나 꽤나 연구를 많이 했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보통과 곱빼기의 차이는 3,000원인데 확연히 차이가 난다. 평양냉면은 곱빼기를 시키면 사리 하나가 더 말려오니, 정말 대식가가 아니라면 그냥 보통을 시켜도 충분하다.
마찬가지로 옆의 메뉴도 비슷한 가격이고, 들기름 비빔면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곰탕이나 평양냉면의 맛이 훨씬 더 좋았다.
제육은 일반적인 제육볶음이 아니라, 수육이라 생각하면 편하다. 용인의 고기리 막국수가 생각나는 메뉴 구성이긴 하다.
평양냉면 집이라며 꼭 있는 어복쟁반. 어복쟁반은 나중에 어른들과 먹어보고 싶어 일단 킵.
고운 냉면의 가장 큰 장점은 위생에 신경을 많이 쓴 게 보인다는 것이다. 전통적인 한식에서 꾸준히 문제로 지적되는 것 중 하나가, 공용 수저통, 양념통 등의 '공용 문화'이다.
특히나 플라스틱 양념통은 입구에 양념이 덕지덕지 붙어있어 시작 전부터 입맛을 번지점프시키는 경우가 있는데, 이곳은 양념통마저 깔끔하다.
이윽고 배달된 첫 메뉴 평양냉면. 곱빼기를 시켜서 그런지 사리가 2개 말려있다. 위에 고명도 이것저것 많이 시도를 한듯하다.
절임이 된 오이, 반으로 자른 계란, 간이 된 배추, 그리고 고기 절편 2점
전체적인 구성은 밑반찬이 정갈하게 2개 나오고, 입가심을 할 수 있는 양갱도 2조각이 나온다. 1조각은 아쉬운 걸 알아서일까. 아주 적당한 상차림이다.
같이 시켜본 만두. 5알에 6,000원이니 한 개에 1,200원인 셈.
만두는 기성품 만두보단 맛있었지만, 딱 고운 곰탕의 특색이다라고 할 만큼은 아니었다. 무난한 맛.
거기에 비해서 제육은 훨씬 더 좋았다. 가격이 다소 비싸게 느껴질 수는 있지만, 그냥 앞다리 저렴한 제육볶음 8,000원보다는 이렇게 깔끔한 제육 반 접시가 보다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아무 양념 없이 그냥 먹어도 몹시 훌륭하고.
같이 나오는 양파랑 먹으면 더욱더 훌륭해지는 맛이다.
평양 냉면
일전에 읽은 평양냉면 리뷰 책에서도 나왔듯이, 계란의 삶기가 들쭉날쭉한 경우가 있는데, 이곳은 그런 것 없이 깔끔하게 나온다. 노른자의 색깔과 단면만 보더라도 정갈함이 느껴진다.
편육은 양갱과 같이 2점이 나오게 된다. 맛이 확연히 다른 부위인데, 양지와 사태이려나. 고기 도감도 좀 공부해야겠다.
두 번째 점이 좀 더 씹는 맛도 있고, 감칠맛이 나서 좋았다. 첫 번째 부위는 다소 팍팍한 느낌. 물론 둘 다 맛있다. 초등학생 입맛이라 두 번째 부위가 보다 좋았던 것일 뿐.
면은 톡톡 경쾌하게 끊어지지만, 나름의 맛이 있다. 뭐라 설명하기는 힘든데, 계속해서 찾게 되는 맛이다. 그릇도 놋그릇이라 시원하게 국물을 벌컥벌컥 마셔도 거부감이 없다.
여하튼 앞으로 대구 오면 여기 냉면을 자주 먹을 것 같다.
고운 곰탕
오히려 평양냉면에 비해 누구에게나 사랑받을 것 같은 맛이다. 평양 냉면은 아무리 맛있는 집이라도, 음식 자체의 호불호가 상당히 강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곰탕 국물이 상당히 깔끔하다. 평양 냉면 육수가 깔끔하니 동어 반복이라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잡내가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냉면에 들어있는 고기보다, 곰탕에 있는 고기가 더 부드럽고 맛있게 느껴졌다. 해골물일 수도 있지만, 개인적인 느낌은 그랬다.
이 부위가 '소 양'이던가. 내장을 싫어하는 사람도 눈 감고 먹으면 그럭저럭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맛이다.
파를 올려서도 먹어보고.
특히나 같이 나오는 이 무의 맛이 정말 미쳤다. 엄청나게 탄탄한 맛은 아니고, 적당히 부드러운 식감이나 곰탕과 어우러짐과 동시에, 매콤함도 중용을 지키는 맛.
가끔 지 혼자 치고 나가는 섞박지가 있지만, 이 곳은 예외이다.
무 석박지가 너무 훌륭해서 그런지, 같이 나오는 무말랭이마저 맛있었음에도 평범하게 느껴진다.
석박지를 잘 먹으니까 그냥 드시라고 통째로 주시는 넉넉한 인심까지.
들기름 막국수
위 두 음식에 비해서는 살짝 아쉬움이 들었던 들기름 막국수이다.
뭐라고 콕 집지는 못하겠지만, 들기름의 맛이 다소 강하고 면도 살짝 뭉쳐진 느낌이 들었다. 이건 들기름 막국수로 유명한 고기리 막국수에서 제대로 먹어봐야 그나마 객관적인 평가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일단 킵.
마무리 입가심으로 나오는 양갱도 몹시 훌륭했다. 따로 사서 먹고 싶을 정도.
맛있는 집 리뷰를 쓰려니 말이 많아져서 문제다. 근래 들어 먹은 집 중에서 가장 깔끔하게 한 끼를 했으며, 먹자마자 다음번 식사가 기대되는 아주 좋은 집이었다.
집 근처에 이런 곳이 생겨 다행이다. 종종 들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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