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동요츠야 (샤로수길 1티어 일식)
텐동요츠야 (샤로수길)
위치 : 서울특별시 관악구 봉천동 관악로14길 35
가격 : 8,000원부터 ~ 15,000까지 / 사이드 별도
영업시간 : 오후 12:00 ~ 오후 2:30 (브레이크)
오후 5:00 ~ 오후 9:00 + 월요일 휴무
추천 메뉴 : 기본텐동(8,000) or 스페셜텐동(15,000)
들어가며
어디든 1인자의 자리를 꾸준히 지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샤로수길에서 늘 웨이팅이 있는 맛있는 가게가 있다. "텐동요츠야"
사실 몇 년전부터 있었기에 지금까지 5번 이상 먹었기에, 글로 남기려니 이야기보따리를 풀어야될 것 같은 느낌이다. 지하에는 원래 '우동 요츠야'가 있었는데, 워낙 1층의 인기가 많다보니 그냥 지하 매장도 텐동요츠야로 바꿨다. 그런데 메뉴 구성은 좀 달라서, 보통 밖에 웨이팅이 있다면 그것은 지하가 아닌 1층에서 식사를 하기 위한 손님들이다.
일부러 오픈 30분 전에 도착해 여유롭게 사진을 찍었다. 12시에 맞춰오면 요 문에서부터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대기석"이 나온다. 그렇다. 안쪽에도 손님들이 기다리고 있다. 차라리 오픈 30분 전쯤에 여유롭게 가서 대기석에 앉아있다가 식사를 하는 것을 추천드린다. 저녁 때도 마찬가지로 브레이크가 끝나기 30분 전즘에 도착해 앉아 있는 것이 훨씬 낫다. (춥고 다리아프다)
원래 저 자리에 술병이랑 이런저런 데코레이션이 놓여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손소독제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참고로 기다리면서 메뉴를 미리 고를 수 있기에 막상 가게 자리에 앉으면 음식은 빨리 나오는 편이다.
늘 그렇지만 메뉴판을 볼 땐 행복한 고민에 빠진다. "오늘은 무엇을 먹을까?" 음식을 먹기 직전과 더불어 나에게는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혼자 오기도 했고, 별로 헤비하게 먹고 싶지 않아서 8,000 기본 요츠야 텐동으로 결정했다. 8,000원임에도 위에 올라오는 튀김이 썩 괜찮다.
스페셜도 먹어보고, 에비도 먹어봤지만, 튜닝의 끝은 순정이라고, 이제는 요츠야만 찾게 되더라.
부쩍 추워진 서울의 날씨때문인지, 손님이 적었다. 기다리는 동안 바깥 풍경을 찍었는데, 창살로 스며들어온 겨울 햇살은 참 따뜻해서 아름답다.
12시가 되기 전 미리 앉았다. 이 곳은 1인 손님들도 부담없이 다찌에서 식사를 할 수 있는데, 또 다찌석의 장점은 요리 과정을 온전히 볼 수 있다는 점? 초밥집처럼 튀김 재료들이 가지런히 네타박스에 정렬되어 있는 것이 인상깊었다. 아 그리고 여기는 튀김 조리를 '포드식 조립'으로 진행한다.
A가 튀김옷만 입히면, B는 튀김기에 넣고, C는 그 튀김을 튀기고, D는 마지막으로 기름을 털어 그릇에 정렬해준다. B는 중간중간 튀김 부스러기를 건져주는 방식. 튀김의 퀄리티를 일정하게 가져가기 위한 방침인 것 같다.
밖에서 보이지 않는 자리들을 찍어봤다. 안에 들어오면 숨은 공간이 있는데, 세 팀 정도 식사가 가능한 작은 공간이 있다. 바깥보다는 오히려 이쪽이 더 일본 가정 내부의 분위기가 나서 더 좋아하는 편이다. 걸린 그림도 도쿄 전경, 마네키네꼬, 그리고 부엉이들까지.
이 곳의 텐동은 이렇게 뚜껑에 덮혀 나온다. 여러 번 왔음에도 이 뚜껑을 여는 순간은 늘 기대가 된다. 오늘은 어떤 튀김의 튀김꽃이 활짝 피었을까를 기대하면서.
확실히 15,000 튀김에 비해서는 올려진 게 적긴 하지만, 저것도 먹고나면 은근히 배가 부르다. 오마카세도 그렇지만 일식은 뭔가 모자람의 미덕을 가르쳐주는 음식같다. 살짝 배가 고플 때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음을 기약하면 오히려 더 기분이 좋아진다.
유행이라는 음식 클로즈업. 사실 정말 극초창기에는 튀김옷이 아주 예술이었다던데, 그 때 먹어보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쉽다.
이 날의 튀김 컨디션은 매우 좋았다. 깨끗이 손질된 새우는 탱글탱글했고, 단호박은 바삭바삭했으며, 꽈리 고추는 적당히 매웠기에, 양념의 짠 기운을 싹 씻어주었고, 마지막으로 가지는 한국 음식에서 그간 받던 서러움을 토해내듯, 부드러우면서도 맛있게 바삭바삭했다.
조금 물린다 싶을 땐 옆에 있는 통에서 단무지와 시치미를 뿌려 먹으면 그만이다. 어쩔 수 없이 태생이 일식이라 달고짠 느낌이 있는데, 적당히 밥과 비벼먹으면 1.5배로 맛있어진다.
나가며
텐동이라는 음식은 서울 어디서든 먹을 수 있겠지만, 8,000원이라는 가격에 합리적으로 텐동 한 그릇을 먹을 수 있는 곳은 흔치 않다. 여러 번 갈 때마다 조금씩 튀김과 양념 맛이 다른 것이 흠처럼 느껴지긴 하지만, 이제는 이것마저 요츠야의 매력이라 생각될만큼, 정말로 가격 대비 훌륭한 퍼포먼스를 뽑아내는 곳이다. 말이 많다 = 맛있다.
날씨가 추워질 때쯤 생각나는 곳, 샤로수길 텐동요츠야 이야기는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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