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인터라켄, 밀라노에서 인터라켄으로 [인터라켄]
지난 이야기
밀라노에서 인터라켄 가는 법
직행은 없고 환승을 1번 해야 한다. 스위스 스피츠가 환승역이다.
밀라노 - 스피츠 - 인터라켄 코스이며, 3시간 조금 넘게 걸린다. 빨간색 선로에서 파란색 선로로 바뀌는 지점이 환승역 스피츠이다.
유럽여행에서는 환승 시간을 넉넉하게 해야 부득이하게 앞의 기차가 지연이 되더라도 여유를 가지고 뒤의 기차를 탈 수 있다.
한국처럼 빡빡하게 대중교통 일정을 잡다가는, 앞의 하나가 꼬여버리고 뒤의 일정이 모조리 터져버릴 수 있다. 그냥 기차역을 구경하는 셈 치고 기차 일정을 잡는 걸 추천드린다.
다시 밀라노역으로
하루 잘 머무른 에어비엔비 숙소 안뇽.
트램을 타고 다시 여행의 시작 지였던 밀라노 중앙역으로 돌아왔다. 이곳에서 스피츠로 가는 기차를 타야 한다.
역 앞에는 여러 조형물들이 있어서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는 것을 구경할 수 있다.
역 안으로 들어가기 전, 마지막 사진 한 장. 역이 그냥 하나의 예술작품이다 예술작품.
물론 역 안도 환상적이다.
식사 대신으로 미리 마트에서 사놓은 방울토마토를 먹으며 기차 여행을 즐겼다. 물론 캐리어는 잠금장치를 해놓은 채 눈에 보이는 곳 선반 위에 올려두었다.
구글 지도를 켜서 어디쯤 왔나~ 를 보다 보면 어느새 풍경이 변하기 시작한다. 갑자기 산맥이 보이기 시작하고 점점 자연의 채도가 달라지기 시작하면 어느새 스피츠 역에 도착한다.
스피츠에서 인터라켄까지
물론 나도 한국인이라 환승 시간을 매우 빡빡하게 잡았다. 스피츠 역에서는 정말 정신없이 인터라켄으로 향하는 기차에 올라탔다.
인터라켄으로 가는 열차는 훨씬 작고 느리다. 대신에 아름다운 툰 호를 따라가는 열차라 눈 앞에 예술과도 같은 장면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경치를 구경하느라 배가 고픈 줄도 몰랐다.
잔디밭과 함께 호수도 보이고,
더 가다 보면 호수만 보인다. 맞은편에 스위스 할머니가 사진 찍을 타이밍을 대충 알려주셨다. 배낭여행의 묘미는 말이 통하지 않아도 눈빛으로 죽이 척척 맞을 때 있다.
경치 구경을 하다 보면 생각보다 금방 도착한다. 참고로 인터라켄 '서역'과, 인터라켄 '동역'이 있는데, 자기 숙소랑 가까운 곳에 내려야 한다.
한눈에 보는 인터라켄 지도
역을 잘못 내려도 큰 문제가 생기지 않지만, 캐리어를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는 좀 부담스러울 수도. 나는 인터라켄 '서역'에 내렸다.
내가 지낼 게스트하우스로 가는 길. 그냥 무슨 도시 하나가 영화에 나오는 도시 같다.
카메라에 다 담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호수 색깔이었다.
여기도 한국인 아파트입니까?
다리를 건너고 건너 도착한 게스트하우스. 사실 2박 3일을 스위스에서 묵으려 했지만, 웬만한 숙소는 이미 풀북이었고, 여기도 1박만 가능하다고 해서 아쉽지만 선택한 곳이었다.
5인 1실에 삐걱거리는 2층 철제 침대였지만, 그래도 몹시 지낼 만했던 곳이다.
아, 그리고 한국인이 정말 많다. "혹시... 한국인이세요?"
참고로 융프라우를 보려면 최소 2박은 해야 한다. 고로 1박으로 온 나에겐 시간이 너무나 부족했다. 눈물을 머금고 융프라우와는 다음을 기약했다.
