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카세 예약부터 식사까지
아마 오마카세를 처음 먹게 된다면 설렘과 동시에 긴장이 많이 될 것이다. 군대에서 모은 적금을 전역 후에 쪼개가며 시작한 하나의 취미였고, 힘들게 모은 돈을 초밥에 쓴다는 것이 처음에는 쉽지많은 않았다.
어릴 때 아빠와 함께 손 잡고 갔던 홈플러스, 이마트의 500 ~ 600원 초밥부터, 대학에 합격하고 소개팅이나 데이트 때 먹은 판초밥을 거쳐 오마카세까지 오며 참 다양하게 먹어본 것 같다.
1. 오마카세란?
요리사에게 일임한 메뉴라는 뜻이다. 쉽게 얘기하면 '알아서 주세요'랄까? 그날 들어온 가장 신선한 재료를 주방장이 판단하여 가장 자신있는 코스 요리를 제공한다는 뜻이고, 여기서 파생되어 요즘은 한우 오마카세, 돼지고기 오마카세 등등도 등장하는 추세이다.
2. 예약부터 (불편하긴 해~)
오마카세가 진입 장벽이 높은 것은 '예약'문화 때문이다. 그냥 문 열면 편하게 먹을 수 있는 판초밥과 달리 대부분의 오마카세는 예약을 해야하는 경우가 많다.
보통은 다음과 같은 방법을 추천한다.
(1) 구글링을 한 후 전화번호를 찾아 직접 전화하기
1인 사업장은 이렇게라도 예약하면 된다. 개인적으로는 여유로운 오전이나, 런치나 디너 사이 브레이크 타임에 전화를 한다. 예약 전담 종업원이 있으면 런치 직전에도 전화해도 되겠지만, 런치 준비로 한창 바쁠 타이밍을 피하면 서로서로 좋을 것이다.
"안녕하세요, 몇월 며칠 / 2인 / 런치 or 디너 예약가능할까요?" 가 가장 일반적이지 않을까.
주말 디너는 모든 자리가 다 차 있을 확률이 높고, 입문자에게는 평일 런치를 혼자 가는 것도 꽤나 괜찮은 팁이다.
(2) 요즘 방법 (네이버 예약, 포잉 등등)
<네이버 예약>으로도 가능한 업장도 있고, 혹은 <포잉>이라는 예매 대행 사이트로만 예약이 가능한 업장도 존재한다(스시도우). 사실 전화하는 걸 꽤 쑥스러워하는 나로서는 전화 이외의 방법으로도 훌륭한 가게를 쉽게 예약하게 된 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캐치테이블>도 있다.
참고로 요즘 인기가 많은 가게, 예약이 정말 힘든 가게는 따로 전화 예약을 받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여의도의 아루히라던가... 서초 스시도우) 아이돌 티켓팅마냥 공지된 오픈일에 3분만에 '이선좌'가 뜨는 것을 목격할 수 있으니, 정말 가고 싶다면 공지를 꼭 챙겨서 예약을 시도하도록 하자.
예약은 헤드셰프에게 하는 게 낫다
사실 이 지점이 체인형 오마카세, 특히 엔트리급의 오마카세의 문제점이 가장 드러나는 순간이다. 대체적으로 엔트리급 오마카세의 헤드셰프는 메인 엔트리에서 내려보낸 경력많은 셰프가 맡게 되지만, 그를 보조하는 2명의 셰프는 그에 비해 경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필연적으로 샤리나 네타가 들쑥날쑥할 수밖에 없다)
굳이 같은 돈을 내고 다른 대접을 받을 필요가?
3. 식사까지
1. 예약 급하게 펑크내지 않기
2. 시간 맞춰가기
노쇼 문화가 정말 심각한 한국에서는 오마카세조차 예약해놓고 펑크 내는 경우가 종종 있어 셰프분들이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예약금을 받자니 손님들이 기분나빠하는 것이 보이고, 예약금을 받지 않고 펑크를 내버리면, 그날 준비한 아까운 재료를 내다버리는 일도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오마카세는 요리 특성상 당일에 준비한 재료를 위주로 인원수만큼 준비하는데, 그냥 취소해버리면 다음날 쓸수도 없고 곧장 쓰레기로 전락해버리는 사태가 벌어지게 된다.
시간에 맞춰가는 것도 꽤 중요한 약속이라고 할 수 있는데, 요리를 대접받는 손님 모두에게 피해가 가는 사항이기 때문에 더 민감하다. 차라리 일찍 도착하면 그냥 앞에서 기다리면 된다. 아직 식사를 끝내지 않은 앞의 팀에게 실례가 될 수 있다. 정시 2분전, 혹은 정시에 맞춰 직원이 알아서 안내를 해주니 여유롭게 메뉴를 보며 어떤 생선이 나올지 기대하면 그만이다.
지각은 여러모로 별로다. 셰프도 사람인지라 분위기가 좋지 않은게 티가 난다. 다른 팀의 손님조차 원치 않은 피해를 보게 된다. 서로서로 루즈루즈.
기본적으로 오마카세도 사람 대 사람의 약속이니만큼 시간 약속을 지키 않으면 기분 나쁘다. 1대1 오마카세가 아닌이상 하하호호 웃으며 모두가 즐겁게 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
근데 어떻게 먹어요?
참 어렵다. 적으면서도 이렇게 복잡하게 먹어야할 요리인가 싶다. 그냥 먹는건 편하게 먹었으면 좋겠다. 나처럼 손을 깨끗이 씻고 손으로 먹어도 되고, 젓가락으로 먹어도 되고 이건 개인취향이라고 생각한다. 뭐 사실 맛있게 먹으면 그만이지 격식을 따질 필요가 있나 싶다.
대충 언제 끝나요? (런치 1시간 내외, 디너 2시간?)
대체로 장어 초밥 이후 - (앵콜 초밥/있을수도 있고 없을수도) - 면 요리 - 샤벳 정도면 코스 요리가 마무리 됐다는 뜻이다. 그냥 쫄보인 나처럼 눈치보지 말고 어느 정도 샤벳으로 속을 진정시키고 나면 자연스럽게 옷을 챙겨서 계산을 하고 나서면 된다.
개인적으로 맛이 괜찮은 경우에는 오늘 지명받은 셰프의 명함을 따로 받는 경우도 있다.
마무리하며
사실 예약이 복잡해서 그렇지 먹는 데는 크게 품을 들이지 않아도 되는 것 같다.
단골과 비단골의 차별 문제, 지명 문제 등 아직까지 오마카세는 대중화를 위해서라면 해결해야하는 문제들이 다소 요원해보인다.
특히 처음 오마카세를 접하는 손님을 캐치하고 재료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해주는 섬세함, 혹은 이런 손님들을 위해 생선 도감을 코팅해 식당 앞에 놔두는 것도 생각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좋은 시간을 소중한 사람과 즐기고 와 모두가 오마카세에 대한 좋은 기억만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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