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즈나 (소격동, 초밥으로 빚은 아름다움)
키즈나 소격동
위치 :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동 율곡로1길 78
가격 : 런치 11.0 , 디너 22.0 (11월 초 인상)
방문시간 : 런치 1부
예약방법 : 원하는 날짜 1달 전부터 가능 (02-722-0411)
추천 메뉴 : 북해도산 바훈 우니(말똥성게) + 전부
들어가며
오마카세는 2017년에 처음 먹었지만, 여태껏 엔트리 혹은 미들만 다녔다. 하이엔드를 시도해볼 엄두가 안나기도 했고, 사실 판초밥만 먹다가 엔트리나 미들급만 먹어도 충분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 월간 오마카세는 '월간 키즈나 '가 되어버릴 것 같다.
맛, 분위기, 접객 무엇 하나 빠진 것 없었던 완벽했던 식사였다. 양이 좀 적긴했지만, 아쉬울 때 일어나는 게 또 오마카세의 매력이다.
안국역에서 내려 조금만 걷자. 요런 문이 보이면 안으로 들어가서 멀리 보이는 한옥 근처에서 우회전.
금방 요런 문을 찾을 수 있다. 건물도 한옥이라, 들어가는 순간부터 이쁘다.
7자리라 혼밥도 무리없이 가능하다. 보통은 2명이서 오는 경우가 많아 1자리는 남아 있는 경우가 많으니 전화찬스를 노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정갈한 기물들. 사실 키즈나의 초밥은 참 깔끔하다. 군더더기가 없는 깔끔한 맛이면서도 하나하나가 완성되어있다는 느낌을 준다.
1. 문치가자미
가장 처음 나왔던 문치가자미. 첫점부터 미들급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생선이 나왔다. 듣던 소문대로 밥의 크기는 꽤 작지만 맛은 매우 알찼다.
아주 은은한 맛. 생선, 식초, 설탕, 쌀 중 어느 하나라도 과하게 튀지 않는다.
뭔가 탄탄하면서도 기품 있는 맛이다. 키즈나는 정확히 중용을 지키는 맛이다.
2. 한치
자칫하면 끈적끈적 + 과하게 씹히는 식감을 주는 재료인데, 이곳의 한치는 완벽한 쫀득함을 자랑한다. 이 정도 한치라면 몇 개라도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3. 참돔
여기서부터 ? 했다. 사실 앞에 나온 재료들이 맛있긴하지만 엄청 빼어나게 맛있다의 느낌은 아니었는데, 윤기 + 찰기있는 참돔은 다음 피쓰를 기대하게 했다.
4. 말똥성게 (바훈우니)
이날의 하이라이트. 북해도산 말똥성게(바훈 우니) + 생 연어알(이꾸라). 말이 필요없었다.
이때까지 먹은 우니와는 차원이 다른 우니였다. 보라성게와 말똥성게의 차이가 확연히 느껴졌다.
생연어알은 잘 익은 한라봉 과육만 먹는 느낌. 적당히 달고 톡톡 터진다.
5. 줄무늬전갱이
줄무늬전갱이는 무슨 생선인지에 대해 간단히 얘기해주셨다. 오마카세는 음식을 먹는 재미도 있지만, 이렇게 손님들과 셰프님이 티키타카가 되는 재미도 있다.
6. 참치 속살 (아까미)
아리아께에서 오래 자리를 지킨 셰프님은 참치 속살(아까미)을 두 점씩 V 모양으로 내어 주신다.
한 점만 먹기에는 확실히 아쉽다 간장에 절였음에도 짜지 않고 탄력있게 넘어간다. 원래는 이걸 추가차지하려 했지만, 뒤에서 생각이 바뀐다.
7. 참치 뱃살 (오도로?)
오히려 앞에 우니가 너무 훌륭해서 그런지, 참치들이 평범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속살과 뱃살 중 고르라면 오히려 속살이 더 인상깊었다. 우니가 너무 녹진해서 그런가.
8. 농어
시장에 좋은 물건이 올라왔기에 등장한 농어. 무난무난한 적당한 크기의 정육각형 맛이었다.
9. 전갱이 (아지)
이날의 두번째 하이라이트 전갱이(아지).
등푸른 생선의 다른 차원을 맛본 느낌이었다. 탱글탱글한 식감에서 나오는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추가차지를 생각했다면 우니 대신에 전갱이를 골랐을 것 같다.
10. 고등어 (사바)
네 겹이 이쁘게 올라간 모습이다. 앞에 전갱이너무 강렬해서 그런지 오히려 고등어가 평범했다. 물론 이것도 맛있었지만 상대적인 평범함이다.
11. 아귀 튀김
뼈까지 다 씹어먹었던 아귀튀김. 적당한 튀김옷 + 부드러운 생선살은 늘 정답이다.
12. 단새우 (+ 오보로)
이 곳의 초밥은 맛뿐만이 아니라 참 이쁘다. 위에 올려진 새우 오보로는 첫눈을 닮았다. 맛은 훌륭한 단새우의 맛.
13. 전복 ( 전복 절편)
두 겹이 나온 전복, 그리고 뒤에 어렴풋이 보이는 전복 절편. 맛이야 두 말 할것없이 훌륭하고, 저런 절편에서 알 수 있듯이, 참 보는 재미도 쏠쏠한 집이다.
14. 장어
키즈나의 시그니쳐 메뉴인 바삭바삭 장어이다. 스시야마다 다른 스타일의 장어를 내어주는데, 이 곳의 장어는 포슬포슬함보다는 바삭바삭이다. 몸통을 즐기고, 절편도 냠.
15. 네기토로 (참치...쉐킷쉐킷)
마지막을 장식한 네기토로...(오하기?) 참치 속살도 참 싱싱하고, 마무리를 알리기에 적당한 한 점이었다.
16. 교꾸 (계란 카스테라)
교꾸(계란 카스테라)도 여태껏 먹은 것에 비해 훨씬 더 부드럽고 촉촉하다.
17. 메론 (숙성함)
마지막 후식으로 나온 메론도 후숙을 거친 녀석이라 그런지 다른 과일의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과일이 달아지면 인공감미료 못지 않게 달 수 있구나...를 알 수 있었다.
18. 금강산도 식후경
키즈나의 묘미는 식사 후에 있는데, 뒤뜰의 정원에서 보는 곶감과 작은 정원도 일품이다.
자리는 7명이었지만, 같이 식사를 한 손님들도 모두 훌륭하셔서 셰프님과의 분위기도 매우 좋았고, 특히나 젠틀하면서도 유쾌한 단골 손님의 유무가 어떻게 전반적인 식사 분위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지도 알 수 있었다.
먹고나서 추천
국립현대미술관에 들어가 테라로사 커피 한 잔?
나가며
매달 키즈나를 방문해 월간 키즈나를 따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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