스위스의 물가는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에, 숙소 근처 슈퍼에서 대충 장을 본 다음 게하에서 요리를 했다. 꽤나 깔끔한 곳이었다. 프라이팬에 돼지고기 2 덩이가 보인다.
후다닥 먹고 다시 정처 없이 인터라켄을 걸었다.
걷고 또 걷고.
걷다 보니 작은 카지노에 도착했다. 고민을 하다가 그냥 다시 지나쳤다.
그렇게 도착한 인터라켄 동역. 서역과 동역을 헷갈리면 좀 큰일 날 것 같은 느낌이다.
인터라켄 동역
규모가 꽤 큰 슈퍼마켓이 바로 옆에 있다. Coop Supermarkt Interlaken Ost를 이용하면 된다. Ost(동쪽)
사실 더 중요한 건, 여기가 융프라우로 가는 기차를 탈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융프라우를 못 간 게 천추의 한이다.
융프라우를 가고 싶다면, 알아둬야 할 주의사항
1. 미리 한국에서 예매를 해야 그나마 싸다.
2. [동신항운]이라는 곳에서 예약하면, 예매는 물론 정상에서 사용 가능한 신라면 쿠폰을 준다.
3. 여긴 정말 당일치기로 가기 힘든 곳이다.
어차피 융프라우에 가지도 못하는데, 목도 마르겠다. 이것저것 쇼핑을 했다.
음료수도 사고, 요플레도 1L짜리를 사보았다.
유제품 가격이 상당히 착하다.
허기도 채웠겠다 다시 무작정 또 걷기 시작했다.
힘들면 강둑에 앉아서 구경도 좀 하고
고개를 돌려 경치 구경도 했다.
인터라켄 중심
그렇게 다시 인터라켄 번화가로 돌아오게 됐다. 여기서는 자전거를 빌릴 수 있으며, 아래 지도의 노란색 형광색 부분이 다 중심 번화가에 해당된다. 호텔들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패러글라이딩도 이곳에서 신청할 수 있고, 착륙장이기도 한 곳이다.
옆의 공터에서는 패러글라이딩을 하고 있다.
하지만 난 좀 더 액티브한 자전거를 빌렸다.
그리고 한참을 달려 동쪽 호수 끄트머리에 도착했다. 인터라켄이라는 지명은 사실 두 사이의 호수라는 뜻이다. 호수 사이에 위치한 참 아름다운 곳이다.
자전거 반납 시간에 맞게 최대한 밟았다가 다시 최대한 빨리 숙소로 돌아왔다. 자전거 대여비용은 어째 한국의 쏘카 가격이랑 맞먹는 것 같지만, 그래도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 (여권 필요)
게스트 하우스 옥상 라운지에서 시원한 술 2병을 연달아 마시고 눈을 좀 붙였다.
체력을 잠시 충전하고 다시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어느새 해가 또 뉘엿뉘엿 지고 있다. 진짜 평화로운 도시다. 하루만 더 머무르고 싶다는 아쉬움이 계속 들었다.
서쪽에도 꽤나 큰 상점거리가 있어 생필품을 살 수 있고, 식사를 해결할 수도 있다.
퐁듀 식당이 있는데, 혼자 가기에는 가격이 좀 사악하다.
먹고 싶은 생각이 싹 사라졌다. 신라면도 있고, 있을 건 다 있는 Coop Supermarket으로 향했다. 숙소가 서쪽 역 근처면 이곳을 이용하면 된다. 저녁시간에는 줄이 꽤 길어지니 미리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렇게 장을 보고 다시 숙소로 돌아오는 길이다.
빵과 치즈를 사고 숙소 한 바퀴를 산책한 후 들어와 간단히 라면 그리고 맥주와 함께 설산을 구경하다 잠들었다.
경치 맛집도 맛집인 셈치지뭐.
피곤해서 그런지 정말 쥐도 새도 모르게 잤던 인터라켄의 밤이었다.