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성대 스시와, 녹두 고시촌의 바로 그 맛
낙성대 스시와
위치 : 서울시 관악구 봉천동 196-32번지 1층 101호 EHVILL
전화 : 02-882-1686
영업시간 : 11:40 ~ // 중간 브레이크(15:00 근처)
가격 : 다양함
추천 메뉴: 13,000원 세트
고시촌에서 서울대생과 고시생들의 사랑을 받던 니와스시. 니와스시가 없어진 것은 아니지만, 원래 니와스시에 계시던 분이 이쪽으로 오셨다 그래서 한번 와 보았다.
예전 니와는 정말 웨이팅이 밖에까지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는데, 고시생 형편에 그렇게 저렴한 가격에 괜찮은 초밥을 '동네'에서 먹기 힘들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그 세대가 아니라 잘은 모르지만, 그래도 신입생 때 한번은 갔던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있는 곳이다.
들어가며
주택가임에도 불구하고 식사시간에는 웨이팅이 생긴다는 스시와. すしわ인 줄 알았는데, 가까이서 보니 すしと 여서 재밌었다.
낙성대역 1번출구에서 골목으로 들어간 후 앞으로 쭉쭉 걸어 주택가를 지나면 살짝 언덕에 위치해있다.
웨이팅이 생길만한 위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웨이팅이 있다는 건 그만큼 맛이 있다는 얘기. 솔직히 졸업생들의 추억 보정도 있을 거고 이래저래 고시촌에서 청춘을 보냈다면 많은 생각이 들법한 음식점인 것 같다.
중간에 브레이크가 있는지 가서 알았다.
만약 방문을 생각하신다면 오픈 일찍 가거나, 점심 시간이 지나서, 혹은 브레이크가 막 끝나고의 타이밍을 추천드립니다.
주말과 공휴일에는 판매가 되지 않는 12,000원 세트. 부득이하게 13,000원짜리를 시켰다. 단품으로 시킬까 하다가, 처음 초밥집에 가는 사람이 단품으로 시킬 것 같지는 않아서 그냥 무난한 소 메뉴를 시켰다.
3종 초밥도 있는데, 이래저래 애기들 메뉴도 있고 가격도 착하고, 딱 옛날 그 메뉴판을 보는 느낌이었다.
단품도 추가가 가능하니, 소 메뉴를 먹고 아쉬우면 추가해도 좋을 것 같다. 단품만 접시로 시키기에는 가격이 그래도 조금 있는 편이다. (그만큼 퀄은 괜찮음)
손님들이 꽤 있어 가게 전경을 찍지는 못했지만, 카운터석과 테이블석 몇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넓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엄청 좁지는 않은 그런 느낌.
신림 혼맛 스시보다는 넓고 스시 지현보다는 좁은 정도이다.
이렇게 일본 동네 초밥 스타일로 재료들이 전시되어 있는 게 너무나 좋아서 그냥 카운터석에 앉았다. 일본과 비교하면 재료의 차이가 있지만, 그래도 이렇게 느낌만이라도 받을 수 있는 게 너무 좋았다.
정녕 이게 13,000원에 딸려 나오는 게 맞는가? 싶은 정도의 푸짐한 기본찬.
옥수수랑 죽을 먹고 한참을 가만히 있었다. 타임머신을 탄 듯한 기분이 들었다. 녹두에서의 밥약과 뭐 이런저런 추억들.
추억의 맛. 정말 딱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마음 같아서는 다 먹고 싶었지만, 초밥이 있었기 때문에 정말 억지로 참았다.
샐러드는 ... 조금 썼다. 그래도 죽이랑 콘이 워낙 맛있어서 ㅎㅎ
드디어 도착한 초밥. 정말 구 니와스시의 상징인 계란 초밥도 들어가 있는 모습이고. 13,000원 가격에 맞게 이리저리 구성을 잘해주신 모습이다.
니와 특유의 꼬리가 길다란 네타가 인상적이다. 전통 초밥과는 다르지만 그래도 하나의 특색 있는 판초밥의 특징 중 하나라 볼 수 있지 않을까.
피뿔고둥이랑 눈다랑어 뱃살이랑 이래저래 균형이 맞고... 방어도 있고 순간 13,000원 보다 가격이 더 나왔으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왼쪽부터 총 10개가 나왔다.
도미 / 연어 / 방어 / 광어 / 계란 / 눈다랑어뱃살 / 문어 / 오징어 / 피뿔고둥 / 새우
가장 먼저 먹은 새우. 괜찮은 새우의 맛이었다.
그 다음 먹은 광어. 적당히 숙성이 되어있었다. 이제는 입맛도 바뀌어 활 광어보다 숙성 광어가 더 맛있게 느껴진다.
씹는 맛이 괜찮았던 문어
오. 참돔? 하면서 맛있게 먹었다. 껍질도 살짝 살아있는 모습.
연어가 꽤 달았다. 더 좋은 메뉴를 시키면 연어가 사시미로도 나오는 듯하다. 사시미로 나온 연어의 사진을 살짝 보고 왔는데 지방질이 촘촘히 박혀있는 게 꽤 먹음직스러웠다.
상당히 괜찮았던 방어 초밥. 슬슬 방어가 끝물이라 걱정을 살짝 했지만, 비린 맛없이 전혀 맛있게 먹은 한 점이었다.
가장 역설적이게도 아쉬웠던 눈다랑어뱃살 초밥. 근막이 결대로 다 느껴져서 씹는 데 조금 힘들었다.
무난무난했던 오징어와 위에는 날치알?
판초밥에서 빠지면 아쉬운 피뿔고둥. 재료의 가격만 놓고 보면 저렴한 재료이지만, 꼬득꼬득하고 씹는 맛만 놓고 보면 둘째 가면 서러운 재료이다.
갓덴 스시 갔을 때도 많이 먹었는데... 적당히 짭조름해서 맛있게 먹었다.
니와의 시그니쳐 메뉴 그 자체인 계란 초밥. 너무 달지도 않으면서 부드러운 맛이 매우 인상 깊었다.
사실 추억보정이 많이 들어간 맛이라, 누군가에게는 왜 스시에 호들갑 떨지?라는 생각이 들 수 있는 리뷰.
하지만, 적어도 대학동 니와 스시를 갔던 사람에게는 추억의 장소를 다시 갈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매우 행복했다.
그대로 자리를 일어나기에는 영 아쉬워서 피뿔 고둥을 추가 주문했다. 그랬더니 3조각이나 주셨다.
초밥을 쥐시는 중간중간에 이것저것 재료도 묻고, 사진도 피쓰마다 찍으니 1조각 더 주신건 가...? 어떤 재료인지 친절하게 설명도 해주시고 상당히 감사했다.
1조각 더 주신 덕분에 넉넉하게 먹을 수 있었다. 위에 뿌려진 아몬드가 처음에는 상당히 이질적이라 생각했지만, 입에 들어가니까 그런 생각이 싹 사라졌다.
나가며
벽과 기둥에는 서울대 졸업생들과 고시생이었던 사람들의 포스트잇이 가득했다.
"아저씨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 "멀리서 다시 왔어요"
음식이 맛있는 이유는 절대적인 맛도 있겠지만, 행복했던 추억이 같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이래저래 재밌었던 동네 초밥집이었다.
'국내 여행과 맛집 > 달콤짭짤 '일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망원 헤키, 입에서 부드럽게 녹는 돈까스 (2) | 2021.02.11 |
---|---|
명동 멘텐, 소유라멘 정말 진짜로 맛집 (21) | 2021.02.09 |
초밥 맛집 신림 혼맛스시, 작지만 맛있어 (10) | 2021.02.05 |
연남동 스시지현, 자주 가고 싶은 초밥집 (4) | 2021.01.21 |
샤로수길 이자카야 잔잔, 2차는 여기로 (4) | 2021.01.11 |
댓글
이 글 공유하기
다른 글
-
망원 헤키, 입에서 부드럽게 녹는 돈까스
망원 헤키, 입에서 부드럽게 녹는 돈까스
2021.02.11 -
명동 멘텐, 소유라멘 정말 진짜로 맛집
명동 멘텐, 소유라멘 정말 진짜로 맛집
2021.02.09 -
초밥 맛집 신림 혼맛스시, 작지만 맛있어
초밥 맛집 신림 혼맛스시, 작지만 맛있어
2021.02.05 -
연남동 스시지현, 자주 가고 싶은 초밥집
연남동 스시지현, 자주 가고 싶은 초밥집
2021.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